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나쁘면 황달이 나타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정체가 바로 빌리루빈이다. 빌리루빈의 대사는 복잡하다. 앞에서 설명했던 혈액의 흐름, 쓸개즙의 흐름
1) 빌리루빈이란?
빌리루빈은 거의 대부분이 적혈구 성분인 헤모글로빈(hemoglobin)의 대사물이다. 우선, 빌리루빈 대사경로의 시작인 헤모글로빈 대사를 살펴보자.
헤모글로빈의 대사는 지라의 대식세포(macrophage)와 간세포에서 이루어진다. 간세포에서 만들어진 빌리루빈은 쓸개즙의 한 성분으로서 소화관으로 배설되어 변으로서 체외로 버려진다.
2) 지라의 기능
적혈구에는 수명(대략 120일)이 있다. 수명을 다한 적혈구는 지라에 있는 대식세포에 탐식당한다. 적혈구 속에는 산소운반에 있어 중요한 헤모글로빈이 존재한다. 적혈구가 탐식당할 때에는 당연히 헤모글로빈도 대식세포에 흡수된다. 대식세포 속에서 헤모글로빈은 어떠한 운명에 처하게 될까?
그림 9-19 : Hemoglobin에서 indirect bilirubin으로
① 헤모글로빈(hemoglobin)은 heme과 globin으로 분해된다.
② Heme은 철(Fe)과 빌리베르딘(biliverdin), 일산화탄소(CO)로 분해된다.
③ Biliverdin은 다시 빌리루빈이 된다.
Tip
지라의 대식세포 활동이 지나치게 왕성한 경우
적혈구를 차례로 탐식하고 indirect bilirubin을 대량으로 생산한다.
이러한 병태를 나타내는 대표적 질환은 다음의 2가지이다.
• 자가면역용혈빈혈(autoimmune hemolytic anemia)
• 유전둥근적혈구증(hereditary spherocytosis)
이들은 indirect bilirubin 우위의 hyperbilirubinemia를 초래한다.
여기까지의 처리는 지라의 대식세포가 담당한다. 대식세포가 만들어낸 빌리루빈은 물에 녹기 힘든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일명 간접 빌리루빈(indirect bilirubin) 또는 비결합형 빌리루빈(unconjugated bilirubin)이라고도 한다.
3) 지라에서 간으로
지라에서 헤모글로빈은 간접 빌리루빈이 되었다. 대사하는 곳을 간세포로 옮겨서 다음과 같은 처치를 한다. 처치의 내용은 간접 빌리루빈을 쓸개즙에 버리기 쉽게 하는 것이다.
우선, 지라에서 간으로 간접 빌리루빈을 수송할 필요가 있다. 이 수송경로는 지라정맥(splenic vein)과 문맥(portal v.)이다. 그렇다면, 물에 녹기 힘든 간접 빌리루빈을 어떤 방법으로 운반하는가? 그것은 알부민이라는 운반차에 간접 빌리루빈을 실어 혈류에 태우는 것이다.
그림 9-20 : 지라에서 간으로
문맥(portal v.)을 거쳐 굴모양혈관(sinusoid)에 도착한 간접 빌리루빈은 간세포에 흡수된다. 여기에서 간접 빌리루빈에 글루쿠론산(glucuronic acid)을 붙여(conjugation이라고 한다) 물에 녹기 쉽게 한다. 이것을 글루쿠론산 결합(glucuronic acid conjugation)이라고 한다.
그림 9-21 : Glucuronic acid conjugation
글루쿠론산은 마이너스 전하를 띠고 있으므로 빌리루빈이 물에 녹기 쉽게 되는 것이다. 글루쿠론산과 결합한 빌리루빈을 직접 빌리루빈(direct bilirubin), 또는 결합형 빌리루빈(conjugated bilirubin)이라고 한다.
4) 간세포에서 쓸개모세관(Bile canaliculus)으로 이동
빌리루빈은 직접 빌리루빈(direct bilirubin) 상태에서 쓸개모세관으로 보내진다. 그 후 사이관(intercalated duct)을 거쳐 소엽사이쓸개관으로, 마지막에는 ampulla of Vater를 거쳐 샘창자로 배설된다. 결국 빌리루빈은 어떤 경로를 통해 간세포를 통과했는지 살펴보자. 우선, 간접 빌리루빈(indirect bilirubin)이 간세포로 흡수된다(①). 다음으로 간세포 내에서 결합되어 직접 빌리루빈으로 변화한다(②). 마지막으로 직접 빌리루빈이 쓸개모세관으로 보내진다(③). 이상의 3단계를 거쳐 간을 통과한다.
그림 9-22 : Bilirubin의 경로
5) 체질성 황달 Constitutional jaundice
체질성 황달은 선천성 빌리루빈 대사 이상에 의해 혈중 빌리루빈(직접형 또는 간접형)이 상승하는 형태로 용혈, 간세포장애, 쓸개관폐쇄가 관여하지 않는다. 빌리루빈대사에 관여하지 않는 간기능 검사는 원칙적으로 정상이다. 증상은 황달, 즉 고빌리루빈혈증(hyperbilirubinemia)이다. 여기에는 4가지 병형이 있다.
