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조지 고든 바이런의 희곡 <두 명의 포스카리인>
대본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
초연 1844년 11월 3일 로마 아르헨티나 극장
배경 1457년 베네치아 공화국
<2015 로열 오페라 / 122분 / 한글자막>
로열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 & 합창단 연주 / 안토니오 파파노 지휘 / 새디어스 스트라스버거 연출
프란체스코 포스카리.....베네치아 공화국의 총독. 당시 80세........................플라시도 도밍고(바리톤)
야코포 포스카리...........프란체스코의 아들..............................................프란체스코 멜리(테너)
루크레치아 콘타리니.....야코포의 아내....................................................마리아 아그레스타(소프라노)
야코포 로레다노...........10인 위원회의 한 명이며 총독 프란체스코의 정적.....마우리치오 무라로(베이스)
바르바리고..................원로원 의원.......................................................사무엘 사커(테너)
피차나........................루크레치아의 친구이자 시녀.................................레이첼 켈리(소프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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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션 노트 ===
여전히 전성기인 도밍고의 눈물과 목소리를 만날 수 있는 최고의 프로덕션
2012년 9월 LA 오페라를 시작으로 스페인 발렌시아, 데아터 안 데어 빈 등에서 공연된 최고의 프로덕션을 2015년 로열 오페라의 무대를 통하여 만날 수 있다. LA 오페라의 총감독이자 현존 최고의 스타 성악가인 플라시도 도밍고가 정치적 음모에 의해 아들을 잃게 되는 고뇌에 찬 프란체스코 역을 맡았다. 프란체스코 멜리, 마리아 아그레스타, 마우리치오 무라로의 열연과 파파노의 합류는 상상 그 이상의 무대를 보여준다. Full HD 1080p의 화질의 영상은 성악진의 표정은 물론 미국 연출가 새디어스 스트라스버거의 역사와 상상력이 결합된 무대를 섬세히 비춘다.
<포스카리 가문의 두 사람>은 상대적으로 공연이 잘 되지 않는 베르디 초기작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공연 자체가 드문 작품이다. 최고 지도자이면서도 정작 억울한 누명을 쓴 아들 자코포를 구출하지 못하는 프란체스코는 자신의 운명을 뼈저리게 느낀다. 이러한 캐릭터는 정치 속에서 희생되는 가족사를 그린 <돈 카를로>의 필리포 왕과 닮아 있거나 <시몬 보카네그라>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간결하게 압축된 줄거리와 빠른 사건 전개, 단순하면서도 긴박감 넘치는 음악은 <돈 카를로>보다 이 작품을 대하기 수월하게 하는 요건이다. 그래서 <포스카리 가문의 두 사람>이 잘 공연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의아하게 느껴지는데, 그것은 주인공 프란체스코 역을 제대로 소화해낼 수 있는 성악가가 드물기 때문이다.
2012년 9월 LA 오페라에서 초연한 이 프로덕션은 스페인 발렌시아, 데아터 안 데어 빈 등에서 공연되었다. LA 오페라의 총감독이자 현존 최고의 스타 성악가인 플라시도 도밍고가 프란체스코 역을 맡음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던 본 공연은 2015년 10월 로열 오페라 초연 공연을 담았다. 1막 3장 '오 나의 마음을 두드리는 옛 심정이여'부터 3막 2장 '운명의 종소리인가'로 이어지는 도밍고의 음성은 그의 전성기를 연상케 한다. '섭외 0순위'의 테너로, 2016년 베르디 <가면 무도회>로 내한하여 우리에게 더욱 친숙해진 프란체스코 멜리는 '제2의 도밍고'를 연상케 할 정도로 자코포 역을 소화해내고, 그의 아픔을 공유하는 루크레치아 역의 마리아 아그레스타는 로열 오페라 데뷔 무대인만큼 열의에 차 있다. 악한 로레나노 역의 마우리치오 무라로는 파파노 지휘의 속도감 있는 오케스트레이션을 타고 극적으로 흐름을 쥐었다 폈다 한다.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이진경 글>
두 사람의 포스카리
1844년 로마의 아르젠티나 극장의 의뢰로 작곡한 작품이다. 피로로 건강이 좋지 못했던 베르디가 고향 부세토에서 전념하여 작곡한 〈두 사람의 포스카리〉는 초연의 성공에도 대중들의 큰 열광을 받지는 못한 작품이다. 그러나 오늘날 목관이 주를 이룬 오케스트레이션이나 인물의 성격묘사 등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베르디의 초기 수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 되었다.
포스카리가의 비극
〈두 사람의 포스카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두운 분위기로, 당시 오페라다운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오페라의 내용 역시도 음울하고 어둡다. 그 이유는 1423년 베니스 공황국의 정치 세력 다툼으로 인한 포스카리가의 비극을 다룬 작품이기 때문에 무게감이 더 있다.
