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3. 토요일
[어머니랑 아들 단둘이 떠나는 남해 섬여행~!!]
늘 머리 한켠에 우뚝 자리잡고 있었던 명제.
"부모님과의 여행~!"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만 하더라도 식구들끼리 여행을 자주 갔었고,
아들이 바쁘면 부모님 두분이서라도~ 어디든 여행을 다니시곤 했었다.
그런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남으시면서부터는 ~
계속 홀로 계시는거다. ㅠㅠ
마음 한구석이 불에 데인듯 아프고, 무거운 짐으로 눌린체 버텨오고 있었다.
뭔가 해야하는데 해야하는데 말로만 되뇌이며... 행동은 변함없이~
변명 같지만 시간을 내기도 힘들었고, 환경도 맞지 않았었다.
아들 마음이 어디 편했겠는가~?
그래서~!!
2023년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뭔가 해보려고 계획을 짜봤다.
계속 어머니 말을 듣다가는~ 평생 어디 가지도 못한다.
평소 아들 힘들다고 아들이 어디가자고 하면~ 매번 거절을 해오던 어머니였거든.
그러기에 이번엔~!
아들이 '똥고집'이라도 피워 반드시 모시고 가야한다.
남해 노도 & 농가섬 여행 떠나는 날~♡
7시 정각. 꾸무리하고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계획대로 출발한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날씨가 안좋다고 어머니는 계속 투덜대신다.ㅋㅋ
하기사~ 예전부터 아버지랑 나는 비오는 날을 좋아했지만,
어머니는 오직 화창한 날만을 좋아하셨는데 조금은 좀 그렇네?ㅎㅎ
그렇다고 내 어찌 하늘에 대고 불평불만을 터뜨리겠는가~ ㅋㅋ
꾸무리하던 날씨는 삼천포항을 지나면서까지 개었다 흐렸다 할뿐, 비는 오지 않는다.
이래 흐리다가 언젠가는 맑아 지겠지?
"어머니 비 안오는게 어디에요? ㅎㅎ" 라는 말 떼기가 무섭게~빗방울이 뚜뚝 떨어지네. 허얼~
참 공교롭네?
어머니껜 미안치만 개인적으로 너무 낭만적인 날씨다.ㅋㅋ
10시반에 출항하는 오늘의 목적지, '벽련항'에 도착하니 9:20이다.
에게~ ?
아침부터 얼마나 서둘렀으면 뭐 이리 빨리 왔을까.
촌스럽구로 일찍 와 기다리는게 안전하다고 무턱대고 밟아온 탓이다.
머리 참 안쓴다 그치? ~ 이런 것도 제깍제깍 못 맞추고... 쯧쯧
남해 벽련항까지 제시간에 가는데만 치중하다보니 모자간에 아침도 못먹고 밟아왔는데
우야겠노, 기다리야지....
사람하나 없는 음산한 벽련항은 대기소 하나 덩그러니 있고
"벽련항"이라는 간판하나 달려 있는게 다이다. 왜이리 을씨년스럽게 조용한거야?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차안에서 그렇게 한시간 넘게 기다린다.
조금 있으니 선착장에 배가 나타났다 .
얼른 배를 타고 노도로 들어가고프지만 아직 시간이 안되어 기다리라 한다.
노도 들어가는 배 안에서 요금을 받고 탑승시 필요한 개인신상서를 작성한다.
요금은 왕복 6천원. 갈때 왕복요금까지 지불한다.
딱 5분~!
그게 무슨 말이야? 뭐, 배타고 들어가는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배를 탔다고 하기에도.. 너무 짧아 쫌 그렇다.ㅋㅋ
근데~
그 와중에 아들 모르게 아들말 못믿고 슬며시~ 배멀미약 드신 어머니.
이거.. 좀 그렇잖아? 대체 아들말을 왜이리 못 믿으시는거야...ㅎㅎ
아까~ 틀림없이 5분 만에 들어가니 안드셔도 된다 켔는데...
비 맞으며 노도에 입성한다.