표 9-3 : 체질성 황달의 병형
표 9-3 : 체질성 황달의 병형분류 | Gilbert 증후군 | Crigler-Najjar 증후군 | Dubin-Johnson 증후군 | Rotor 증후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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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연령 | 20~40세 | 신생아 | <40세 | <20세 |
빈도 | 45% | 3~4% | 35% | 15% |
ICG | 정상 | 미시행 | 정상 | 연장 |
BSP | 정상 | 미시행 | 재상승 | 연장 |
간기능 | indirect bilirubin 상승 | direct bilirubin 상승 |
육안소견 | 정상 | 정상 | 흑색간 | 정상 |
조직소견 | 정상 | 정상 | 갈색과립 | 정상 |
장애단계 | ①과 ② | ② | ③ | ③, ①(③이 주원인) |
Crigler–Najjar 증후군, Gilbert 증후군에서는 간접 빌리루빈(indirect bilirubin)의 상승이 나타나며, Dubin–Johnson 증후군, Rotor 증후군에서는 직접 빌리루빈(direct bilirubin)의 상승이 나타난다.
6) 온몸순환에 의해 콩팥으로 이동
샘창자로 배설된 직접 빌리루빈을 장내세균이 urobilinogen이나 stercobilin으로 환원한다. 그 후 대부분이 변으로 배설되지만, urobilinogen의 일부는 작은창자에서 재흡수된다. 간에 도착하면 일부는 간세포에 흡수된 다음 간세포 속에서 산화되어 직접 빌리루빈으로 되돌아간다(창자간순환 : enterohepatic circulation). 나머지는 간세포로 흡수되지 않고 온몸순환을 하게 되는데, 결국 콩팥에 도착하면 요중으로 배설된다.
그림 9-23 : Urobilinogen의 흐름
정상인에서는 요검사를 하면 요중 urobilinogen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Urobilinogen이 많을 때(++)나 전혀 검출되지 않을 때(–)에는 이상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요중 Urobilinogen이 적을 때(-)
소화관에 빌리루빈이 배설되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즉,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소화관에 빌리루빈이 없다.
→ urobilinogen으로 바꿀 수 없다.
→ urobilinogen의 재흡수는 물론 없다.
→ 소변으로 배설되는 urobilinogen이 전혀 없다.
간에서 소화관으로 빌리루빈을 배설할 수 없을 때에는 다음의 3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① 간세포의 간접 빌리루빈 흡수가 안 된다.(그림 9-22의 ①이 안 된다)
② 간세포로부터 쓸개모세관으로의 수송이 안 된다(그림 9-22의 ③이 안 된다).
③ 쓸개관이 폐쇄되어 있다.
①과 ②는 간세포가 커다란 손상을 받았을 때나 체질성 황달에서 볼 수 있다. ③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이다.
그 외, 요중 urobilinogen이 마이너스일 때에는 또 다음과 같은 사항을 생각할 수 있다.
• 콩팥기능상실(renal failure)
Urobilinogen을 콩팥에서 배설할 수 없다.
• 항생제 섭취
항생제에 의해 장내세균이 죽어, bilirubin을 urobilinogen으로 바꿀 수 없다.
여러 가지 원인을 거론하였는데, ③의 쓸개관이 폐쇄되면 요중 urobilinogen이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은 중요하므로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요중 Urobilinogen이 많을 때(++)
직접 빌리루빈(direct bilirubin)의 배설이 증가되고 있다는 것, 즉 빌리루빈의 파괴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적혈구의 파괴urobilinogen을 직접 빌리루빈으로 되돌리기 힘들어지므로 온몸순환을 하는 urobilinogen이 증가하게 되어 요중 urobilinogen이 증가한다.
변의 색
변의 색은 stercobilin의 색이다. 이것이 갈색이면 정상이다. 드물게 변의 색이 회백색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쓸개즙이 배설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변의 색이 하얗다 → 쓸개관폐쇄를 생각한다
Tip
간질환과 요중 Urobilinogen
전격 간염(fulminant hepatitis)에서는 요중 urobilinogen이 저하되고, 간염 초기나 간경변(liver cirrhosis)에서는 요중 urobilinogen이 증가한다.
간질환의 병기 · 병태별 요중 urobilinogen의 양은 외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것만은 꼭 기억해 두자.
• 폐쇄황달(obstructive jaundice)에서는 요중 urobilinogen (-)
• 용혈빈혈(hemolytic anemia)에서는 요중 urobilinogen (++)
7) 빌리루빈 수치가 증가하는 병태
검사에서 빌리루빈 수치가 상승했다면 우선, direct bilirubin과 indirect bilirubin 중 어느 것이 우위인가를 본다.
Indirect bilirubin이 우위라면 용혈빈혈urobilinogen이다.
Indirect bilirubin이 우위인 경우, 요중 urobilinogen을 본다.
요중 urobilinogen (-) ···················· 체질성 황달
요중 urobilinogen (++) ·················· 용혈빈혈
다음으로 직접 빌리루빈이 우위가 되는 질환을 생각해 보자.
쓸개관이 폐쇄되는 질환에서는 직접 빌리루빈(direct bilirubin)이 상승한다. 쓸개관 폐쇄에 의한 황달을 폐쇄황달(obstructive jaundice)이라고 한다. 쓸개관이 폐쇄되면 쓸개모세관(bile canaliculus)이 확장되고 쓸개즙이 굴모양혈관(sinusoid)으로 유출되어, 이 쓸개즙은 굴모양혈관, 간정맥을 거쳐 전신을 돌게 된다. 이때에는, 혈중의 직접 빌리루빈이 증가할 뿐 아니라 혈중의 쓸개즙산도 증가한다. 또 간질환에서는 직접 빌리루빈이 상승한다. 간세포장애에 의해 쓸개모세관이 장애를 받아 micro level에서 굴모양혈관으로 역류가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 체질성 황달 중에서 직접 빌리루빈이 우위가 되는 Dubin–Johnson 증후군과 Rotor 증후군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직접 빌리루빈(direct bilirubin)이 우위인 황달이라면,
- 쓸개관폐쇄와 간질환을 생각한다.
- 쓸개관폐쇄라면 요중 urobilinogen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