베니스의 총독 자리에 오른 프란체스코 포스카리의 아들 야코포는 평의회 의장이 살해된 것에 대한 살인 혐의를 받고 크레타 섬으로 유배된다. 자신의 사면을 주장하며 밀라노 군주 스포르차에게 도움의 서신을 보내지만, 오히려 이 서신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 감옥에 갇힌 야코포는 자신의 사면을 주장하지만 그의 아버지이자 총독인 프란체스코 포스카리가 도울 수 있는 바가 없다. 결국 야코포는 크레타 섬으로 이송된다. 한편, 세 아들을 잃은 슬픔에 빠진 프란체스코에게 바르바리고가 등장하여 살인의 진범이 잡혔음을 밝힌다. 하지만 야코포는 배 위에서 운명을 달리한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빠진 총독에게 10인 위원회는 사임을 요구하고 결국 총독은 총독의 관과 망토를 벗은 후 숨을 거둔다.
전작의 성공에 가려진 대작
베니스 페니체 극장에서 성공리에 마친 〈에르나니〉와 같은 해에 작곡된 〈두 사람의 포스카리〉는 전작과 같은 성공을 얻지는 못했다. 11월 3일 로마 아르젠티나 극장에서의 초연은 실패는 아니었지만, 청중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에르나니〉로 이미 베르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관객들에게 〈두 사람의 포스카리〉는 스펙터클한 전개나 화려한 음악보다는 암울한 분위기로 일관된 이 작품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 당황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베르디는 전작에 대한 청중의 기대감이라는 부담을 안고 작품에 몰두하였으며, 베르디가 담아낼 수 있는 가치를 충분히 담아낸 초기 작품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 묘사의 극치
베르디의 〈두 사람의 포스카리〉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여겨지는 것은 인물들의 심리 묘사이다. 피아베(Francesco Maria Piave)로부터 대본을 받은 베르디는 총독의 성격을 잘 묘사하였다고 극찬한다. 또한 야코포의 성격 묘사에 대해서는 몇 가지 지시를 내린 것 같다. 이처럼 베르디는 등장인물의 개개의 성격에 흥미를 가지고 작품에 몰두하였고 그 결과 각각의 인물에게 특징적인 동기를 부여하면서 각 등장인물의 성격을 명확하게 결정지었다. 그래서 조국을 사랑하지만 누명을 쓰고 유배를 가야하는 상황에 처한 야코포 포스카리, 남편을 유배지에 떠나보내야 하는 아내 루크레치아, 항상 공정을 기해야 하는 총독의 신분으로 아들을 잃어야만 하는 프란체스코 포스카리의 심리가 오페라에서 잘 드러나며, 실제로 이 오페라를 이끄는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1막 1장, 야코포의 카바티나와 카발레타 ‘머나먼 유배의 땅에서(Dal piu remoto)’
밀라노 군주 스포르차에게 서신을 보낸 일로 재판을 받게 된 야코포는 조국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노래한다. 이 노래는 야코포의 베네치아에 대한 열렬한 그리움이 묻어나온다. 카바티나가 끝나자 곧 재판이 시작되는데, 야코포는 10인 위원회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카발레타를 부른다. 그리움을 표현한 후 이어 분노를 폭발시켜야 하는 이 야코포의 아리아는 두 개의 상반되는 감정 표현을 연이어 연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곡이다.
1막 2장, 루크레치아의 카바티나와 카발레타, ‘신이여, 전능하신 눈길로(Tu al cui sguardi onni possente)’
야코포의 아내인 루크레치아는 등장과 동시에 분노를 터뜨리며 짧은 레치타티보를 노래한다. 이 레치타티보는 루크레치아의 과격한 성격이 잘 나타난다. 마음을 진정시킨 루크레치아는 곧 야코포를 구해달라며 신에게 간청하는 카바티나 ‘신이여, 전능하신 눈길로’를 부른다. 이어 야코포의 유배를 결정지은 10인 위원회의 재판 결과에 분노하며 남편의 무죄를 주장하는 격정적인 카발레타 ‘귀족들에게 복수를’을 부른다. 역시 이 카발레타에서도 루크레치아의 성격이 여과 없이 표현된다.
3막 2장, 프란체스코의 카바티나와 카발레타 ‘이것이 백발용사에 대한 대가인가(Questa dunque è l’iniqua mercede)’
아들을 잃은 프란체스코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10인 위원회는 프란체스코를 찾아온다. 그들은 그에게 총독직위를 사임할 것을 요구한다. 이에 프란체스코는 카바티나 ‘이것이 백발용사에 대한 대가인가’를 부른다. 이 오페라의 마지막에 부르는 최후의 카바티나로 오페라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아들을 죽게 하고 명예마저 빼앗은 것에 대해 노래하는 프란체스코는 곧 비탄에 잠겨 아들을 돌려달라고 하며 애원한다. 결국 총독의 자리를 넘긴 프란체스코는 자신의 최후를 예감하며 괴로운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노래하는 최후의 카발레타 ‘잔인한 운명이 나를 더욱 조여 오는구나’를 부른다. 아리아를 끝으로 아들을 외친 프란체스코는 그 자리에 쓰러져 숨을 거둔다. 상처만 남고 생을 마감하는 한 노인의 모습에서 오페라의 여운을 떨칠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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