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 왜이리 엉뚱한 깜놀?
오늘은 주민등록상 기재되어 있는 귀빠진날.
나를 나타내는 모든 공적인 자리에 생일로 표시되는 날이지만
실제 내 생일은 음력 3. 26이다. ㅎㅎ
오래전부터 음력으로 지내왔는데 요게 억시 편한거 있지, 왜냐?
음력은 달력에 표도 잘 안나기에( 본인 스스로도 그날을 찾는게 힘든데 그 누가 챙겨주겠는가? )
조용히 넘길수 있거든.
어머니 말고는(어머니의 관심과 사랑은 늘 놀랍다) 대부분 그냥 쓱 넘어가기에
아쉬움도 가끔 있지만... 뭐, 생일 챙겨먹고픈 유아기적 욕심은 이미 사라졌기에...
오히려 번거롭지 않아 좋기만 하다.
나이드니 모든게 무의미해지더라 이 말씀이야?
암튼, 그런 오늘!
매주 그러했듯 어김없이 산으로 향한다.
아침 지하주차장에서 경기할 뻔했다.
어제 일찍 차대놨는데 내 차앞에 기어를 풀어놓고 주우욱 차들이 대어져있네?
새벽일찍 나가는 차들은 어떡하라고~
이중주차로 차 뺀다고 곤혹을 치룬후 밖에 나오다가 ... 허걱? 깜놀한다.
비가... 축축하게 내리고 있는 거다.
와도 1미리 이하로 조금 내린다더니 이기 뭐꼬?
아파트에 있으니 뭐 알 수가 있어야지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성서홈플러스에 도착하니 희안하게도
구라청 예보가 틀리지만은 않는다는듯 비가 딱 멈춘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를 하찮은 인간이 어떻게 완벽하게 컨트롤하겠는가?
논공휴게소 들러 담배한갑을 사러갔는데 또 희안하게도 깜놀!
금방 담배를 구입하고 나와 몸 생각한다고 조금 참고 다음 휴게소에서 피자며
차에 타서 무심결에 찾아보니 뭔가 없는거같다.
엥? 설마~
....
헉, 이럴수가!
있어야 할 담배가 감쪽같이 사라졌네.
이거.. 환장하겠네
귀신에 홀린듯... 뜯지도 않은 담배 한갑을 눈앞에서 이유도 없이
금방 잊어 먹어버리고 나니 멘붕상태가 되뿐다.
여기저기 틀림없이 어디선가 툭~ 튀어나올 것만 같은데 아.... 미치겠다.
미친사람처럼 주머니를 수십번 뒤지고 또 뒤져봐도 ~
사라진 담배가 까꿍하고 튀어나올리는 없다.
으으윽....ㅠㅠ
울부짖는 표효가 상상되는가?
진짜 미칠것 같은 기분이 된다.
돈 4,500원이 그렇게 큰 돈은 아니지만 적은 돈도 아니잖어~ 그리고!
이건 돈이 크고 작은 문제가 아니잖아. 멍하니 있다가 귀때기 맞은 꼴이나 마찬가지인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납득이 안간다.
"바보 아이가~ 바보"
라고 놀리는 수진누님 말이 실제 바늘로 찌를듯이 슬며시~ 와닿는 것 있지?
맞다. 나 바보잖아. 근데 ...
아무리 바보라도 이런 등신같은 짓은 안할끼다. 쯧쯧
논리적으로 유추해보면
차에 오르다 주머니에 있던 담배가 쏙 미끄러져 빠진 것이라 추측할 수밖에...
아니면, 누구말대로 계산만 하고 실제 담배는 안들고 나왔는지도....ㅠㅠ
(이렇게 소심하고 쫀쫀하게 얽매이니 진짜 바보같다. 어휴~)
뭔가 씌인듯...
그렇게 찝찝함이 계속 되다보니 오만 생각이 다 출현한다.
아마 아버지께서 몸에 안좋은거 피지 말라고 일부러 잊어버리게 하셨나?
아니면 주머니에 버뮤다 삼각지 같은 무슨 4차원의 세계가 존재하나?
트라우마다 내게는~!
이렇게 잊어먹은게 어디 한두번인가~!!
말은 안해도 혼자서 머리터지게 스스로를 추궁하고 있다보니
산청군 "대명사" 절에 도착한다.
