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왕산, 북악산, 청와대-경복궁
산행일 : 2022. 5.29 (일)
산행구간 : 사직공원-인왕산-북악산-청와대-경복궁
산악회 : 낙동산악회 / 38명
산행시간 : 5-10 (0500-0900)
산행거리 : 약 7.5k
날씨 : 맑고 다소 무더움, 시계양호
특징
한양도성은 한성부의 경계를 표시하고 왕조의 권위를 드러내며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성이다. 1396년 길이18.6km
로 인왕산, 낙산, 남산,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5~8m높이의 성벽에는 홍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숙정문 등 사대문과
이 문들 사이에 혜화문, 소의문, 광화문, 창의문 등 사소문을 두었지만 이 중 돈의문과 소의문을 없어졌고 숙정문, 광화문, 혜화
문은 다시 세워졌다. 2006년 이후로 시민들에게 조금씩 개방되었는데, 최근 청와대 전면 개방과 함께 백악정 구간이 개방되면
서 54년 만에 완전개방 되었다.
산행일지
2300 하단 출발
0500 사직공원 (한양도성1.1k 인왕산정상2.1k 무학재하늘다리2.2k)
0521~0525 한양도성 갈림길(종로문화센터650m인왕산정상950m 자락길250m)
0557~0618 인왕산 정상(조식)
0624 기차바위갈림길(기차바위260m 창의문1.4k 무학재하늘바위1.6k)
0700 창의문
0740 백악산(백악마루, 북악산342m)
0745 1.21사태소나무
0803 청운대
0820 만세동방약수터-청와대 전망대
0840 백악정(청와대전망대230m 만세동방440m 칠궁안내소580m)
0855 칠궁뒷길 등산안내소
0900~1100 청와대 관람(본관,관저, 대정원, 소정원,상춘재.춘추관,영빈관,수궁터)
1200~1500 경복궁(근정전,수정전,경회루,사정전,강녕전,교태전,향원정,건청궁,동궁)
청와대 전면개방으로 인한 인터넷예약에 따라 40명의 정원으로 인왕산과 북악산 연계산행 후 0900시 청와대입장 시간에 맞춰
전날 2300시 하단역 출발, 0500시 어둠속에 사직동에 있는 조선왕조의 성지였던 사직공원에 도착하며 산행이 시작된다.
▲ 인왕산 산행들머리인 사직공원 사거리
사직공원 담을 끼고 인왕산정상2.1k 도로표지판을 따라 단군신전과 국궁활터가 있는 황학정을 지나며 15분후 도착한
인왕산호랑이상에서 왼편으로 4분후 인왕산둘레길과 한양도성 갈림길에 도착한다. 동트기전의 오색 잿빛하늘이 여명이
걷히며 멀리 보이는 남산타워와 서울시가지의 모습이 새날을 맞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준다.
▲인왕산 한양도성갈림길에서 바라 본 동이 트는 남산 모습
인왕산 정상950m 방향을 따라 한양도성 성벽으로 올라서며 본격적인 도성탐방이 시작된다. 2011년 3월 이곳을 산행했을 때
있었던 군부대 철조망은 도성등산로가 제한적으로 개방된 이후 군부대시설물이 점차적으로 철거되면서 현재는 성벽복원공사
가 완료되어 한양도성이 탐방로가 54년 만에 완전 개방된 상태이다.
좌우로 안산과 인왕산 멀리 북악산을 보면서 복원된 능선 상에 올라서자 성곽초소 안내문이 보인다. 1968년 북한의 무장공비
가 청와대를 습격한 이후, 청와대 경비목적으로 인왕산과 북악산에 경계시설물 설치내역이 상세히 설명되어 있어 산행에 좋은
보탬이 될 것 같다.
▲바위능선에서 바라 본 도성, 범바위 뒤로 서울 시가지가 보인다.
바위능선에 올라서자 청와대 청기와가 보이며 능선 좌우로 광활하게 펼쳐지는 서울시가지의 모습이 정말 장관을 이룬다.
탐방로는 데크 길과 성곽 길로 이어지며 범바위를 지나고 사방으로 확 트인 경관을 즐기며 산행출발 1시간여 만에 인왕산
정상에 도착한다.
▲ 인왕산 정상목
인왕산(338.2m)은 1993년에 개방된 서울중심에 위치하며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경복궁과 서울시 중심가가 한 눈에
보이며 주변에 약수터도 많고 기차바위. 치마바위. 매바위, 이슬바위, 모자바위, 선바위 등 기이한 모습의 바위들이 즐비하다.