멋진 조형물이 딱 나를 반겨주네... 조용하니 사진찍기에도 너무 좋다. 딱 내 취향이다 .
섬여행은 이런 맛 아닐까?
한적한 길 우산쓰고 걷는다. 푸르른 녹지를 배경으로 공기도 싸하게 맑은게 너무 좋다.
연두연두한 숲을 지나며 인적없는 자연 속으로 빠져든다.
그런데~ 이렇게 자연친화적으로 잘 꾸며놨는데 사람이 안보이노?
섬에 아들과 어머니 빼면 아무도 없는 거 같더라니까?
오죽하면
서포 김만중문학관에서는 첫손님이라고 얼마나 친절하게 반겨주는지...
김만중 생애를 만화로 제작한 영상을 보여준 후
슬며시 부르더니 이동네의 유명한 "도둑게"까지 보여주시네?
이곳 주민들의 부엌 밥이며 반찬 등을 잘 훔쳐 먹어 도둑게라고 부른다는데
은근 귀엽다. ㅋㅋ
모든게 행복 그 자체였다.
이쁜 사진 몇 장으로 이런 샤방샤방한 느낌들이~ 뭐 얼마나 전달될까 만은
훗날 시간이 있으면 꼭 한번 가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큰거 바라지 말고 가볍게 방문해서 한번 돌아본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여유부리며 노도 한바퀴 도니까~ 딱 한시간 반 걸리네?
나가는 배는 2시인데... 이제 12시 10분이다.
우짜겠어, 또 기다려야쥐... ㅎㅎ
"노도문학관"은 도서관 형태를 띈 휴게소.
누구라도 와서 편하게 책을 집어 앉아 읽으면 된다.
꽤 상큼하고 깨끗하고 가뜩이나 신간 책이 많다.
섬이 너무 작으니 시간을 넉넉히 배정하고 온 여행객들이 배타는 시간까지
남는 시간 떼우라고 만들어 둔 것일터~!
우리도 책 한권 집어들고 문화시간을 가져본다.
책은 인생의 큰 보물창고라 본다.
책을 많이 읽어야 사고가 넓어지는데 요즘애들은 어디 그렇나?
SNS며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일반 지식 등은 너무 빠르게 습득하는데
인문학적 사고나 철학은 너무도 모자라지 않은가~
자라나는 애들에게 책을 많이 읽혀야 되는데.. 이게 큰 문제다.
주변에 책 읽는 아이들을 과연... 몇이나 찾아볼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한시간 반.
어머니와 아들은 독서로 시간을 떼워야 했다.
말이 독서지 실제는 둘이서 "뭘 먹을까" 라는 의견교환이 주된 얘깃거리였다. ㅋㅋ
다 좋은데 문제는 바로 '배고픔'이었거든.
아침엔 배시간 맞춘다고 서두르며 굶었고, 점심은 여기에서 간단히 때우려했는데 ~
[노도 안에 "편의점" 형태를 띈 점빵이 하나 있다. 여기서 끓여주는 라면이 맛난다고 한다]
편의점 집은 선장님 집이기도 한데 문이 닫겨있더라.
하필 사모님이 관절 수술 받는다고 부산에 가셨다 하네?
(늘 뭐 이런 식이지, 별로 놀라지도 않는다는 . . .)
여기서 끓여주는 따듯한 라면을 맛보려던 계획은 순식간에 물거품 되고~
결국 쫄쫄 굶을 수밖에~!
참고로~! 노도 나와서도 중심가 나갈때까지 한참 동안은 식당이 보이지 않으니
노도 가실 때는
먹는거 좀 풍성히 넣어 가시라 귀뜸해 드린다.ㅋㅋ
'멸치쌈밥'은 어머니나 나나 취향이 아니라~(왜그리 맛이 없겠노)
배고픔을 꾹꾹 참아가며 다른 맛난 식당을 찾아찾아 끝까지 헤매다가 망했다. ㅠㅠ
어머니는 시장을 찾아가자고 하시고, 나는 대구로 가는 도중에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서로가 배고파 허덕거려야했다. ㅋ
결국 . . .
