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9. 일요일
충북 보은 대왕산, 삼승산 까칠산행
[산행코스]
마로면 오천2리 마을회관- 임도- 차단기- 거친비탈급경사 -대왕산(410) - 만수봉(547) -
573.9m(삼각점봉)- 삼승산(574) - 산불감시초소- 501.3m봉- 태재봉 - 농가- 마을임도길 -
오천2리마을회관 (원점회귀, 약7km)
뭐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침부터 속이 울렁거리고 메쓰꼽더니
급기야 어질어질하기까지 한 것이 히마리가 하나도 없이 멍~한
완전 패닉상태까지 되어버린다.
-_-';;
어제 별보러 간다고 밤새워 잠 안자고 술마셔서 그랬나?
아님, 어제 뭔가 잘못 먹었던가?
아 갑자기 왜이러지?
생각해서 이유를 안다한들 어쩔 수 있는건 아니지만...
속에서 무슨 전쟁이 난건 분명해서 왜 이런가 골똘히 분석하는 내자신.
너무도 힘들었다.
어쩌겠는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무조건 참고 올라가야지 뭐!
답은 없다. 무조건 오르는 것 말고 다른 대안이 있나?
운동하다보면 안좋은게 나아질 수도 있는 거니까.
다만 표를 안내는게 중요했다.
남들에게 약하고 아픈 모습을 보이기 싫은 거잖어.
친한분들에게 걱정끼치는 것두 싫고, 산행 전에 뭐했기에 라는 잔소리도 듣기 싫었나보다.ㅎㅎ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
별 말 아닌듯 싶지만 막상 당해보면 식겁할 얘기다.
똑~ 하필, 이런 날.
雪上加霜으로 초반부터 급경사 산비탈을 치고 오른다.
키로수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리 별 신경도 안썼더니만... 이럴수가 있나?
컨디션 안좋을때 딱 맞춰~
한번 죽어보라고 내주는 시험문제같은 산행이랄까?
보기만해도 소름끼치는 저 능선으로 올라가야한단다~글쎄.
보면 길 같지도 않은 가파른 급경사 산비탈을 치고올라가려니 얼마나 미끄럽겠는가?
환장한다. 진짜....
바닥은 왜이리 미끄럽냐?
네발로 기어도 흙이 부숴지듯 미끄러워 줄줄 흘러내리는데
붙잡을데도 없는 급경사라 더더욱 위험하다
이걸 쳐올라야 이 고개를 넘을 수 있는거라는데. 어휴~
뭐든 맘먹기다.
독한 정신력을 호출해서 마음을 단디 무장시키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사생결단하듯 붙어서 올라간다.
대략 기울기 45도가 넘는 암벽같은 급경사 비탈길.
뭔가 잡을 나무둥치라도 있으면 좋겠구먼.. 덴장~궁시렁궁시렁~
그나마 그래도 다같이 오르니 힘이 생긴다.
단체의 힘이랄까?
죽을동 살동 남들따라 처지지 않으려고 피똥싸며 오른다.
이 의지로 이날까지 버텨온거 아니겠나
초반부터 그렇게 식겁하고 오른 산, 그 이름이나 함 들어보까나.
대왕산!
옴마야, 진짜 "대왕"이라는 타이틀이 확 와닿네?
그래서인가 정상석도 있네 거참~ ㅋㅋ
이제부터는 좀 쉬운 길이 나오겠쥐?
과연 그랬을까? ㅎㅎ
400미터짜리 대왕산과 600미터짜리 만수봉, 삼승산
어느 산이 쉽겠는가?
생각해 볼게 뭐있겠노만 그래도 대왕산이 더 힘들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다.
다만 초반에 워낙 강력한 예비주사를 맞았기에 심적으로 덜 힘들다고 느낄 뿐이지, 뭐.
비실비실~대며 중간에 발, 무릎, 종아리에 쥐가 조금씩 올라오는 것도
살살 달래가며 만수봉 찍고, 정상석이 있는 삼승산까지 올라갔다.
식겁하겠다. 힘도 없이 자꾸 쳐올리려니 오죽하겠는가
그래도 이제부터는 고생끝 행복시작 아니겠나?
아니....
NO ! 아니올씨다.
이제는 또 하산길이 문제다.
더럽게 힘들게 오른산 마찬가지로 하산길도 똑같이 더러운거라 생각하면 된다.
세상의 진리는 왜이리 단순하겠노?