정상에는 옥개석과 정상목, 삼각점이 있으며 사방으로 확 트인 조망이 일품이다. 옥개석은 성곽 최상단에 놓이는 지붕돌로
빗물이 체성으로 흘러드는 것을 방지하고 유사 시 밀어 떨어트려 성위로 올라오는 적병을 퇴치하는 역할을 하는 지붕돌이다.
정상에서 간단한 조식을 마치고 창의문으로 향하며 5분후 기차바위갈림길에서 왼편으로 기차바위와 뒤편으로 치마바위의
거대한 암반이 정말 웅장하게 보인다.
▲기차바위. 뒷편으로 북한산능선이 보인다.
10분후 인왕산자락길 차도와 만나는 청운동공원으로 내려서며 도로를 따라 5분후 정종수경사 순직비와 최규식경무관 동상
앞에 도착하며 곧이어 창의문에 도착한다.
창의문은 서울성곽에는 동서남북 4대문과 그 사이에 4소문을 두었는데 창의문은 서대문과 북대문 사이의 북소문으로 이곳
계곡의 이름을 빌려 자화문 이라고도 한다. ‘옳은 것을 드러나게 하다’는 뜻으로 태종 때 이 문을 열어두는 것이 왕실에 좋지
않다하여 통행을 금지했다가 중종 때 다시 열었다. 인조반정(1623년) 때 반정세력이 이 문을 통과해 창덕궁으로 향했던 곳이다.
도성출입개방시간인 0700시에 맞춰 창의문안내소를 지난다. 2011년 이곳 산행당시 안내소에서 신분확인 후 출입증을 교부
받아 군 초소와 철조망, 사복군인들을 보면서 숙정문까지 지났던 옛 추억이 생각난다. 북한산 한양도성 등산로는 1968.1.21
간첩침투사건 이후 40여 년간 청와대 경호와 군사시설 보호를 위해 통제해 오다 2006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개방
이후, 2022년 4월 숙정문과 청운대와 삼청동을 연결하는 길, 2022년 5월 청와대와 백악정 구간을 완전개방하면서 54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어 시대의 변화된 흐름에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북악산으로 오르는 가장 난코스인 급경사 구간에는 돌고래쉼터와 백암쉼터가 있다.
창의문을 지나자 완만한 계단 길이 15분여 이어지다 돌고래쉼터를 지나면서 점차적으로 가팔라지며 급경사 계단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백암쉼터를 지나며 백악산 정상에 이르는 25분여 동안은 가픈 숨을 몰아쉬는 오늘의 산행 중 가장 힘든 산행구간이
될 것 같다.
▲창의문과 북악산구간에서 왼편으로 보이는 족두리봉-항로봉-비로봉-문수봉 북한산 능선 모습.
백악산까지 오르는 동안 멀리 족두리봉-향로봉-비로봉-승가봉-문수봉으로 이어지는 북한산능선과 형제봉, 칼바위능선,
지나온 인왕산능선과 앞뒤로 훤히 보이는 아름다운 성곽의 모습에 지루함은 없지만 끝없는 가파른 계단 길은 가다서다가
반복되는 힘든 난코스라 할 수 있겠다.
창의문 출발 40분후 청와대 뒤편에 위치한 일명 북악산으로 불리는 백악산 정상에 도달한다.
조선왕조가 도읍을 정할 때 백악산은 중심으로 서쪽 인왕산, 동쪽 낙산, 남쪽 남산 등 4개의 산을 연결해 한양도성을 쌓고 동서
남북으로 사대문을 세웠으며 백악산을 중심으로 경복궁을 짓고 남쪽에 사람이 사는 터를 마련했다. 조선시대 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의 백악산도에는 백악산의 기암절벽과 아름다운 정취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탄흔이 박힌 1.21사태 소나무(사람 왼편)가 당시의 참상을 대신해 준다.
하산은 계단이 끝나고 완만한 흙길로 이어지며 5분후 1.21사태 소나무 지점을 지난다. 이곳은 1968년 31명의 무장공비가
청와대 습격을 위해 침투한 당시 총격 받은 15발의 탄흔이 박힌 소나무가 당시의 참상을 말해 준다. 비교적 옛 모습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성곽을 따라 8분후 청운대에 도착하자 한양도성의 각자성석 안내문과 검게 퇴색된 원모습의 성석이
오랜 역사의 현장을 대변해주고 있다.
청운대는 한양도성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장소로 남쪽으로 경복궁, 광화문, 세종로 일대. 북쪽으로 북한산의 절경이 펼쳐진다.