오후 3시를 훌쩍 넘겨 정신이 혼미하고 아득해지는 시간이 되어서야
아점을 먹을수 있었다.
그 어떤 음식이 나오던간에 맛이 없을 수 있겠는가? ㅋㅋ
아침에 어머니께서 가져오신 육포, 치즈, 과자, 과일이며, 삶은 계란 등은
간식 개념이지 아침밥이 아니자나~ ㅋㅋ
평범한 한식집 힘들게 찾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모자간에 정신없이 빠르게 헤치웠다.
이 기분 알지?
배부르니~ 그제서야 모든게 아름다워 보인다.
아까는 식당 찾는다고 아름다운 풍경을 봐도 제대로 느낄수 없었거든...
물론 . . . 나만 그런건 아니었다. 어머니도 똑같았단다..ㅋㅋ
배뽈록하게 몸을 추스리고 난 후에 찾아간 농가섬 주인은 싹싹하고 친절했다.
딸하고 엄마들이 여행 다니는 건 많이 볼 수 있지만, 아들과 엄마가 이렇게 같이 다니는 건 첨본다고..
참 보기 좋다고, 훌륭한 아들이라 얼마나 추켜세워주는지
당사자인 나는 너무 부끄럽고 넘사스러워 얼굴을 못들겠더라~.ㅎㅎ
개인 소유섬이라 그런지~ 많은 꽃들과 이쁜 조형물 들이...
아기자기하게 많이 꾸며져 있어 주인이 나름 정성을 들인 티가 팍팍 났다.
멀리서 보면 콧구멍만하게 조그마한 섬인데
막상 둘러보니 생각밖에 꽤 넓더라?
유자차 한잔하며 이쁜 사진 몇장 남겨 놓으려고 열심히 찍어본다.
그렇게~
엄마와 아들의 남해 노도여행,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아들로써 모처럼 아들다운 흐뭇한 하루 보냈네? ㅋㅋ.
늘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은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기에
소중한 순간이라 여기며~ 늘 최선을 다해 잘 보내야한다.
먼 훗날~
과연 오늘 이 시간은 어떻게 내 머리속에서 회자될런지~
노도선착장 조형물
아마 이 조형물이 노도를 대표하는 조형물일거 같다.
"우리말을 버리고 다른 나랏말을 통해 시문을 짓는다면 이는 앵무새가 사람말을 하는 것과 같다. "
벽련항 도착하자마자~ ㅎㅎ
배를 타고서~ ㅎㅎ (독채다 독채)
기념사진 딱 찍어드리고~
마늘밭과 완두콩밭이더라~ㅎㅎ
왼쪽으로 오른다. 오른쪽은 다 둘러보고 나중에 하산할때
푸릇푸릇한 길이 이쁘게 펼쳐진다.
옹달샘터. 저기에 도둑게가 물먹으러 온다하네.ㅎㅎ
김만중 문학관. 세련되게 너무 잘 만들어놨다.
깨끗한 내부~ ^^
애들이 유명한 도둑게이다. 집게가 화려하고 큰 우측 게가 숫놈이란다. ㅋㅋ
2층 전시관
다시 열심히 올라가야한다.
서포초옥~
노도에는 고양이 천국...수십마리 고양이들이 돌아다니더라~ ㅋㅋ
네잎 클로바 찾으시는데.... ㅋㅋ
층층나무 꽃?
사람이 없어 혼자서 아니 모자간 둘이만 돌아다니니 조금 으시시 했다. ㅋㅋ
그리움의 언덕 (노도 최고높은 전망대 정자)
무슨 꽃이지??
섬바다 스탬프~
내려가는 길은 조금 난코스이더라.
미끄럽고 경사져서 어머니 모시고 내려온다고 조금~ 애먹었음 ㅋㅋ
여기는 노도문학관 일종의 시간떼우라고 만들어둔 도서관이다.
배는 저렇게 기다리고 있고 2시가 되어야 출발한다. ㅎㅎ
노도 계획(트레킹 지도)
여기서부터는 농가섬~ 농가섬도 조그마한 섬이다.
농가섬 들어가기전에 다리를 배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