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초파일, 신록의 시기를 넘어 무르익어가는 봄을 즐길 수 있는 모처럼의 공휴일을 맞았습니다만 COVID19의 경계심은 늦출 수 없겠지요. 우울!
오늘 수-목 소설 "전설3 [일루전ILLUSION]제2부 은신"은 민애청의 습격을 받은 고령의 속동 마을에 지서의 경찰 병력을 총동원하다시피했습니다. 그리고 민애청 대원이 막 철수한 고개마루의 숙소에 경찰이 드리닥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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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옥동네의 전설•3
일루전ILLUSION
제2부 은신 (제168회)
14. 창랑 사저 공격 작전-2
일단의 경찰들은 집 바깥 주위 길과 텃밭 주위의 숲이나 비탈을 따라 흩어져 수색하고 있었고, 집 안에는 짚차를 타고 올라 온 경찰과 뒤 따라 온 두어 명까지 모두 대여섯 명의 경찰이 본채와 별채와 뒤뜰을 돌아다니며 들쑤셔댔지만 가족들 외에 어떤 사람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들은 가족들의 결박을 풀어놓고 서장이 가족들을 건넌방 한 곳에 몰아놓고 이 숙소에 나타났던 괴한들에 대하여 심문했다. 서장은 한 순경을 옆에 세우고 심문한 내용을 기록하게 했다. 나머지 경찰은 마루에 쌓여 있는 괴한들의 짐 보따리를 잠시 들추어 보다가 그대로 증거품으로 모두 싸들고 마당에 있는 짚 차에 실었다.
현장 가족들의 말을 통해서 볼 때 그들은 괴한이 공비이거나 공산 테러임에 틀림없다고 단정했다. 이 야산에 공비가 준동할 수는 없을 것이고 대구 부근에서 들어온 테러라고 일단 판단했다. 그런데 이 테러가 무엇을 노렸는가 하는 것은 현장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그들이 순찰 경찰들을 모두 제압해서 포박할 수 있는 무장 병력이었다는 점이 예사롭게 넘길 수 없는 집단이라는 점이었다. 물론 지서에서 순찰 경찰이 비상 전화 보고를 할 때 이미 무장한 집단 테러단이라는 말을 사용했었다.
테러단의 병력은 최소한 5,6 명으로 그 이상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들 중 일부는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했고, 보이스카웃이 사용하는 것을 닮은 포승용 줄을 상당히 확보하고 사용했다는 점을 일단 특징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가족들의 진술에 따라 병력의 일부를 성지산 숲으로 파견했다. 그들은 테러단이 대구 쪽으로 가기 위해 읍으로 갔으리라고는 보지 않았다. 괴한들도 당연히 경계가 심할 것으로 보이는 읍의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합천 쪽은 아예 상상의 선상에 있지도 않았다. 그들은 괴한들이 숙소로 사용하려고 했던 고개마루의 집 주위의 고개 일대, 그리고 성지산 숲속과 속동 마을 안 어디엔가 잠복해 있을 것으로 보고 병력을 분산 시켜 수색하다가 밤이 깊고 어두워 지자 수색의 한계를 느끼고 현장을 철수했다. 이렇게 철수하는 데도 지서장은 도경의 지휘를 받으려고 마을로 내려가 한 밤중에 도경 야간 비상 전화를 이용했다. 도경에서는 꼭두새벽에 고령지서에 도경 경위급 간부 몇이 드리닥쳐 현장 보고를 직접 청취했다.
그들은 이를 남로당 경북 도당이 운영하는 테러단의 짓으로 파악했으나 그 목적이 되는 테러 대상이 무엇인지 판단하지 못했다. 분명코 누군가를 해꼬지하려고 이쪽으로 침투했을 텐데 이 지역에서 누구를 노렸단 말인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침투한 날과 도주한 날이 같은 날로서 하루밤도 묵지 못한 것으로 보아 그들의 목적은 무엇인지는 몰라도 일단 실패해서 철수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들이 순찰 경관의 소총 두 자루를 빼앗아 달아나는 것으로 목표 달성했다고 보지는 않은 것이다. 설마 소총을 획득하기 위해 테러를 동원했으리라는 상상은 되지 않았던 것이다. 혹시 자기들 나름의 설전적 모의훈련이었을까? 아니면 경찰의 경계 태세와 동원 능력을 확인하려고 한 것일까?
현장에 왔던 도경 간부 중 한 명은 후자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그렇다면 그들은 경찰 능력을 어느 정도로 판단하고 돌아갔을까? 그 바람에 실제로 도경의 입장에서 이 지역의 지서 경찰의 능력을 어느 정도로 판단할 수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것은 도경 자체의 자기 검증의 계기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그대로 도경의 미군 고문단에 보고와 함께 자체 정보력과 경계 능력을 판단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도 했다.
-----5월 19일(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