각자성석은 축성과 관련된 기록이 새겨진 성돌로 천자문의 글자로 축성구간을 표시한 것과 축성을 담당한 지방의 이름을 새긴
것으로 한양도성에는 280여개의 각자성석이 있다. 백악마루는 1396년 처음 한양도성을 쌓을 때 공사구간을 97개로 나누고
각 구간의 이름을 천자문 순서에 따라 붙였다.
곧이어 백악산조망명소인 청운대쉼터에서 동쪽으로 보이는 망우산에서 우측으로 펼쳐지는 아차산. 남한산, 멀리 청량산,
롯데월드가 보이는 서울의 시가지를 둘러본 후 다시 5분후 멀리 남한산성과 창덕궁, 종묘가 눈 아래로 보이는 조망처를
지나며 법흥사터 갈림길에서 만세동방방향으로 내려선다.
마치 원시림을 연상케 하는 울창한 수림사이로 새로 개설된 야자매트 깔린 잘 닦아진 탐방로를 따라 10분 후 만세동방약수터
에 도착한다. 만세동방은 북악산 동쪽계곡 중턱 약수터 바위에 만세동방 성수남극(萬世東方 聖壽南極)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어
이곳을 만세동방이라 부른다. 이 글에는 임금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바위틈에서 나온 물이 홈통처럼 생긴 곳
으로 모였다가 아래쪽으로 흘러내린다.
▲청와대전망대에서 바라 본 전경. 앞쪽으로 청와대가 가깝게 보인다.
5분후 청와대-북악산 신규개방구간 일방통행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들어서며 곧이어 청와대전망대에 도착한다. 바로 눈 아래로
훤히 내려다보이는 청와대가 그동안 누구도 근접할 수 없던 곳이기에 더욱 신비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곧이어 등산로통제
소를 통과하며 백악정 쉼터에 도착한다.
청와대 및 경복궁, 광화문, 남산 일대가 한눈에 조망되며 청와대 외벽과 경계인 이곳은 그 동안 출입이 통제되었는데 북악산
등산로 안전개방으로 광화문에서 경복궁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탐방로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 같다.
새로 개방된 춘추관 뒷길 동편코스와 칠궁 뒷길 서편코스에서 칠궁방향으로 내려선다. 청와대 외벽을 따라 칠궁안내소에
이르는 580m 경사로에는 아직 철거되지 않은 군 시설물과 철책이 왠지 거북스럽게 느껴지지만 훗날 이곳을 회상해 보노라면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 같다.
10분후 칠궁뒷길안내소에 도착한다. 청와대 후문과 연결되는 이곳은 철문과 철책이 등산안내도와 안내부스가 공존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다소 어색해 보이는 모양 세다. 잠시 후 조선의 왕을 낳았지만 왕비가 되지 못한 후궁 7명의 신위를 모신 칠궁을
지나며 백악정 출발 20분후 청와대 옆 무궁화동산에 도착하며 오늘의 실질적인 산행을 마치며 2022년 5월 10일 개방된
청와대를 2시간에 걸쳐 관람에 나선다.
청와대는 북악산 기슭에 위치하며 2층 본관 지붕에 청기와[靑瓦]를 덮었는데 ‘청와대’라는 명칭은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경복궁 뒤편에 있는 옛 연무장과 과거장이었는데 1948년에 정부수립 후 대통령 관저로 사용하면서 ‘경무대’로 부르다가 4.19혁명 이후 청와대로 바꾸었다. 관내에는 본관과 관저, 비서실·경호실·춘추관·영빈관 등 부속 건물과 넓은 정원과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후원 및 연못이 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잘 관리되어 있는 넓은 공간과 쾌적함으로 많은 관람객이 붐비는 가운데 두 시간의 청와대관람을 마친 후 또 다시 경복궁 관람을 위해 경복궁으로 이동한다.
경복궁은 1395년 태조 이성계가 창건하였고, 1592년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867년 고종 때 중건되었다. 궁궐 안에는
왕과 관리들의 정무시설, 왕족들의 생활공간, 후원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일제 강점기 때 대부분의 건물들이 철거되었으나
1990년부터 본격적인 복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지금도 한창 복원중이다.
광화문-흥례문-근정문-근정전-사정전-강녕전-교태전을 이어지는 경복궁의 격조 높고 품위 있는 왕실 문화의 진수를 직접
느껴보며 오늘의 일정을 마친다.
2022. 05.29
이 찬 수
▲인왕산-북악산 산행을 마치고 개방된 청와대에서 인증샷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