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이름 앞에 ‘흰’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게 무척 많다. 이는 대부분 뒤에 붙는 기본종과 달리 꽃 빛깔이 희다는 걸 뜻한다. 적자색 꽃이 피는 꿀풀, 홍자색 꽃이 피는 물봉선, 노란색 꽃이 피는 전동싸리나 씀바귀와 달리 흰꿀풀, 흰물봉선, 흰전동싸리, 흰씀바귀 등은 모두 꽃 빛깔이 희다는 점으로 구분된다. 그중 하나인 흰전동싸리는 콩과 전동싸리속 집안의 한두해살이풀이다. 중앙아시아 원산으로 단양을 중심으로 한 충북과 강원 일대의 도로변이나 하천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풀이다. 높이 60~100cm 정도 곧게 자라며 줄기는 밋밋하고 분백색을 띠며 향내가 난다.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며 갈래잎 3장으로 된 겹잎이다. 갈래잎은 긴 타원 모양 또는 거꿀피침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엉성한 톱니가 있다. 잎을 비비면 향기가 나며 턱잎은 선 모양이다.
6~7월 가지 끝이나 잎겨드랑이에서 길이 3~5cm가량의 총상꽃차례가 형성되고 나비 모양의 흰색 꽃이 다닥다닥 핀다. 잔털이 있는 종 모양 꽃받침은 길이 1.5mm 정도이며 기꽃잎(旗瓣)이 가장 길고 용골꽃잎이 가장 짧다. 기본종인 전동싸리는 모든 점에서 흡사하지만 꽃 빛깔이 노란색이어서 쉬 구분이 된다. 열매는 납작한 달걀 모양 또는 타원 모양 꼬투리 형태로 7~9월에 검게 익으며 안에 1~2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사료용으로 쓸 수 있다지만 그보다는 경관용으로 둔치 같은 곳에 군식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콩과식물이니 뿌리혹박테리아를 통해 질소를 고정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부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글/사진 : 정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