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길에서 만난 암릉길에서!(여수 영취산 20230404)
꽃길을 걸어라! 좋다.
그런데 꽃길만 걸으라면 조금은 생각해봐야겠다.
진달래꽃을 찾아 기다리다 드디어 달려간 여수 영취산...
그동안 날씨가 풀려 이산 저산 꽃들이 피고, 지고
여수 영취산 진달래꽃을 과연 제대로 보려나 했었는데
하긴 좋은 때라곤 할 수 없었지만 나름의 아름다운 풍경!
처음 들머리에서 만나는 시들한 꽃들에다 치고 오르는 오르막
지고 있는 진달래는 드문드문, 쌈박한 오르막에 내려다보는 여천공단
공단에다 저 멀리 다도해의 푸르름을 내려다보는 즐거움이 좋았다.
그럼에도 진례산을 거쳐 가야 하는 오르막 산길이 마냥 거칠었다.
진례산 정상에 이르기까지 바위에 암릉길이 나름대로 험난했음이야.
물론 길로만 다니면 좋겠는데 이리저리 기웃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기에 암팡진 바위틈의 진달래도 보고 낭떠러지의 묘미도 즐기고!
진례산 정상에 이르렀을 때는 조금은 지쳐있었지만 대 대만족
꽃이 아무리 좋다고 하여도 꽃만 보려고 산에 오지는 않음이야!
거친 거기 그 길의 험난함이 꽃보다 더 살가웠다는 생각이다.
물론 나만의 경우이겠지만 뭐든 아름답다고 하여도 보고 있자면 잠시다.
삶의 본능은 끊임없는 이동을 갈구하기에 꽃도 좋지만 걸어야 제맛이다.
더러는 바위, 더러는 냇물, 더러는 가시덤불.... 헤쳐가는 모험을 그린다.
정녕 그래 너는 꽃길만 좋으냐고 묻는다면 그건 NO!
오늘의 산도 조금은 거칠었다.
매사 힘 드는 순간이 있다. 차라리 그걸 즐김이로다.
진례산을 오를 때도 그랬다. 쉬운 오르막이기를 바랄 만큼!
하지만 그것이 오늘의 내 몫이라면 오로지 즐길 뿐이로다.
시루봉을 오르면서 역시 험로를 만나도 할 수만 있으면 직진 돌파!
간신히 오른 바위 난간에서 바라보는 산 꽃으로 출렁거리는 산세
봉우재에서 시루봉을 오르면서 만난 진달래의 아름다움도 좋았다.
하지만 거친 산길을 뚫고 올라서 만난 꽃들의 아름다움이여!
영원히 어쩔 수 없는 삶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순수함이로다.
삶을 사랑한다. 그럼에도 주어진 한계를 역시 사랑함이야!
영취산 정상은 그저 돌무더기를 쌓은 거기에 소박한 정상 표지
순수한 맛이 있어 좋았다. 거창하지 않아서 좋았음이야!
영취산 진달래를 그렸는데...
영취산 정상에서 돌너덜을 살피며 즐기면서 431봉으로 향하였다.
넘고 넘는 산길이 고달프다고 여겨졌지만 쉼 없이 덤비고 싶은 마음
그래서 주어진 산길을 피해 인적이 드문 거기 산길을 찾아 돌진하였다.
바위를 찾아 달리는데 거기도 얼마 전에는 산행로가 틀림없었다.
험로를 개척 산행이나 하듯 온산을 할퀴기나 할 듯 돌진하였다.
하지만 하산 목표지점과는 점점 멀어지는 산길이었다.
어쩔 수 없이 흥국사 방향을 직진 하산을 결행하였다.
사람이 다니지 않은 길이어서 거칠기는 하였지만
흥국사 방향의 길을 쉽게 찾아 하산하는 회원들과 합류!
흥국사를 향하는 길목에 즐비한 돌탑의 행렬에 숙연해짐이야!
어디서건 돌탑을 만나면 올려보는 소망의 돌, 오늘도 그랬다.
오늘은 영취산 정상 즈음에서 돌탑을 우러러보며 돌을 올려보았다.
소망은 많다. 건강, 사랑 등등에 등등... 소망만으로도 좋다.
어쨌든 주어진 몫에 충실할 뿐이로다.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돌아다녔음이야!
그럼에도 하산목표시간 1시간 정도 초과 달성
잘 했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산정에서 뭐든 여유롭게 즐길 줄 알아야 하는데
10분 정도 초과달성함이 일반적으로 무난하다고 봄이야!
오늘 산행의 진수는 진례산과 시루봉이었다.
물론 영취산과 더불어 흥국사도 맛나게 좋았다.
이리저리 곡예나 하듯이 헤맨 산길도 좋았다.
너는 곷길만 가고 싶으냐!
그럴 리도 없지만 그건 생각해 봐야겠다.
행복한 산행 힘들어 맘에 쏙 든다.
인생도 당연히 그럴 거로 믿는다.
계묘년 20230404 여수 영취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