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이 조합원께 드리는 글
1. 전사공노 위원장 입후보 배경
시간을 거슬러 2011. 11월경, 하성해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에 「차기 위원장을 하려고 나서는 분이 없어서 노조 존립에 문제가 발생...」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전라북도교육청 지방공무원 노조의 태동 전에 직장협의회 사무총장(?)으로 일했던 나는 노조의 존재 가치와 존립해야 할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위원장 입후보를 하였고, 임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있어야만 하는 전사공노 규약에 따라 현재 사무총장의 위치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즉, 내가 노동조합 활동을 하게 된 동기는 전사공노라는 노동조합의 존립에 그 의미를 둔 것이지 개인적인 영달을 꾀하기 위하여 현 위치에 이르게 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2. 내가 바라본 전사공노
지방공무원중 일반 행정직이 대다수인 전사공노는 절름발이 노조이다.
직종․직렬이 일반 행정직으로 구성되어져 절름발이라는 의미가 아니고 조합원을 포함한 지방공무원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활동하는 노조에 대한 애착이 없다는 것을 말하려 함이다.
노조활동에 필요한 회비 납부?
이 글을 읽는 독자들중 어느 분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하지만 노조가 정작 필요로 하는 것은 조합원의 관심과 사랑이다.
노조 운영상 조합원의 회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그 외에도 노조활동의 옳고 그름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관심과 사랑이 노동조합의 힘을 배가시켜주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3. 전사공노 위원장 입후보 철회
노조 통합은 시대적 흐름이요 거스를 수 없는 진리이다.
빗방울 하나 하나가 모여 대해를 이루고 태산도 집어 삼킬수 있는 힘을 지니게 되듯이 지방공무원 개개인의 힘을 집약할 할 때가 온 것이다.
이렇듯 모든 지방공무원이 원하는 노조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전사공노 위원장 입후보를 철회할 것이다.
아니 노조 통합의 기미가 없더라도 입후보 철회는 기정사실이다.
그 이유는 형식적인 면과 내용적인 면으로 나뉜다.
첫째, 형식적인 면에서 설명하자면 전사공노라는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 입후보 한 것이지 통합되는 노조의 위원장에 입후보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 철회할 필요도 없이 자동으로 사문화 되는 것이 당연하다.
둘재, 내용적인 면에서 살펴보면 전사공노 사무총장으로 일한지 2개월여 동안 능력의 한계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 법무팀에서 행정심판과 소송사무의 경험치를 포함한 17년의 공무원 생활도 노동조합의 전반적인 업무를 처리하기에는 한없이 모자람을 느낀 것이다.
노동조합 위원장은 내적으로는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역량과 외적으로 조합원의 전면에 나서서 사용자와 투쟁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조합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하는 위원장의 성품도 중요하겠지만 적어도 사용자와 맞서 두려움을 갖게 할 정도의 그릇이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위원장의 자리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제 맛을 낸다는 속담처럼 통합 노조라는 그릇에 알맞은 위원장이 선출되어져야 함이 타당한 이치이고 통합노조 또한 그 그릇에 알맞은 위원장을 찾아야 할 것에서 그 의미를 두고 싶다.
그러기에 내 자신의 한계를 실감하고 위원장 입후보를 철회하려는 것이다.
4. 조합원을 위한 제언
일반 행정직이 대다수인 전사공노는 진정으로 뜻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노조활동에 참여하기가 힘들다.
노조활동에 필요한 열의나 투입하는 시간이 없음도 문제이려니와 일반 행정직중 관리자의 입장에서 업무를 추진하는 분들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노동조합을 방패막이로 생각하고 회비만 납부하면 그 혜택은 오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정말 아리송하다.
조합원이 선택한 노동조합은 그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커나가는 어린아이인 것을 정녕 모르는 것일까?
조합원과의 약속인 규약에 종속되어 위원장 직을 사직해야 하는 하성해 위원장의 임기 만료를 목전에 두고 차기 위원장 입후보자의 자격으로 걱정이 앞선다.
시간을 앞당겨 조합원의 의사를 묻고 차기 위원장이 된다고 가정하여 보자.
과연 나와 같이 노동조합을 꾸려갈 사람을 영입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앞선다.
천만의 말씀이다.
노동조합법에 명시된 회계감사위원장이나 선거관리위원장의 영입 자체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약없는 메아리를 한없이 기다릴 수는 없지 않은가?
얼마전 전북교육감은 『교육법을 뜯어 고쳐 법법자를 없애야...』한다고 말한바 있는데 생각해 볼만한 명언이다.
사람이 있은 후에 법이 있는 것이기에 법에 종속되어 법법자를 양산하는 행태를 척결하고자 하는 교육감의 의지를 높게 사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역량과 조합원의 전면에 나서서 사용자와 투쟁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노동조합이 필요로 하는 사람에 대한 평가는 인물의 뛰어남이나 주위 평판이 좋다는 이유로 출발하여서는 안된다.
