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4. 일요일
대구✡서울 사패산 도봉산
[산행코스]
범골- 호암사- 사패능선- 사패산정상- 포대능선- Y계곡- 자운봉(신선대)~
우이암- 원통사- 무수골하산- 도봉사- 능원사- 도봉탐방지원센타(약 14km)
하이고, 듁겠네.
아침, 아니 꼭두새벽부터 일어나려니 왜이리 빡시겠노?
세월의 흐름을 어찌 역행할 수 있겠나
자연스레 받아들여야지.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이니 새로운 마음으로 제대로 누려보자규~
새벽 3시부터 부지런을 떨어 4시 버스를 타고 서울로 달린다.
껌껌한 공기를 가르고 달리는 기분은 언제나~ 꿈과 희망을 준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
8:20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초반부터 계속된 오르막이 사람 잡는다. 어휴...
하이고~우짜라꼬 케사며 이 꽉 깨물고 오르는데 이놈의 신음소리는 왜 그리 제어가 안되는지...
오르면서 나도 모르게 끙끙 대며 갔었나 보다.
그 소리가 더 힘들게 만들었다고?
제 앓는 소리 때문에 더더욱 힘들었던 주변분들에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리며...
본인 또한 오죽 힘들었으면 그랬을까예...
스스로도 많이 미안해 했다는거 ....ㅋㅋ
사패산 정상에 오르고나면 등로는 훨씬 편해진다.
이쁘게 줄서서 정상 인증하고,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도봉산
자운봉 Y계곡 쪽으로 달려간다.
능선을 타고 오르내리니 그제서야 즐겁게 누린다.
이쁜길... 멋진 풍경.
돌산들이 너무너무 아름답다.
다만~ 여기가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대구 팀들이 줄지어 우르르 올라가며 사투리로 마구 떠들어대니까
다들 여기가 서울인줄 모르는거 같다. 대구 사패산에 오르는줄 알았다니까..ㅎㅎ
씩씩한 기상으로 서울 사패산, 도봉산을 다 점령하고,
와이계곡으로 쓰윽 들어가는데... 갑자기
엥?
쥐죽은듯 조용해지는거 있지..
우리 총무님이 바위를 그리 겁내는지 오늘 처음 깨달았다.ㅋㅋ
쇠봉으로 만든 안전 테두리 손잡이에 월매나 신경을 집중하는지
왁자지껄 떠들던 시원하고 우렁찬 장군 목소리가 갑자기 쑤욱 들어가버린다~
어찌나 생소하고 낯설던지.... ㅋㅋ
(난 왜이리 솔직한거야?)
뻔한 얘기 따위는 안쓰겠다고 케놓고, 이건 좀 그렇네?
여하튼.. 누구에게는 두렵고 누구에게는 재미나는~ 와이계곡 에어리어에선
더할나위 없이 고요의 맛을 바위타는 맛과 겸해서 느낄 수 있었다.
짜릿함이 주는 신선함...
내가 살아있음을 강력하게 느끼게 해주는 상황
그게 릿지산행의 본질적 기쁨 아니겠나!
그것도 조용한~ 적막 속에서...ㅋㅋ
그렇게 와이계곡 바위를 느끼며 지난 젊은 날과 비교까지 해본다.
산도 그대로이고 나 또한 그대로 이렇게 만났네~
변치않고 묵묵히 지켜주는 이런 자연이 있어 너무도 좋다~
그나저나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었다.
신선대는 사람들이 많아 패쓰~!
퍼뜩 밥먹고~ 남은 산행 어떻게 끝낼까?
그렇다고 이 멀리까지 와서 그놈의 우이암을 놔두고 모른체 갈 수는 없기에
몸이 피곤해도 꾸욱 참고 우이암으로 전진한다.
우이암도 별로 볼거 없이 그렇게 도봉탐방지원센타로 내려가는데...
119대원들이 마구 몰려있네.. 왜?
비탐방지역을 들어간 누군가가 바위에서 떨어져 머리 부분이 깨졌다는데
119대원들이 헬기를 부른다고 한다.
조심해야지.. 진짜 ~ 남의 일 같지 않네?
(헬기 타본 사람만이 느끼는 뭔가가 있다 .ㅋㅋ)
같은 산악인으로써 별일 없기를 바래보며 천천히 하산을 한다.
하산길은 늘~ 행복 덩어리.
내려가 뭐 먹을까하는 생각에 그저 즐겁기만 하다.
먹는 상상만으로 헤벌레 해서 그러다보니 금방 하산을 끝낸다.
도봉탐방지원센타 도착.
그렇게 서울산행 끝내고 ~ 대구로 복귀한다.
주말 이틀동안 하루는 바닷가를 돌고, 하루는 서울 암벽길을 돌았네.
시간이 너무도 짧고 금방 가버린다는 느낌이다.
인생도 마찬가지겠지
왠지 모를 이 허전함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