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불 월면불..
죽음을 앞둔 선승이 말하는 죽음의 미학
당대 마조선사는 79세를 사셨는데
세상을 떠나시려고 할 무렵의 이야기이다.
마조가 몸이 편치 못해 누워 있었다.
마조가 주석하던 절의 원주가 문병하러 왔다.
원주가 물었다.
"대사님! 요즈음 병세가 어떠하십니까?"
마조가 대답했다.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이네."
당시 중국의 원주(院主)는
사찰운영의 전반을 맡고 있는 2인자,
우리나라 총림의 주지에 해당하고,
'일면불 월면불'은
모두 부처님의 명호이다.
해부처님 달부처님..
3,000분 부처님의 명호를 나열하고 있는
'불설불명경'에 보면
월면불(月面佛) 부처님 수명은
'1일 1야' 즉 하루이고
, 일면불(日面佛) 부처님의 수명은 1800세라고 하여
수명이 가장 짧은 부처님과
수명이 가장 긴 부처님이어서
월면불은 단명,
일면불은 장수를 뜻한다.
그러므로 "일면불 월면불"이라고 하는 마조선사의 말씀은
일면불처럼 더 오래 살아도 좋고,
월면불처럼 내일 당장 죽어도 좋다,
전혀 미련이 없다,
걸림이 없다는 뜻..
죽음의 두려움에서 초탈한 수행자의 경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아주 어려서(6~7세) 왕위에 올랐지만
왕의 자리를 지옥처럼 여기다가
24세에 출가한 순치황제..
신하들이 찾아와서 궁으로 돌아가시자고 했을 때
"나는 이 절에서 죽을 것이며,
죽으면 3천대천세계의 하나로 돌아갈 것이다."라고 하였다.
공(空)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마조선사처럼 아무런 미련 없이 떠나려면
지금을 잘 사는 자신감이 있어야 가능한데
경봉스님은
"사바세계를 무대로 삼아서
연극 한 바탕 멋지게 살아보라."고 하셨다.
삶을 한 편의 연극이라고 보신 건데,
이왕 연극을 할 바엔 멋있는 연극을 해야 한다.
징징 짜고 울고 근심걱정 하지 말고,
공연장 가득 박수갈채가 울려 나오는..
그런 연극을 해야 한다.
우리가 '오온개공'이라고 하는 불교를 믿으면서
정작 죽음 앞에서 두려워한다면
좀 허망하지 않겠는가?
'일면불 월면불' 말씀처럼
우리도 좀 그렇게 멋진 삶을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