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18. 일요일
뜻밖의 변수로
충북 단양 만기봉(식기봉) → 도락산
국공의 끈질긴 만류로 도락산으로 변경.
[원래 산행코스] 방곡 삼거리~만기봉~중미산~식기봉~명전 2리
[실제 산행코스]
내궁기~ 도락산들머리 왼쪽 바윗길 ~ 채운봉~ 형봉~
신선봉~ 도락산 정상(965m)~내궁기(약 5키로)
우리나라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날이라 할까?
대단한 책임감에 안타깝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진한 감동을 받기도 했다.
산행기 첫머리에 갑자기 무슨 말일까?
6시. 대구에서 총 13명이 차량 3대로 출발, 군위휴게소 거쳐 아침을 먹고
단양으로 빠져 들머리 "방곡삼거리"에 도착.
날머리에 차 한대를 두고와서 식기봉 산행을 시작한다.
시간은 8:45.
오늘 날이 올해 최고 더운날로 기록된다기에
더위에 바짝 긴장을 하며 들머리로 한참 올라가는데
뒤에서 "빽~ " 하라고 소리가 들려온다. 무슨 일이지?
왠 여성이 내려오는 우리를 향해 사진을 마구 찍고 있다.
기자인가?
알고보니 국공(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이란다. ㅠㅠ
여기는 위험한 비탐방 지역이니 올라가면 안된다고 적극 만류한다.
-_-';;
아이 덴장~ 꾸물대지 않고 5분만 일찍 올랐으면 문제없이 올랐을텐데...
이게 무슨 꼴이냐?
식기봉이 릿지 바윗길이긴하나 비탐방인줄은 새빨갛게 몰랐는데 조져놨다.
가지말라는데 어찌 가겠는가?
다시 내려와 시간끌기 작전으로 차에 배낭을 넣는척 국공이 물러나기를 기다리는데
허얼... 빤히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보통 내려와서 차에 타는 척 하면~ 대부분 국공들은 그런 줄 알고 물러나곤 하자나...
근데, 이분은 놀랍게도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
어떤 지평?
엄청나고도 끈질긴 집중력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선보여 준 것이다.
분위기를 보니 도저히 그냥은 안될거 같아
일단은 차를 타고 나갔다가 한바퀴 돌고오자며 나가는데
환장한다~!
계속 따라오는 것이다.
즉, 말로만 알았다카고 다시 올라갈까봐 어느 산으로 가는 것까지 직접 자기눈으로 확인하려는 것이다.
책임감이 뛰어난건가, 집착 증세가 유별난가, 어쨌든...놀랍지 않은가~?
저런 공무원들은 세무서 쪽에 있으면 세금거두기에는 딱 이겠구만...ㅎㅎ
그나저나 오늘 산행 조져놨다.
대구에서 새벽밥 먹고 이까지 왔는데 이렇게 어설프게 잡히면
오늘은 누구한테 보상받냐?
차량남버까지 찍어놨고, 혹 모르게 슬며시 타고 내려온다면
밑에서 지키다가 과태료 처분까지 하겠다고 기세등등하게 외치는데 . . .
어찌 갈 수 있겠나?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바로 옆 도락산으로 옮긴 것이다
원하든 원치않던 이 상황에선 답이 없었다 .
대신~ 뻔한 도락산이 아니라, 바위타기 도락산이 펼쳐진다.
손마루 형의 노련한 리딩으로 지형, 지세를 잘보고 개척으로 오르는 릿지산행.
캬아~ 이 얼마나 재미있는가 ㅎㅎ
그렇게 즐거이 하루를 바윗돌과 더불어 어울려 노닐었다.
삶의 행복이랄까?
소중한 이들과 이렇게 같이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조그마한 바램 가져보며~
그렇게 도락산 정상을 찍고, 내궁기로 최단거리 하산을 하는데...
옴마야~ 문놈의 계단이 이리도 많냐~
정식 루트로 올라왔다면... 엄청 빼이 쳤으리라~ ㅋㅋ
설악, 지리산만 산이더냐, 높으면 어떻고 낮으면 어떠한가~
늘 자연을 벗하며 그렇게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