오로지 진정으로 조합원의 권익을 위해 사력을 다해 투쟁할 수 있는 그런 능력만 있으면 된다고 판단한다.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이기 때문이다.
이제 말하려 한다.
조합원과의 약속 때문에 물러나야 하는 하성해 위원장에 대한 조합원의 뜻을 묻고 싶다.
연임 규정을 개정하여서라도 위원장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할 것인지...
2012년 2월 어느날에 사무총장 김민형 드림
추신 : 읽어보신 글이 건방지다 느껴지신다면 사과 드립니다.
조합원 여러분의 인격을 무시하고자 드린 표현이 아님을 말씀드리니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올린 글에 대한 댓글로 조합원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하오니 기탄없이
말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조합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첫댓글 좋은글 잘 읽엇습니다. 흘러들은 말인데요 하위직들은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이 일합니다. 퇴근하고 전사공노 카페글 읽으면 뭔가 위로가 된다고들 하더라구요. 다들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앞에닥친 일처리와 가정사 등등 너무 버거운게 아니가 싶구요. 한가지 건방진 말씀을 드리자면 관리직에 잇는 일반직분들이 후배들을 위해 활동을 해주시길 바라봅니다
일반직, 기능직, 직군, 직렬, 직류등을 초월한 노조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모든 지방공무원들을위해서 노력하고 활동하는 진정성 있는 노조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또 앞으로는 그런 노조가 더 환영을 받고 더 비전이 있을 것입니다. 직렬이기주의에 매몰되는 노조는 반드시 도퇴될 것입니다. 따라서 항상 하위원장님과 전사공노에서 언급하시는 것처럼 일반직,기능직을 초월하고 진정으로 모두 함께할 수 있는 노조를 위해서 언제나 노력해주시고 앞으로도 더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좋은말씀감사드립니다
모든게 핑계죠? 정말 힘들고 배고프면 찾는게 밥이듯이, 현재 그만큼 힘들고 불편함이 없기에 노조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겁니다. 시간 지나면 월급 따복 따복 나오고, 본인보다 못한 분들보면 현 자신의 위치가 나아 보이니까. 그런것 같습니다.
사무총장님도 충분한 능력자 이십니다. 경험이 있고 없고가 문제가 아니라. 의지에 문제 인것입니다.
이대로 공무원 집단의 노조는 결집력이 약할수 밖에 없고, 참여도도 낮은 이유겠지요.
너무 다그치지 마시구. 앞장 서시는 분들에게 응원의 댓글이라도 써 주세요. 열심히 하시라구~
그냥 지나치다 ^^
노조는 조합원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커나간다는 말씀 맞습니다. 하지만 사무총장님의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위원장으로 활동 하는 분은, 상상 이상의 투쟁 의지와 개인의 영달을 조금이라도 목전에 두지 않는 초탈의 경지에 있는 분으로 모든 비난과 푸대접에도 서러움을 감수할 수 있어야 가능한 자리입니다. 끊임없이 창의적인 생각으로 선후배 동지들의 근무환경 복지를 개선 향상시키고, 불굴의 행동력이 있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참으로 어려운 자리입니다. 그냥 위원장이라는 명패만 갖고 있어서는 안되는 아주 큰 자리죠...
사무총장님의 고뇌가 깊이 느껴집니다. 뭐라 할말이 없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셔서 일반직공무원들을 위해 조금만 더 힘을 내 주십시요.
늘 그랬듯이 오늘도 이글을 읽는동안 부끄러운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관심이 최고의 노조사랑인데요.... 가급적 생각과 행동의 일치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처음부터 위원장 정해져 있는것은 아닙니다.누구라도 총대는 매어야 하지요. 8.7급은 몰라도 학교근무하는 6급 선배님들이 시간적 여유가 있지 않을까요?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합니다..노동조합이 있어 든든합니다.
6급 선배들이 나서주길 바라는 맘은 누구든지 하는 생각이죠. 그런데 이게 또 딜레마 입니다. 승진해야죠? 눈치도 안 볼 수 없죠? 그러면 누가 선뜻 나서서 위원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 그 자리는 말로도 웃음으로도 인품이 잘났다고 되는 자리가 결코 아니라는 것 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서러움을 같이하는 애민정신이 투철해야만 합니다. 교육감이하 서기관, 과장들에게 올바른 소리, 큰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아니 그럴 생각이나 가지고 있는지? 동료, 선후배들에게 때로는 힘들게 할 수 있기에 보통의 맘으로는 어려운 자리일 것 입니다.
늦었지만 공감을 하며 진지하게 잘 읽었습니다. 어렵고 힘든상황에서 총대를 매셨습니다. 소신있게 하시고 힘내세요...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