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사골 와운마을
2023. 7. 23. 일요일
장맛비가 한참인 때에 "지리산 와운마을"로 향한다.
원래는 보성 "오봉산"을 가려했는데
비로 인해 급변경~!
장마철이라 습한 기운은 있어도~ 그래도 뱀사골이라 덥지는 않다.
비를 맞고 초록초록 더 싱싱해진 나뭇잎들과
하늘에서 연출되는 안개, 구름들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나를 맞이하네.
다행히 비가 안오니 여유롭다.
전국 비예보로 많은 비가 쏟아진다해서 비 맞을 각오하고 왔거든
태고의 생명이 살아 숨쉬는 듯한 분위기에서
내가 신선이라도 된 듯 걸어본다.
"뱀사골"
왜? 어떤 이유로 뱀이 죽은 골짜기라 불리게 되었을까?
한번 알아보까나~
1300여년 전 뱀사골 입구에는 송림사라는 절이 있었고
그 절에선 매년 스님 한명을 뽑아 기도하게 하는 전통이 있었다.
그런데~
기도를 한 다음날 보면 늘 스님이 없어져서 그게 신선이 되는줄 믿고 있었었는데
아무래도 이상한 생각이 들어 스님옷자락에 독을 묻혔더니
다음날 바위에 커다란 이무기가 죽어 있더란다~ ㅠㅠ
(이무기 좀 바보같다. 왜 옷까지 다 삼켰을까? ㅋㅋ)
그동안 사라진 스님들은 이무기의 재물이었던 것.
이후로 이곳을 "뱀사골"이라 부르게 되었고.
이곳에서 재물이 되어진 스님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계곡입구의 마을을 "절반의 신선", "반선"이라 불렀단다.
[아마 이런 내용 모르고 지냈던 사람이 태반일껀데?? ㅋ]
비의 영향으로 우렁찬 계곡 물소리가 원시림과 어울려
하나의 웅장한 작품으로 탄생하며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 낸다.
푸르른 초록이 너무도 기분좋게 만들고, (시각)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흘러내리는 물소리는
뭔가 갈구하듯 부르짖는 느낌. (청각)
물론, 나를 찾았을리는 없을테고~ ㅎㅎ
너두 외로웠더냐... (원래 모든 사물에 진실이 숨어있다~ ㅋㅋ)
촉촉한 공기는 이 모두를 포근하게 안으며~ (촉각)
정다운 아늑함을 연출한다. 어릴적 향수를 자극하니 (후각)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하듯 제각각 내 감성의 미각을 자극하네.(오감의 연결~)
이렇듯 오감을 자극하는 한 폭의 산수화 속, 그 안에서
이 모든 것의 주인공처럼 모든 것을 누리며~ 걷는 내가 있다.
이게 힐링이지 안그래?
세월의 깊이만큼 파여진 계곡 바위들의 모습은
위대한 자연의 힘을 느끼게하는 동시에
그 힘든 과정을 이겨내며 버텨온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나에게 보다 더 열심히 살라고 가르치는 것같다...
그래, 그렇게 자연에서 배운다.
와운골과 뱀사골이 합수되는 지점, "요룡대" 도착.
용이 머리를 흔들며 승천하는 모습 같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인데
여기서 와운마을은 0.7km, 천년송까지는 0.8km남았다.
"와운마을" 유래?
산이 높고 골이 깊어 구름도 누워 간다는 뜻으로 와운(臥雲) 또는 누운골이라 했단다.
경사도 있는 시멘포장길은 걸어보면 꽤 가파르다.
땀 질질 흘리며 조금 걷다보면 나무데크 길이 나오고.
그 앞에는 커다란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부부송'도 있다.
그 주변에는 이쁜 산수국과 빠알간 다알리아, 이름 모를 꽃들...
누가봐도 이 풍경은~ 신선들이 노니는 곳 같다.
이쁘다, 참으로....
천년송 안내하는 팻말 따라 나무계단길 올라가면
와운마을의 명품소나무, "천년송"이 쨘~ 하고 나타난다.
천년인 것을 누가 세어봤겠냐고~ (누군가 그러더라만 ㅋㅋ)
커다란 두그루 소나무가 보이는데
아래가 할매, 위가 할배 소나무라 한다.
뭐 어쨌던간~ 나는 사진이나 찍을란다.ㅎㅎ
천년송 배경으로 인증샷 남기고...
자, 이제 원래의 목적 다했으니 막걸리나 한잔 하러 가야쥐?
청량고추 썰어넣은 간장에 표고버섯전.
그 옆에~ 적당히 삭은 김치가 막걸리의 품격을 높이는 가운데
슬며시 한모금 들이켜보니~
캬아, 세상에 이런 맛이 . . . 더 바랄것도 없다. ㅋㅋ
더 이상의 설명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
그렇게 막걸리 음미하며, 까르페디엠 하다가~
다시 간장소까지 올라간다.
그냥 내려가도 좋지만 기왕 이까지 왔으니 자연계곡을 더 누려야겠지?
점심 맛나게 먹고~ (베풀어 주시는 분들께 늘 고마움 가진다.)
여름철 백미는 알탕~!
뱀사골 멋진 알탕을 행복하게 즐긴 후~ 이뻤던 하루 그렇게 마무리
총 12키로.
생각보다 많이 걸었지만 워낙 길이 좋아서 의미없다.
이 꿉꿉한 장마철에 반가운 분들이랑 알콩달콩한 하루를 누렸네.
너무도 고맙지 아니한가~
그래, 이 힘으로 또 일주일 버텨가야겠쥐?
그나저나, 이날 비는 맞았을까 어땠을까?
앙 갈쳐주지럴~ ㅎㅎ
대신~
행복한 하루는 늘 마지막에 무엇에 의해 완성되던가?
事必歸酒
나머지는 상상에 맡기고~ ㅎㅎ (그나저나 살은 언제 빼겠노...)
좋단다~ ㅋㅋ
뱀사골 입구~
신선길 앞에서~~
좋기만 좋다~ 캬아...
물 한번 봐봐요~ 얼마나 깨끗한가~
천년송 안내길 따라 계단길 오르는데...이것도 꽤 올라간다는~~
이렇게 즐겁게 살아갈래요~~ ^^
요게 다알리아~~!
수국이 탐스럽게 미소짓는다~~
우리나라 꽃(국화), 무궁화~같이 생겼는데...
이쁜 계단길~
이끼가 너무 감성적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