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26. 설악산 鞍山(1,430m)
[산행코스]
옥녀탕 - 한계고성 - 암릉길 - 석문 - 천제단 - 서북능선- 안산-
(점심) - 12선녀탕 -남교리 (약 12Km / 10시간)
아, 잠이라도 좀 자둬야하는데
그렇게 피곤한데도 누우니 눈만 말똥말똥. 허얼~
낮에 그렇게 잠이 쏟아지더니 왜 이모양이여~!
혼자 뒤척이며 잠에 빠져보려 발악을 하는데...
갑자기 낯선 전화가 온다.
시간은 10:30
이 늦은 밤에 올 곳이 없는데... 대체 누구지?
엥.. 지맥님이네.
지맥님은 통영 욕지도 갔다오며 버스 안에 휴대폰을 그냥 두고왔다고 한다.
일도 참 교묘하게 진행된다.
폰 없이 참석한다니 내가 더 신경써야겠쥐?
잠이 더 오겠는가?
일어나야지 뭐. ㅎㅎ
일어난 김에 라면 하나 후딱 끓여먹고 짐정리를 한다.
가볍게 싸려고해도 덴장 왜이리 무겁냐? 다시 배낭을 큰 것으로 바꾸고....
깜깜한 밤공기를 가르며 달려가는 차 안에서도 잠 못이루고 뒤척뒤척~
4:20 원주휴게소에서 김밥으로 아침을 떼우고~ 또 달려
들머리 옥녀탕 입구에 도착하니 5시25분.
비몽사몽간에 정신없이 서둘러 준비한다.
헤드렌턴을 키고 바로 금줄을 넘어 신속하게 이동.
앞선 불빛들이 도깨비불마냥 춤을 춰댄다.
팽팽한 긴장감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해준다.
금줄을 넘어갈때 기분은 매 똑같다.
작은 설레임으로 두근거리고, 행여나 들킬까~ 조마조마해지는데도
묘하게 행복감을 준다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데도 전혀 느끼지 못하고 계속 치고 오른다..
날이 조금씩 밝아오면서
베일에 가려졌던 신비의 세계가 눈을 통해 가슴으로 전달된다.
우와아~
손대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이 신선한 자연을
내 두다리로 디딘체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캬아~ 이게 행복이다.
거친 계곡길을 따라 오르고 또 오른다.
힘은 들지만 신이 난다.
살만 좀 빼면 더 바랠게 없겠는데.....
웅장함에서나 깨끗함에 있어 역쉬~ 설악은 설악이다.
뭐라 말하게 없다.
가파른 절벽에 붙어 바위 위에 올라서고 또 아슬아슬하게
길 없는 경사면을 내려가고 그러며 산등성이 하나 넘고,
쉴 여가없이 오르내리며 급경사의 거친 바윗길 설악을 느낀다.
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피로도는 엄청 크다.
그래도 그 모든 피로는 멋진 자연경관이 다 풀어주니
그래서 설악이 꿈의 산이라 불리는 것인지도...
근데, 가도가도 오늘의 주인공 안산이 보이지 않는다.
안산... 카니까~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나 목에 걸은 페미로 시끄러웠던 안산(광주여대) 말고
설악산에 있는 안산 말이다. ㅋㅋ
안산이 고작 도면에는 4키로밖에 안되지만 실제 걸리는 시간은 6시간이나 걸렸다.
그만큼 난이도 있게 오르내리며 힘들었다는 말이다.
경치야 뭐 말할게 있겠냐?
이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냥 글 짧은 능력으로 그 멋진 자연을 대신 담아낼 수는 없으니
사진으로 대신할련다.
종일 내 옆에서 길 안내해준 지맥님과 내 뒤를 보필한 산이에게
같이 할 수 있어 너무도~ 행복했다고 전하며 마치려한다.
무릎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며 흐느끼듯 내려왔지만
훗날 평생 오늘을 기억할 것이다.
말도 못할만큼 행복했던 하루
그저 고맙다.
그 소중한 하루가 주어져서.....
행복은 결코 저절로 느껴지거나 우연히 쑥 찾아오지 않더라~
그 뒤에는
본인 스스로의 뜨거운 노력이 반드시 있었다는 거~!
안산 정상석~
지맥님과 함께~
그림같은 설악의 풍경들~
감상해보시라~
한계산성에서~
둘이 열심히 신경집중하고~ ㅋㅋ
저 뒤 안산을 배경으로~
하이구 내려가는기 진짜 힘드네~
통천굴에서 수성형과 함께~
산행코스~
멋진 하산주 럭셔리했다~ 근데 왜 맛이 기억안나는거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