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강습한 추위는 꺽일 줄을 모르고 있어.
엊그제부터는 많은 눈.
그러더니 진눈깨비도 내렸지.
하룻밤 지나고 나니 폭신폭신한 눈 위에
살짝 덧얼음이 끼었나봐.
밟으면
얇은 얼음이 살짝 깨어지며
그 속에 있는 눈송이들이 뽀드득 소리를 내곤 하지.
그 무슨 아이스크림이던가?
겉은 얇은 막같은 것이 덮여 있는데
깨물면 속에는 부드러운 크림이 있는 것.
마치 그런 아이스크림 같아.
이런 날에는
누구네 고향집 산 머루주도 잘 익어가겠다.
아주 오래 전...
서울에 유학 갔던 내가 겨울방학에 고향에 오면
한 밤 중 친구네 사랑 방에서 놀다가
개울 얼음 깨오기 내기를 하곤 했지.
별 총총한 밤 눈길에 개울로 가면 얼음장은 가끔
쩡쩡 소리를 내며 울고
그 긴장의 끈을 놓칠새라 우리는 돌덩이를 주워 들고
얼음을 내리쳐 그릇에 담아 오곤 했지.
사랑방에서 나눠 먹는 얼음과자(?)
밍밍한 때론 입안이 얼얼한 그 얼음 덩이
이런 날
아마 누구네 집 산 머루주는 곱배기로 잘 익었을거야.
멋진 잔이나 편안한 의자, 불빛이 없어도 좋은 산 머루주
그 안주로는 밍밍한 얼음이 최고 일듯 싶네.
냉장고에서 만들어진 뺀질뺀질한 큐브얼음 말고
긴장도 없고 가식도 없고 예의까지 발가 벗은
개울에서 깨온 밍밍한 얼음에 알싸한 머루주 몇 잔.
아마도 그런 날은
마음속 우물에서 쉬임 없이 두레박이 퍼 올려 질 거야.
덧**
1월에 눈이 많이 온날.
중학 시절 고향에서 얼음 깨먹던 추억이...
첫댓글 먹고싶다 머루주
얼른 오시게나 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