삼승산에서 하산하려고 떡 아래를 쳐다보니
깎아지르듯 가파른 내리막 길에 눈앞이 깜깜해지고, 숨이 턱턱 막혔다는거!
이 산들은 왜이리 매너도 없냐? 뭐 이래!
차라리 오르막을 달라고 외쳤다니까....
바들바들 떨면서 주변의 모든 붙잡을것 다 붙잡고 한발떼고 한발내리고...
그렇게 온 정성을 다하여 조금씩조금씩 내려가다보니
오른손에서 손가락이 저절로 휙 돌아가더니 경련을 일으키는게 아닌가?
깜놀~
아깐 발에서 신호를 주더니 이제는 손가락에서도 쥐까지 나는구나
태어나 첨으로 손에도 쥐가 나는 것을 경험해야했다.
이 뭐야~ 경련에 가까운 뒤틀림이라니!
더럭 겁나는거 있지?
이러다 심정지라도 오면 영원히 가는거 아냐?
허이구~!
오싹한 두려움이 덥썩 일어나 나를 칭칭 휘감는다.
이 묘한 기분을 어떻게 설명할꼬? ㅠㅠ
제자리에 퍼질고 앉아서 온 몸을 주무른다.
일단 살아야할거 아냐?
아직은 죽을 때가 아니자나~ 새파란데...ㅎㅎ
이래저래 주무르고, 문때고 운동하고...
혼자 별의별 생쑈를 다하다... 문득!
한바탕 썩소를 흘려야했다. ㅎㅎ
스스로 발버둥치는 모습이 억시기 심각하면서도 디기 우스꽝스러운거 있지?
우짜겠노?
많이 놀래서 그렇구만.
웃을 일이 아니다.
몸생각은 건강이 있을때 해야 한다.
잃어버린 후엔 아무 소용없다는거 ~!
암튼 그렇게 지옥같은 지랄 산행. 혀를 내두르며 간신히 마쳤는데..
저기 밑에서 뭐 큰소리가 웅웅 울려대며 싸우는 소리가 마구 들린다.
엥? 대체 뭐야~
시골 인심이 참 사납다.
급경사 하산을 끝낸 힘겨운 상태에서 아주머니 한분이 고함을 미친게이처럼 계속 지른다.
내려오지 말고 다시 올라가라고! 여긴 개인 산이라며!
그것도 쉬지않고.... 리바이벌을 계속하네?
저 멀리 앞서간 대장님이 계속해서
농작물이나 산에 나물 채취 안한다 켔는데도 불구
계속하여 독을 품고 표독스런 욕을 해대는데 그 욕을 들으니 얼마나 기분이 더러운지...
어느 못땐 얌체들이 농작물 훔쳐가는게 종종 있었겠지.
그래서 저렇게라도 하는거겠지,
그걸 이해 못하는건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까지 도를 넘어 심하게 대하는건 아니라 본다.
급경사길 죽을동살동 힘겹게 내려온 사람들을 향해 그렇게 쏘아대면 뭐 좋은게 있을까?
얻는게 뭔데, 안그런가?
옳고 그름, 선의를 넘어 내가 느낀건 미친여성의 히스테리로밖에 느껴지지 않더라.
뭐든 적당해야하는데....
그렇게 별의별 아품을 다 겪은 힘겨운 일요산행을 4시간만에 마친다.
멍하이 아무것도 생각히는게 없다.
마치고 나서 컨디션도 훨씬 나아졌다는 것을 느꼈으면 좀 좋으련만
치유는 과연 되었을까?
그렇게 고생해놓고 내가봐두 웃긴다. 대왕산 정상석에서 생글생글 웃기는....으이구~
출입금지 간판 넘어서며 고행의 시작을 알린다 ㅋㅋ
거친데는 정신없어 못찍고 이렇게 좋은데 와서야 몇장 찍힌다.
대왕산 정상 시그널. 뭐 좋다고 이런데 이마이나 많이 왔을꼬~
만수봉은 그나마 조금 수월하게~ ㅎㅎ
삼승산 정상석..이래 험한곳에 정상석이 있음에 그저 놀란다. ㅋㅋ
오천2리마을회관 마을은 아주 이쁜데 인심이 에러다....ㅎ
산행코스~
아카시아 꽃이 향기롭고 너무 좋았네~
대구 도착하니 오후 2시30분이더라?
지금껏 도착시간 치고는 최고 이른 시간인거 있지~
룰루랄라~ 외치며 집에 와서 샤워하고 쭉~ 뻗었다는거!
계속된 설사는 어쩔 수 없는거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