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소백산이다(소백산 20230103)
계묘년 첫 산행이다. 소백산....
소백산은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년 올랐었다.
연달래 피는 계절이면 더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소백산의 칼바람이 그리울 때가 종종 있음이야!
오래전 소백산 겨울 산행에서 아찔했던 기억아!
겨울이지만 뻘뻘 땀을 흘리며 그래 국망봉쯤에 이르렀다.
등산객들의 옷차림이 예사롭지 않았지만
덥기에 뻘뻘 땀을 흘리는 대로 걸었다.
소백산 칼바람이라더니 이 정도면 까짓 꺼...
그냥 별 준비 없이 비로봉을 향하였다.
그런데 차갑다. 몸을 움츠리며 바쁘게 걸었다.
벗어 배낭에 걸치고 가던 바람막이 겉옷을 입었다.
그렇지만 비로봉에서 만난 그 칼바람에...아찔 어찔...,
도망치듯 날머리 연화봉 방향으로 내리달렸지만
헤집고 들어보는 칼바람에 온몸이 오싹 쫄아 들었다.
겨우 안전지대까지 내려섰지만 돌아볼 수도 없었다.
그 이후 소백산 9부능선에서는 바쁘다.
아무리 더워도 휴식과 복장 점검!
하지만 오늘도 속았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긴장하면서 겨울산행에 따른 만전의 준비를 기했다.
평소 겨울산행에서 입고 오는 복장에다 더하여 방한복까지
삼가주차장에서 비로사까지 봄바람이듯 살랑살랑
달밭골을 지나 계속 오르는 오르막은 그저 눈밭의 싱그러움 뿐!
그래 비로봉 20m 정도 후방 전망대에서도 따스하기만 했음이야!
그래도 하면서 간단하게 복장 정비....그런데 정말로 속았다.
이렇게 따스한데.....무심코 비로봉 정상석 앞으로 다가서는데
허술한 복장을 나무라듯 불어대는 칼바람에 어이쿠나...
더구나 폰카메라를 조작한다고 장갑을 소홀히 했음이야!
얼어 터질 것 같은 아리고 아린 손....
잠시 머물다 역시 도망치듯 내리섰다.
역시 소백산 겨울 칼바람이로구나!
맘껏 즐겨야 하는데 소홀한 대비
고치고자 해도 당하면 여전하기만 하니
백년하청(百年河淸)이로다.
나이 들어 새로운 인간관계라는 게 그렇지
주어진 삶의 한계가 그렇듯이 관계의 거리
함께하지 않는다면 그저 타인, 일상의 사물일 뿐임이야!
카톡 단톡방의 회원이나 가페에서의 댓글 문제
말 같지 않은 문제로 사람을 사람이 미워하다니
이리저리 따라다니며 사람이 사람을 미워하다니
나는 어떤가...남을 치가 떨리도록 미워해 보지 못했다.
남을 외면해보기는 했어도 미워해 보지는 못했다.
잘못 알고 있는 것일까! 무엇을 미워할 만큼의 여유가 없었는데
그 근원은 내가 늘 부족함을 알고 인정하기 때문이리라
혹 모르겠다. 나를 치가 떨리도록 미워하는 사람이 있는지!
무관심이 차라리 미움보다 못한 그래서 성취가 미약한 건가....
하긴 미움이 큰 만큼의 큰 기대가 있는 거겠지
소백산 칼바람을 번연히 알면서 치열하게 맛보았다.
치열하게 살고 싶지만 내 그릇의 한계를 어쩌랴!
그저 쉽게 살거라! 미움이 없는 거기서....
소백산 칼바람!
역시 소백산이다.
계묘년 20230103 우정화요산악회 소백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