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오늘, 1984년 11월 11일 오전 11시, 저는 청취자들에게 배포할 ‘언더그라운드 파피루스 제로(Underground Papyrus Zero, 통산 9호이자 음악이 흐르는 밤에 최종호)’ 책자를 삼륜 트럭에 가득 싣고 정동 MBC로 향했습니다. 서대문 고가도로를 막 넘었을 때, 긴 행렬이 눈에 들어왔죠. 책자를 나누어주기로 한 장소인 ‘천일사’라는 작은 음반 가게에서 시작된 행렬은 옛 서울고등학교(현 경희궁, 역사박물관)를 지나 광화문 구세군 회관까지 이어져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이나 SNS가 없던 시절, ‘월간 팝송’이라는 음악 잡지에 광고 하나만 냈을 뿐인데, 그렇게 많은 사람이 줄을 설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맨 앞에 있던 학생은 새벽부터 기다렸다고 했고, 손자의 부탁을 받고 왔다는 한 할머니는 책 두 권을 달라고 고집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경찰이 줄 선 사람들을 시위대로 착각해 검문하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준비한 1,000권은 순식간에 동이 났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그날의 감동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2024년 11월 11일 오늘, 또 다른 역사가 시작됩니다. 앞으로 시리즈로 출간될 ‘글로벌 월드 뮤직’이라는 책이 그 주인공입니다. 40년 전 Zero(0)호에서 시작해, 오늘 ‘글로벌 월드 뮤직 1호(ABC)’가 나오고, 내년에는 2호(CDEF), 3호(G: 그리스 특집)가 출간될 예정입니다. 알파벳 A부터 Z까지 국가별로 전 세계 음악을 정리해 소개될 계획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기대합니다.
성시완의 글로벌 월드뮤직 서문 중에서
작년 말부터 준비하기 시작한 성시완의 글로벌 월드뮤직 첫 번째 책이 지난주 인쇄되었습니다. 308 페이지 Full Color 500권 한정 발간으로 소량 제작되어 배포는 이번 주말부터이며 한정 발매 비매품 USB를 증정하는 행사도 마련했습니다.
USB Contents:
1970년대 중반 중학교 시절, 당시 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이소룡 광 팬이었는데요. 국제극장으로 기억합니다만 이소룡 영화를 보면서 그의 독특한 괴성을 녹음기에 담고 용쟁호투(Enter the Dragon)의 OST에 저의 영어해설까지 넣었는데 놀랍게도 Mixing이 한 번에 성공했습니다. 이 작품은 1981년 MBC가 주최한 제1회 전국 대학생 DJ 경연대회 출품작의 한 부분으로 이번 USB에 수록되었습니다.
1977년~1978년경 MBC-FM 박원웅과 함께 나의 애장 Disk란 코너에 고등학생 신분으로 출연, African Rock을 소개했습니다. 당시 소개했던 Osibisa와 Continent Number 6 음악을 믹싱하여 역시 전국 대학생 DJ 콘테스트 작품 일부로 출품했습니다.
1981년, MBC 주최 제 1회 전국 대학생 DJ 시그널은 총소리, 비명과 함께 시작되는 전위음악과 벤처스가 연주한 5.0 수사대 타이틀에 여러 효과음을 넣었습니다.
1982~1998년: 이번 책의 하이라이트인 2시간 분량의 누에바 칸시온 특집을 담았습니다.
FM 방송에서 누에바 칸시온(Nueva Cancion)에 관한 다큐를 제작했는데 총 4부작, 4시간 분량으로 기획된 이 다큐멘터리는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여 빅토르 하라의 영국인 아내 조안 하라(Joan Jara)가 쓴 끝나지 않은 노래(An Unfinished Song, 1976)를 최대한 참고해야 했습니다. 당시 초저녁에 녹음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다음 날 동이 틀 무렵에야 작업이 끝날 정도로 내레이션과 가사 해설, 각종 효과음을 삽입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던 작품입니다.
2017년: 성시완의 월드뮤직 파쿤도 카브랄의 탄생 80주년 기념 특집방송 클로징을 담았습니다. 그의 대표곡 ‘No soy de aquí ni soy de allá(내가 태어난 곳은 이곳도 저곳도 아닙니다)’는 거리에서 태어나 불우하게 성장 했던 유년 시절을 담은 노래로, 이 곡은 스페인어를 비롯해 27개국 언어로 번안되었을 만큼 세계적으로 히트한 곡입니다.
시 낭송: FM 방송 시절 낭송한 천여 편의 시 낭송 중 음반으로 발표된 시(詩)와 환(幻) 그리고 미발표 시 낭송 10편을 포함 31편의 시 낭송을 수록했습니다.
책 주문 접수 및 배송은 이번 주말 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차후 공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오랜만에 반가운 메일 받았고 기쁜 마음에 카페도 방문했습니다 ^^ 늘 건강하시고 또 음악소식 전해주세요!!!
오랜만에 소식 전하게되어 기쁘고 반갑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저도 그시각 광화문에 줄서서 받았습니다. 뭐야 이건 프록을 이렇게들 좋아하나 하면서 ㅎ 82년 음악이 흐르는 밤에 프로그램 덕?에 이후 40여년을 이렇게 ~~~ 보내고 있습니다. 책발간 축하드립니다.
그곳에서 청년 성시완을 보셨겠네요^^ 이젠 할아버지가 되었지만... 너무나 반갑습니다! 그리고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책을 만든다는 게 이렇게 어렵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siwan 햇살이 비출때나 어둠에 가려 그림자가 보이지 않아도 천문학자를 꿈꾸웠던 소년의 마음을 우리는 언제나 응원합니다🙏
@하누리 응원 고맙습니다!
오래전 기억들이 새록새록 나내요
축하드리며
추가소식 기다릴께요🙏
와우 너무 감사하고 축하드립니다.!!!
예전 기억들이 갑자기 주마들처럼 지나가네요.
너무 반갑고 즐거운 소식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긴 세월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리를 지켜주시고 잠시 잠들고 있던 청년의 마음을 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와 정말 반갑고 감사한 소식입니다. 축하드리고 기다리겠습니다~!
가끔씩 문뜩 생각날때마다 이곳에 들르곤 하는데 올때마다 늘 적절한 타임에 사장님의 새로운 소식을 때마침 접하게 되내요ㅎㅎ 잘 지내시죠?^^ 내일 배포하신다니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다 주문하겠습니다.
추억의 천일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