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제가 2018년부터 작성해 온 글로써, 매년 조금씩 교정하여 다시 올리고 있습니다.]
교만을 성경적으로 정의를 하자면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입니다. 하지만 항상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도록 프로그램이 된 우리는 그것이 뭔지, 왜 잘못되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교만은 하나님께서 물리치시는 것이기에 그것이 무엇인지 반드시 깨달아 내 생각에서 쫓아내야 합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말입니다.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은 이기심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이기심은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으로, 반드시 잘못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세상은 이기심으로 인해 발전돼 왔거든요. 산업혁명 및 첨단 기술의 발달은 인류가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다 보니 실현 가능했던 것들입니다. 반면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은 자기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발전을 막기도 합니다. 변화와 발전은 자기를 내려놔야 가능한 것인데 자기로 충만한 사람이 변화를 추구할 리 없기 때문입니다.
교만과 겸손이란 말은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조금 쉬운 표현과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은 어떤 주제의 대화라도 결국 자기 얘기로 바꾸는 재주가 있습니다. 생각이 자기 자신으로 충만하기 때문에 무슨 얘길 해도 결국 자기에게 대입해서 자기 얘기로 바꿉니다. 그리고 잘 삐집니다. 자기가 너무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왜 삐졌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이유로도 삐집니다. 같은 이유로 상처도 잘 받고요. 남을 섬기는 법도 없습니다. 받는 데만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절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습니다. 그것이 성경에 반대된다 하더라도 자기로 충만한 사람에겐 자신의 경험이 진리이기 때문에 끝까지 밀어 붙입니다. 또 시간을 잘 안 지킵니다. 자기가 할 일이 있으니 상대방은 기다리든 말든, 사실상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남의 말도 잘 끊습니다. 남이 말하고 있을 때에도 자기가 할 말만 생각 하거든요. 자기 말과 자기 생각이 더 중요하니까 남의 말은 잘 듣지도 않습니다. 굉장히 작은 세계를 사는 사람이지요. ‘자기’라는 한 사람만이 존재하는 세계.
그런데 신기하게도 자기로 충만한 사람들은 남의 시선을 엄청 신경 씁니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일지 등등, 남을 엄청 의식하는데 그 이유는 상대방의 의견이 중요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눈에 자기가 어떻게 비칠지 엄청나게 신경이 쓰여서 그렇습니다. 결국은 남을 의식하는 이유도 자기로 충만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엄청 부끄러움을 타기도 합니다. “자기”가 어떻게 보일지 너무 걱정이 되니까요. 겉과 속이 다른 가식과 위선으로 치장하고요. 진심, 본질, 의미, 가치, 이런 것들은 개나 줍니다.
반면 겸손한 사람은 자기에서 눈을 땐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눈은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성경적인 겸손의 정의는 하나님만 의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 경험이든, 니 경험이든, 인간의 경험을 중요시 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 중시합니다. 하나님만 의식하니 종종 오만해 보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비위를 맞추려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기도 합니다. (실상은 진리가 그들의 육신을 건드리는 것이지요.) 타인에게 마땅히 받아야 할 대우를 받지 못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자라는 정체성이 있으니 사람들이 어떤 대우를 하든 겸손한 자에겐 별 의미가 없습니다. 칭찬을 들어도 마찬가지고요.
교만한 사람들이 중요시 하는 것은 겉모습입니다. 허울과 껍데기요. 겸손한 사람들이 중요시 하는 것은 알맹이입니다. 본질과 가치... 교만한 목회자는 어느 교단에 속했는지, 성도가 몇 명인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반면 겸손한 목회자는 자신이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신 바로 그 일을 하고 있는지 항상 자문합니다. 겸손한 성도는 자기 자신을 변화시켜 제자로 성장하길 갈망합니다. 교만한 엄마는 자신의 자녀가 주변인들에게 칭찬 듣기를 바라고 겸손한 엄마는 자신의 자녀가 하나님의 뜻 가운데 있기를 바랍니다. 교만한 학생은 시험 점수를 중시하고 겸손한 학생은 자신이 무엇을 배웠는지를 중시합니다. 교만한 직원은 어떻게 하면 승진할까 생각하고 겸손한 직원은 어떻게 더 잘 섬길까를 생각합니다.
대충 감이 잡히시지요? 교만한 사람은 자기로 충만하고 겸손한 사람은 성령으로 충만합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겸손한 사람들을 높여주실 밖에요. 다만 시간이 좀 걸린다는 점이 있는데 겸손한 사람들에게 시간은 아주 좋은 친구이기 때문에 그것도 별 상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