원래 마지막에 보려했는데 그때는 사람이 많아서 제대로 못볼거 같아
먼저 아침부터 보기로 했다 한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탓으로 대부분 시들은 꽃들이 되었지만
그래도 이쁜 꽃밭의 자태에 모든게 풀리는듯 행복감을 느낀다.
안좋은 일일수록 빨리 잊는게 정신건강에 도움 주는거다. ㅎㅎ
근데, 봄날씨가 왜이리 추운겨?
이럴때 반팔티를 입고 온 내 모습이 자연스레 부각?되고, 바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옷도 참 타이밍 못 맞춘다며 또 놀림을 당하네. 끄응...
오늘 일진이 억시기 안좋네? -_-';;;
거기에 날씨도 참 희안하다.
비가 내리다 개이다, 햇빛도 났다 사라지다를 반복하는 매우 불안한 날씨...
나만 정서불안이 아니고 날씨, 얘도 정서불안인가?
아니면 뭔가의 불만에 히스테리를 부리나?
이런 날
가시구덩이 덤불을 헤치며 비맞으며 산행하고픈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내 아무리 바보라도 이런 것도 모르겠는가? ㅋㅋ
원래는 사자봉에 올라 산줄기 타고 봉화산까지 가는 산행코스를 그어놨는데
그 사이사이의 가시덤불은 어쩌란 말이냐.
난 가장 쉬운 코스. 즐겁고 편안한.... 새로운 코스를 원했다.
그래서~!
임도로 올라 봉화산 정상 간단히 하나 찍고,
태봉산 올라 생초국제조각 공원으로 하산하는 여행같은 트레킹으로 전환!
아, 너무도 훌륭한 선택이었다.
코로나로 생초국제조각공원을 전면폐쇄했는데 오히려 우리에겐 행복이었다.
태봉산을 타고 내려온 우리는 텅 비어있는 공원을 마음껏 볼 수 있었거든~
캬아....
그저 독점하듯 공원을 즐길 수 있었으니 얼마나 좋았을까이.. ㅎㅎ
멋진하루에 그저 고마움 가지고 더더욱 겸허히 살아가자.
또하나!
무심코 열어본 카스에 깜놀했자나!
카스에.. 무슨 꼬리글이 이리도 많냐?
그게 알고보니 수많은 분들의 생일축하 메세지더라~
카스에 산더미같이 쌓여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거다.
갑자기~!
울컥한 것이 감격 그 자체다. 식구들도 안챙겨주는 날을... 온라인 지인들이......
우쨌든동 앞으로 더더욱 잘하고 살아야겠다.
대구로 와선...
평소 내게 귀하고 비싼 술을 자주 사준 친구를 불러내어
보란듯이 나만의 방식으로 배부르도록 술한잔 대접한다.
평소 억씨기 부담스럽고 미안하고, 짐같이 남아있는 감정의 덩어리를
오늘같이 의미있는 날에 기분좋게 풀어냈다.
속이 뿌듯하고 시원하고. 흐뭇한 것이... ㅎㅎ 끝내주네~
중요한건 서로의 마음 아니겠는가~!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그렇게 살아가자.
붕화산 제단위에~
봉화산 정상~
대명사 입구에서~
생초국제조각공원에서~ 진짜 아무도 없어서 너무도 호화롭게 즐길수 있었다.
태봉산 정상석
역쉬 자연은 아름답다~ 빨간 패랭이꽃밭이 너무도 이쁘네~
임도로 쉽게 올라간 봉화산 정상에서!
뒷편에 뫼들선배님 시그널 다시려고 애쓰는 모습이 비친다. ㅋㅋ
태봉산 오르는 길, 낮다고 얕보면 코 다친다. ㅋㅋ
연두빛 향연이 너무도 눈을 즐겁게 한다 .
저멀리 조망이 끝내준다.
베트남영웅 박항서 감독 고향이 산청군이라네 그래서 축구공 모형의 잔디밭이 형성되었단다.
산행코스 - 생초국제조각공원가실때는 반드시 태봉산 한번 오르고 가실것을 권해드립니다. ^^
친구가 막걸리 먹고싶다고 막걸리 종류별로 보이는대로 다 사줬음~ ㅋㅋ
얼마나 뿌듯한지~ ㅋ
근데 배가 불러 ...반틈씩 다 남겨놓고 나왔다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