2021. 4. 10. 토요일
1주일간 계속된 술자리로 컨디션이 좋지않다.
돌이켜보면
내 뜻을 바로 밝히지 못한체
어설프고 엉거주춤한 내 성격에 문제가 있다.
사람과의 관계는 이렇듯 늘 어렵다.
놓여진 상황과 분위기를 고려하여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야하고 ...
그러다보면
진짜 나의 현재 상태를 꾹 눌러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어쩌겠는가?
타인을 먼저 배려해야만 하는 ... 그래서
스스로의 사정을 애써 외면하는 우유부단한 내 성격이
꼭 나쁜것만은 아니기에!
(오늘날 내 모습은 내가 스스로 만들어온 것이다.)
힘들게 새벽일찍 일어난다.
허이구~
어쩔수없는 당위로 나를 깨우지만 갈수록 힘들다.
-_-;;
다행히 오늘은 가까운 상주의 야산
큰덤바우봉에 간단다.
이름없는 산이라 내게 큰 의미는 없다.
여유로운 산책길을 걷는 것이 목적이기에 마음의 여유는 있는데...
어이쿠,
낮다고 얕보면 죽는다.
(식겁하겠네~)
[산행코스]
예천 풍양면 효갈1리 마을 회관 - 수산봉 왕복 - 덤바우봉 - 큰덤바우봉 - 갈밭삼거리
중도하차 - 원점회귀(약 7km)
초반부터 지름길을 선택한게 결정적 패인의 원인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가시밭길을 만나 졸지에 지옥을 경험한다.
가시나무와 망개넝쿨로 뒤덮인 길없는 길을 치고 오르다보니
숨도 턱턱 막히고, 다리도 내 말을 안듣고...
물론 심정지올까 걱정될 정도로 호흡도 안되지만
그보다 더 가관인 것은 여기저기 찔러대는 가시나무 수풀
본거지에 같힌 현실이 장난이 아닌 것이다.
곳곳에서 가시가 마구 찔러대니 환장할것 같다.
지금껏 이런길을 한두번 다녔겠는가~
근데 오늘은 컨디션이 너무도 안좋은 상태에서 마음의 준비까지 없던터라
충격은 컸다.
우째 이런 류의 군집장소가 이런 곳에 형성되었을까?
생각해보면 사람들 손길이 닿지 않는 야산이니 당연히 그럴수밖에 없겠지만
알라만 위대한게 아니라...
반성의 시간을 저절로 갖게 만드는 이 자연은 실로 더더욱 위대하다.
(인간이 이래서 자연을 늘 가까이하고 살아야한다.)
바보같은 놈.
제 나이도 생각 안하고 지난 일주일간 계속 술만 들이켰네?
그것도 꽤 많은 양(평균 소주 너댓병 이상)의 술자리를....
대체 뭘 믿고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
제정신은 아니겠지?
가시들에 식겁하며 땀을 쏟으며 매번 그러하듯 생각에 잠긴다.
이번에는 치밀하게 스스로를 분석 좀 해보자.
화,수,목요일은 모든게 선약이 되어있었고
공적 의무감으로 어쩔 수 없었다칠수 있지만 어제는 분명코 아니었다.
명분도 없고 그저 금요일 그냥 보내기 싫어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친구들과 당구한판치고 저녁만 먹고 오려고했다.
근데 생각이 짧았다. 저녁만 먹고 오자는 건 내 이기적 생각이었을 뿐
나를 본 반가운 친구들은 나를 그냥 보내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뻔한 스토리인데 등신같이....
진짜 울고싶더라니까...
스스로를 꾸짖고 늬우치고
지혼자 벌주고 벌받고... 쌩쑈를 한다.
(매번 반복해도 달라질것 없는 내모습이 불쌍키까지 하다. 어쩌면 좋노~)
볼테기와 손등, 팔뚝 ...
이름모를 가시에 어느새 긁혀서 빨간 피까지 본다. 쯧쯧
그런 자연의 호된 벌을 받으며 결국 이름없는 산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뭐든 끝은 있는 법이니까~
반성한 댓가일까?
정상에 오르고나니
그제서야 이쁜 조망을 볼 수 있었고, 예쁜 능선까지 타고 갈 수 있더라, 오우 땡쓰!
그러나~!
계속 타고 넘을순 없을것 같다.
마침
차 회수 문제로 중간지점에 끊어서 누군가는 내려가야하는데
내가 자원해서 중도하차를 한다.
때론 희생이 필요한게 우리사회 아니던가?
그 댓가로
나는 뜻밖의 횡재. '경천대'를 구경할 수 있었다.
(살다보면 꼭 나쁜 선택이 나쁜 것만은 아니더라~ ㅎㅎ)
경천대
그 자체로 괜찮은 힐링 선물세트다!
캬아, 진짜 좋네~
뭐한다고 지금껏 경천대도 안가봤을까나?
[사진으로 대신하길... ㅋㅋ]
그것으로 끝이냐?
그걸로 끝나면 재미 없겠쥐?
산행하는 일행들 하산하는 지점에 차로 모시러 가야할 것 아니냐?
그렇게 마중가서 그 유명한 경천섬도 걸을 수 있었다네.
(경천대는 다 둘러보는대 넉넉잡아 두시간하면 되고,
경천섬은 한시간만 하면 두개의 다리 낙강교, 범월교 다 갔다올수 있음)
상주하면~ 뭐다?
경천대, 경천섬! ㅋㅋ
상주에 들리면 꼭 경천대, 경천섬 한번은 거닐고오면 좋을 듯
경천대 안 출렁다리~ 사람없으니 너무 좋다.
큰덤바위봉 위에서 아이구 좋다. ㅎㅎ
자연은 언제나 행복을 가져다 준다. ^^
벚꽃이 아직 많이 피어있다. 올해 근 100년만에 빨리 개화한 벚꽃인데...
산행코스 트랭글 지도가 형편없다는거 이거보면 아무산도 안나타난다. ㅋㅋ
경천대 입구
경천대 입구에서 개폼잡기~ ㅋㅋ 여름에는 말동상이 매우 뜨거우므로 조심할것
이 길이 짧은데도 그늘지고 참 좋더라는~
경천대 산보코스 편하게 돌면 될듯
요다리가 경천섬을 잇는 두번째다리 낙강교 최근 세워졌다. ^^
꼭 한번 연인이나 가족들이랑 가보기 바란다.
너무 기대는 하지말구....ㅎㅎ
[(에필로그)]
이날 알게모르게 허리를 다쳤나보다.
가시밭길 쳐 올린다고 할 그때 나도 모르는새 허리를 삐긋했나보다.
실컷 경천대, 경천섬 구경잘하고 잘 놀다가~
다음날부터 허리가 아파왔다.
누웠다 일어나려면 뜨끔뜨끔한게 은근히 괴롭힌다.
이 더러븐 기분은 절대 경험하지 않고 살아갔으면 한다.
우리는 때로 너무도 잘 잊는다 .
고마워해야할지 안타까워해야할지 상황에 다르겠지만 건강할때
병들때를 생각해놔야한다.
막상 아파보면 얼마나 서러운지...
그 서러움 겪지 않기 위해서 오늘도 절제하고 또 절제하고 살아가자
절대 아프면 안된다. 본인만 불쌍할 뿐이니까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는 법~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서는 땀흘리는 오늘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