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8. 토요일
통영 장사도 까멜리아해상공원 & 근포땅굴
결전의 날이 밝았다.
오늘은 어머니를 모시고 섬으로 떠나는 날
어머니와 작년 2023. 5. 13. 노도(문학의 섬)에 다녀온지 꼭 1년째다.
아들로서 평생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大意'를 내세우고 준비해봤다.
실은 내가 어머니께 받은 사랑이 너무너무 큰 것에 비해
내가 해드리는 사랑은 너무도 미혹해서 속상할 정도이다.
보란듯이 며칠간 머리를 써봐도 답이 잘 안나왔다.
어머니 건강상 1박2일 여행은 힘들 것이다. (나는 무지무지 가고픈데)
그렇기에 가깝게 갔다올 수 있는 섬은 거제, 통영에 있는 섬들 뿐일 것이고
통영의 섬들이 몇개나 될까 한번 찾아봤다.
과연 통영에 섬들(이름이 그나마 있는 것들)이 몇개나 될까?
놀라지 마시라~!!
그냥 대략 섬 이름만 나열해 보겠다.
비진도, 매물도, 소매물도, 욕지도, 연화도, 장사도, 두미도, 수우도, 지도, 우도,
추봉도, 추도, 미륵도, 저도, 학림도, 곤리도, 오비도, 오곡도,만지도, 연대도,
외도, 내도 등등 대략 서른개 넘더라.
각설하고, 그 중에 눈에 들어오는 마땅한 곳이 없다.
나름 한참을 괜찮은 곳 물색하다 보니 '장사도'가 튀어나온다.
그래 여기로 가자~!
장사도 까멜리아해상공원 ('동백'을 의미하는 까멜리아)
근포항을 이용하여 들어가면 10분, 통영항을 이용하면 50분이 소요되는 곳이다.
장사도유람터미널(근포항)은 대구에서 약 3시간 거리.
예약시간은 10:30, 12:00, 13:30, 15:00 이렇게 있는데 가장 적합한 시간대는 12시
대략 거리와 시간이 정해졌고, 요금은 뱃값 22,000원에 입장료 8,000원.
생각보다 많이 비싸다. 그래도 떠나는거다.
잠이 잘 올리 없잖은가~
일찍부터 누웠지만 잠 설쳐대다 새벽오기 전부터 일어나
계획대로 김밥 사서 어머니댁에 들러 모시고 출발한다.
새벽공기는 좋기만 하고, 조용한 고속도로는 은근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남도의 봄 경치는 말없이 아름답기만 하다.
아들과 엄마는 떠들기에 바쁘고~ ㅋㅋ
그 멋진 경치를 제대로 감상했을까나?
어데~! 그럴리가... ㅎㅎ
이런저런 수다떨다 보니 금방 근포항에 도착.
옴마? 멀다고 왔디만 그리 멀지는 않네.
시계는 9시 반을 가르킨다. 너무 일찍 와버렸다.
항만사에 밝은 얼굴로 12시 예약을 10:30으로 슬며시 땡겨 바꾸고~
'까멜리아호' 타고 들어가니 10분만에 쓱 들어간다.
근데, 금액에 비해 너무 짧은 거리 아냐?
날씨도 좋고, 아들과 같이 여행가니 더할나위 없이 좋다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내가 더 큰 쾌감에 젖어든다.
그래, 이 기분이지~!
알지?
아들 마음은 오늘 하루만큼은 어머니가 이세상 모두의 주인공이고
무조건 최고의 즐거운 날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
평소 아들혼자 좋은데 다 다니고 하면서
혼자 계신 어머니를 옳게 못 돌봐드렸는데 오늘 이걸로 만까이~ 쫌 하는거다.ㅋㅋ
장사도는 시간제한이 있는 섬. 2시간 이내로 돌아봐야 한다.
나름 신경쓰여서 어머니 모시고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데
예상밖으로 잘 걸어 주시는 어머니~!
마치 어린소녀처럼 쌕쌕거리며 잘 걸어주시는 어머니가 너무너무 고마웠다.
앗싸~ 이러면 내가 더 신나지~!
"아들아, 이 식물들 봐봐라, 차암 이쁘게 잘 가꿔놨네~?"
어머니 말씀대로 온갖 식물들을 관광하기 쉽도록 이쁘게~ 잘 가꿔놨는데...
비싸지만 한번은 둘러볼만 했다. 입장료(8천원) 비싼 이유가 다 있다니까 ㅎㅎ
이쁜 자연을 배경으로 두고 어머니를 모델로 해서
사진을 얼마나 많이 찍었는지. .. 신명나서 많이두~ 남겼다
남는게 사진이잖어~ ㅎㅎ
찍을땐 좀 힘들어도~ 잘된 사진 보면 너무 즐겁고, 대신 ~!
어느것을 살리고 어느것을 죽여야하는지, 제일 괜찮은 건 어느것인지
고르는 그 과정이 너무 힘들뿐.
장사도 한바퀴 천천히 도는데 2시간이면 되지만, 그래도
여유로이 차 한잔하고 정서적 휴식을 누리기 위해 3시간 주어지면 적당할것 같다.
장사도 관광 순서는
미인상, 분재원 전시장, 무지개다리, 장사도 식물온실(옥상), 섬마을 가옥,
동백숲길, 야외공연장(여기서 멋진 음악 듣는다), 부엉이 광장(전망대), 교회,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 구경, 출항지 이정표로 다 둘러보며 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동백숲길 너무 이뻤다.
장사도 돌고 나와 근처 "근포땅굴"도 들러본다.
여기까지 와서 볼 수 있는건 다봐야지~ ㅋ
꽤 유명한 곳인가, 사람들 줄이 만만찮네?
보니~ 사진하나 찍으려고 연인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네.
얼떨결에 우리 모자도 한번 찍고 나온다.
근포땅굴 나오는 길에 소금빵 하나 맛보고,
친절한 "윤식당"들러 멋진 피날레를 장식한다.
그래 여행은 이맛이지~ 캬아...
대구 오는 길에 생각해본다.
다음번에는 1박2일에 도전해보리라고~
모르겠다
1년에 한두번 어머니 모시고 떠나는 것을 얼마나 오래오래 지켜낼지~
그래도 어떻게든 꼭 해낼 것이다.
어머니와 떠나는 여행은 늘~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