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 ‘민주사회를 위한 지식인 종교인 네트워크’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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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 2년 반 동안 우리 국민은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이태원 참사와 채수근 해병 순직을 비롯한 반생명적인 사건 사고들, 노동자를 조폭처럼 대하는 반노동 정책, 국익을 무시하고 시대착오적인 냉전적 가치를 편향적으로 추구하는 국방 외교정책, 그로 인해 야기되는 안보 불안과 전쟁 위기, 정치화된 검찰의 자의적 기소와 사법부의 독립성 상실로 인한 불공정한 판결이 난무하는 나라에서 우리 국민은 하루하루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마음을 졸여 왔다.
지난 대선에서 겨우 0.73%포인트 차이로 집권한 윤석열의 임기 절반이 지나갔다. 그동안 그의 무도한 행태와 끝없는 실정으로 20%대의 낮은 지지율을 보이다가 급기야 임기초 그를 지지했던 콘크리트 보수 지지층마저 등을 돌려 지지율이 10% 대로 곤두박질 치고 있다. 이것은 정권의 존립 근거가 되는 국민의 신뢰가 사라져 윤석열 정권이 나라를 이끌어갈 동력을 전적으로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 내치와 외교안보의 총체적 위기를 임시방편으로 막고, 온갖 거짓말을 둘러대며 버티기로 일관해온 윤석열 정권의 실체를 우리 국민이 속속들이 간파한 당연한 결과다. 이제 국민은 그가 국민을 섬기는 공복은 커녕, 그의 어깨위에 올라 앉아 국정을 농단하는 아내 김건희의 심복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대통령의 처 김건희는 누구인가? 그는 대통령의 아내가 되기 전에는 경력과 학력 위조,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했고, 대통령의 아내가 된 후에는 명품백 뇌물수수에 이어, 국민이 선출한 공직자가 아닌데도 불법적으로 고위 공직 인사와 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자신은 2022년 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공천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이 전 집권여당 대표의 폭로와 다양한 증언을 통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이미 우리 국민은 지난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에게 패배를 안겨주어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권은 일고의 반성도 없이 민의의 흐름에 오만하게 역행하고 있다. 국회가 의결한 양곡관리법, 간호법, 노란봉투법, 전세사기법, 민주유공자법, 이태원참사 특별법, 측근 비리 특검법 등에 대하여 무차별 거부권을 행사한 그는 방송법 개정안까지 거부하여 진실을 보도하려는 민주 언론을 탄압하고 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삼으려는 야심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평화를 원하는 우리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남북갈등을 끝도 없이 고조시키더니 먼 나라 우크라이나 전쟁터까지 기웃거리며 대한민국을 전쟁 위기의 격랑 속으로 빠뜨리려 하고 있다. 이 와중에 국민의 지지와 신망을 받아온 야당 대표들을 표적으로 윤석열의 정치검찰은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남발했고, 지난 2024년 11월 15일, 선거법 1심 재판부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징역 1년에 2년 집행유예라는 ‘정치적 살해’에 해당하는 선고를 내림으로써 사법부가 독립성을 잃고 정권과 정치검찰의 하수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민무신, 불립(民無信, 不立)”이란 말처럼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데, 이런 재판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재명 대표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온 다음 날, 토요일의 태평로 거리와 광화문 광장에서는 차가운 가을비가 내리는데도 ‘윤석열 퇴진, 윤석열 탄핵!’을 외치는 촛불시민들의 외침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기세가 높았다.
이에 우리 ‘민주사회를 위한 지식인 종교인 네트워크’ 회원들은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돌이킬 수 없는 퇴행의 늪으로 빠져들기 전에 윤건희 정권을 끌어내리는 수밖에 다른 길은 없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 평화와 정의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뜻 또한 그러하고, 이 나라 지성을 대표하는 대학의 교수들이 실명을 내걸며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평화, 인권, 생명 존중과 공생공락을 추구해온 우리 ‘민주사회를 위한 지식인 종교인 네트워크’ 회원 일동은 엄중히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1.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평화’를 지켜야 할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를 저버린, 반민주적, 반민중적, 반민족적, 친일종미 정권의 총책임자 윤석열은 즉시 퇴진하라.
1. 집권여당으로서 무능하고 반민주적, 반민족적인 인물을 대통령으로 앞세워 온 국민을 불안과 근심으로 몰아넣은 국민의 힘 당은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고, 윤석열 탄핵에 앞장서라.
1. 민주당을 비롯한 제 정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조속히 퇴진시키기 위하여 탄핵 발의를 비롯한 모든 수단을 즉시 강구하라.
1. 모든 민주 시민, 사회 단체, 노동 단체들은 일치 단결하여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을 종식시키기 위하여 힘을 모으라.
1. 윤석열 정권의 횡포에 침묵하고 동조해온 기성 언론은 대오각성하고, 모든 언론 기관은 민의에 귀를 기울이며 진실을 보도하라.
2024년 11월 18일
‘민주사회를 위한 지식인 종교인 네트워크’ 회원 일동
이만열(숙명여대 명예교수 전국사편찬위원장, 민사네 원로고문), 이근수(경기대 명예교수), 강정구(동국대 은퇴교수), 조성민(한국교원대명예교수, 민사네 상임고문), 이명재(출판언론인, 민사네 고문), 최자웅(성공회 신부, 민사네 고문), 이철(전 국회의원), 박충구(감신대 명예교수, 민사네 공동대표), 김영(인하대 명예교수, 민사네 공동대표), 임재해(안동대 명예교수), 김규복(예장 통합 목사), 김창규(기독교장로회 목사), 백승종(전 서강대, 튜빙겐대 교수), 최승언(서울대 명예교수), 이태행(공주대 명예교수), 이흥용(건국대 명예교수), 이대남(호원대 명예교수), 조헌정(전 향린교회 담임목사), 유정현(기독교장로회 목사, 민사네 운영위원장), 홍주민(기독교장로회 목사), 김상기(기독교장로회 목사), 이승렬(전 영남대 교수회 의장), 김경일(성공회 신부, 생명평화결사 전 운영위원장), 정갑환(민족문제연구소 중남미위원장, 민사네 대외협력위원장), 이명재(기독교대한성결교회 목사), 김규돈(전 가톨릭 신부, 성공회 신부), 조정환(문학평론가, 출판인), 정종훈(연세대 교수, 민사네 포럼위원장), 김근수(해방신학연구소장, 민사네 편집위원장), 최석진(성공회 신부), 김응교(숙명여대 교수), 손원영(종교평화원 교수), 홍덕진(기독교대한감리회 목사), 이윤홍(서예가)
출처 : 김천일보(https://www.gcilb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