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계절은 가을에 들어섰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에 움츠러드는 몸의 감각이 가을을 느끼게 되는 요즘입니다.
원풍은 민주노조 10년, 그리고 법외노조 41년이니 어느새 51년째 입니다. 계절의 변화만큼이나 원풍노조는 중년의 나이를 지나서 말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새 희망을 꿈꾸는 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강렬하게 뜨거웠던 여름, 그리고 결실의 열매를 거두는 가을, 휴식으로 들어가는 겨울. 사계절에 우리는 어느 계절쯤에 와 있을까요? 가을의 끝자락 또는 겨울의 초입에 이미 들어서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원풍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탄압도 받았고 고난도 겪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삶의 지표를 찾을 수 있었고 공순이에서 벗어나 어엿한 노동운동가라는 칭호도 받았으며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명예도 얻었습니다. 이쯤 되면 인생농사를 잘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농사를 잘 짓는 데에는 혼자서 하는 것만이 다가 아니었듯이 앞에서 이끌어주신 방지부장님을 비롯하여 선배님들, 그리고 동지들과 후배들이 있었기에 가능 했을 것입니다.
이제 내려가는 길목에 선 우리들 입니다. 내려가는 길은 쉬운 것 같지만 조금 삐끗하면 다치거나 곤두박질 칠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어야 안전 할 수 있습니다. 언제 인생을 마감할지 모르고 남아있는 잔년(殘年)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지만 삶의 마감을 향하여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황혼으로 가고 있는 길목에서 원풍지도부는 서로가 반목하고 불신하고 분열되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51년의 믿음과 신뢰가 너무 작은 것으로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반성해 봅니다.
제가 2011년 원풍동지회 출범할 때 초대 회장을 맡았었고, 12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회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훌륭해서 두 번씩이나 회장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 있게 분열 된 조직을 추슬러 보라는 뜻으로 저에게 소명을 맡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원풍동지 여러분들의 바람이 무엇인지 알기에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쉽지 않겠지만 노력해 보겠습니다.
원풍동지 여러분들의 많은 조언과 협조 부탁드립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원풍동지회장 양승화
첫댓글 애쓰십시오!
축하한다는 말보다는 애쓰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자리라서 이렇게 인사합니다.
동지회 회장 자리가 어떠한 자리이며 무엇을 해야 할 자리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군요. 13년 전, 동지회를 꾸리면서 양승화 동지가 초대 회장을 했었지요. 무수한 세월 속에 고작 13년이 흘러갔을 뿐인데 수십 년이 흐른 듯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그날은 모두가 창립을 기쁘게 나누며 믿음으로 하나되어 뭉쳤던 시절이었지요.
옛말에 조직을 다스리는 데 3가지 필요한 것은 경제와 힘과 신뢰라고 했지요. 그중에 다 버려도 가장 중요하고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은 '신뢰' 즉 조직은 신뢰가 없으면 바로 설 수 없다. 라는 옛사람의 말을 빌려서 신임 회장에게 바람을 전하며 성원합니다.
최근 몇 년, 우리내에는 거짓말로 동료를 이간하고 누가 누구를 쳐서 없애야 시원한 듯 모략하고 패거리 지어 모함하며 분열을 재미로 일삼는 병든 모습들이 있어 무척 안타깝습니다.
신임 회장 양승화 동지가 인사말에서 소명이라고 했네요. 그 소명, 신뢰를 꼭 회복하리라 생각합니다.
신임 총무 정영례 동지와 서기 최문순 동지에게 수고를 부탁합니다.
새집행부에 성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