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1. 토요일
여러분은 얼마나 당신의 휴대 폰에 의지하고 있는가?
우리가 각자 들고 다니는 개인 컴퓨터, 휴대폰이 당신 삶에
얼마나 크게 작용하고 있는지 생각해본적 있는지.
갑자기~ 당신 폰이 훅 꺼져버린다면?
차분히 상상해보라. 당신의 모든 것이 그 즉시 정지된다.
내 말이 장난같이 보이는가?
당신의 스케쥴, 카톡을 비롯한 카스, 밴드, 카드 사용내역, 심지어 알람기능까지 ....
모든게 딴 곳으로 증발해 버린체 당신 혼자
그 어둡고 캄캄한 암흑 속, 무간지옥에 갇혀 버리는거다.
당신 혼자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우린 이 편하다는 휴대폰에 너무 많은 것을 의지한체 지배당해 버린거다.
그러면서도 우린 이 위험성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이 겪고 싶지 않은 무시무시한 경험을
불과 몇시간 전에 아무런 준비조차 못한체 그대로 당했다는거 ~!
모든게 악몽으로 변했다. 이게 지옥이 아니고 뭐냐?
어떻게 멀쩡한 폰이 갑자기 꺼져버리는지, 구입한지 몇개월 되지도 않은 새폰인데...
어이없어 하는 것도 몇분이고 쓰나미처럼 그와 관련한 고통이 밀려온다.
고통도 이런 잔인한 고통이 없다.
머릿속에는 대체 뭐가 들어있는지 기억하려니 아무것도 없고. . . .
내일 아침일찍 외도로 가야하는데.. 몇시까지 나가야되더라?
헛참...주요일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그 모든건
내 친절 비서인 폰속에 다 저장되어 있는데...조져놨다.
우짜면 좋노, 대체~!
(위기를 맞으면 또한 기회도 오는 법이다)
내겐 딸이 있었다. 딸이 있다는 행복감을 처음으로 찐하게 느꼈다.
진짜 ~진짜 너무 고마웠다.
늦게 온 아빠의 영혼 나간듯한 고민을 자다 일어나서~
침착하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유심 칩을 척 빼서 옛날폰에 넣어 주더라는...
아하, 이런 방법이 있네? 나는 왜이리 모르는 것이 많을까...
답답하긴해도 급하게 전화는 켜진다. 와아..
구닥다리 폰이라도 연결되니까 갑자기 다시 살아난 기분이랄까?
장님이 눈을 뜬 것처럼 큰 기쁨을 얻는다. 암튼 그랬다고~!
(잠깐 눈을 붙인 후~)
아침 5시반.
오늘은 유유자적 1주년 기념행사로 외도로 가야하기에~
마음은 편하게 일어난다. 외도 함 해보까?
잠을 못자서 컨디션도 그렇고, 휴대폰이 멈춰서 구형폰으로 가니
영~ 못미덥고 찝찝하지만 그런대로 ~ 버텨내야지
폰이 없으니 좋은 풍경 보고도 사진을 못찍으니 애만 타들어가겠지만
마음을 비우고 눈으로 즐기기로 한다.
배를 타고 해금강 구경하며, 배 위에서 갈매기 밥두 주고~
어린아이 마냥 세상 고민 다 잊고 즐거이 노닌다. 그냥 편하게 즐긴다.
그동안 머리가 너무 아팠다. 이런 시간이 내겐 필요했다.
인간은 놀려고 태어난기 맞지?
뽀로로도 아닌데 노는게 나는 왜이리 좋은지 모르겠다
더군다가 이렇게 유람하듯 배타고 여행같이 떠나니 진짜 좋다.
외도. 진짜 오랜만이다.
30년전~ 군 제대하고 영훈형과 둘이 떠났던 거제 여행은
내 죽어도 잊지못할 소중한 추억이잖은가~!
태어나 식구가 아닌 사람이랑 처음 간 여행이었는데
그래서인지 그때 그 추억은 너무도 아름답게 포장되어 머리속에 남아있다.
그래서 더더욱 외도가 보고팠던 건 아니었을까?
그런 기대와는 달리~ 현실은 또다시 내게 못땐 짓을 저지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던가~
외도에 대한 지난날 이쁜 환상과 그리움은 뜻밖의 변수, 엄청난 인파로 여지없이 깨졌다.
뭐 이러냐?
사람이 너무 많으니 자연이고 예술이고... 없다.
아름다운 지중해의 그리이스도, 꽃들의 지상낙원도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이냐? 눈에 보이는건 오직 사람, 넘쳐나는 사람뿐~!
아차 싶더라~ 이건 아니잖은가~!
차마 입밖으론 못 꺼내지만 주말에 외도 관람은 절대 아니올씨다.
인원이 이렇게 많이 들어올 줄은 진짜~ 상상도 못했네.
훗날 외도 가실분들은... 참고하세요.
무조건~ 평일 가보시라 추천해 드립니다. 꼭요~!
많이 꾸며놓은 이쁜 섬은 맞겠지만...
있지. 내게는... 지난날의 그 애틋하고 깊이 있던 감흥은 없더라.
(외도의 모습 사진으로 남겨본다.)
뭐, 이것보면 외도 갔다온거나 진배없겠지만... 실제 꼭 보고프다면 평일을 택해 가시라~
지나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더더욱 커져 보이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