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제가 2018년부터 작성해 온 글로써, 매년 조금씩 교정하여 다시 올리고 있습니다.]
농사를 짓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내가" 씨를 심어야 하고, 잡초도 뽑아야 하고, 때가 되면 추수도 해야 합니다. 내가 할 일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생명이 들어있는 씨를 창조할 수 없으며 하늘에서 비를 내릴 수도 없고 햇볕을 쬐어 줄 수도 없습니다. 농사는 하나님의 일하심이 없이 불가능한 작업입니다. 하나님이 하십니다. 그런데 농사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고 설명할 때 "그러면 내가 할 일은 없단 말입니까?"라고 질문하는 농부는 없습니다. 하나님이 하시지만 자기가 심고, 가꾸고, 거두어야 한다는 것은 모든 농부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아이를 낳는 일도 정말 신비합니다. 부부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 태아가 수정됩니다. 그 과정을 의학 프로 같은 데서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하나님의 창조 원리에 따라 생명이 잉태되는 과정이란, 정말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놀랍습니다. 하나님께서 다 하시는 일입니다. 태아는 엄마 배 속에서 무럭무럭 자랍니다. 엄마가 양분을 어떻게 공급하느냐에 따라 태아의 크기가 조금은 달라지겠지만 태아가 발달하는 과정은 하나님의 법칙에 따라 진행됩니다. 여기에는 엄마의 태가 반드시 필요하고 이것은 인공 수정을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생명을 창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경우에 "가만히 있어도 아이가 임신 될까요?"라고 질문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임신한 여자가 "저는 제2의 동정녀 마리아에요!"라고 한다면 누가 믿겠습니까?
이렇듯 자연적인 이치에 따라 생각하면 어렵지 않은데 영적인 성장이나 변화에 대해서는, 너무 오랫동안 종교적인 생각을 해서인지 생각이 양극단으로 치우치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오직 나에게 달렸다'는 생각과 또 하나는 '하나님께서 다 하시므로 내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앞의 것은 '믿음'에 치우친 것이고 뒤의 것은 '은혜'에 치우친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말하는 믿음은 하나님께서 이미 다 이루어 놓으신 것에 대한 나의 긍정적인 반응이며 하나님께서 이미 다 이루어 놓으신 것이란 바로 은혜입니다. (참고도서 ‘은혜와 믿음의 균형 안에 사는 삶’)
예수님도 배우셔야 했듯이(눅 2:52) 우리도 영 안에 이미 가진 그것을 말씀과 기도를 통해 밖으로 꺼내는 과정, 즉 생각을 새롭게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여기까지 설명하면 "그럼 어차피 똑같네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경우는 아마도 '이미 다 가졌다'는 말을 ‘내 쪽에서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는 뜻으로 들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이렇게 직접 질문을 하진 않았더라도 머릿속에서 이러한 질문을 한두 번 해 보셨을 것입니다. 당연합니다. 그것이 바로 생각을 새롭게 하는 과정, 다시 프로그래밍을 하는 과정에 일어나는 질문들입니다.
내 안에 완벽한 영이 들어오려면 나의 회개와 믿음이 필요하지만 내가 성령님을 창조할 순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가만히 있으면 구원받지 못하듯이, 영의 영역에 있는 그 모든 구원의 유익들이 가만히 있는데도 혼의 영역으로 저절로 내려오진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구원은 받았으나, 구원받지 못한 사람보다 더 육신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바로 말씀을 묵상하며 생각을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회개의 원뜻). 전과 다른 점은 전에는 의무적으로 말씀을 읽거나, 말씀을 읽는 것에 대한 보상으로 하나님께서 축복을 하신다고 믿었다면 지금은 '그 모든 축복이 내 안에 이미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어마어마한 차이입니다.
이미 그 모든 것이 내 안에 있지만 그것을 막고 있는 나의 육신적인 생각들이 존재합니다. 이것을 치워버리는 일도 내 일이지만 성령님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됩니다(고후 3:18). 쉽게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전화를 걸 때, 통신사가 이미 구축해 놓은 시스템을 통해 전화를 겁니다. 그래도 전화를 거는 사람은 나입니다. 내가 전화를 걸지도 않았는데 전화가 걸리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그 모든 과정, 송신탑을 세우고, 전파를 만들어 놓고, 나에게 전화번호를 부여하고, 서로 통화가 되게 하는 이 모든 과정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통신사에서 이미 다 했습니다.
"그럼, 나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되나요?"
"전화를 개통하고 전화를 거셔야죠!"
물론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말입니다.
전화를 개통하는 것이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이고 전화를 거는 것이 생각을 새롭게 하는 것이라고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예수님을 영접하고 생각을 새롭게 하는 것에는 돈이 안 든다는 것만 다르겠지요. (요즘은 성경 앱도 무료니까요)
한 가지 더 설명 드리고 싶은 것은 과거에도 말씀을 많이 읽고 기도를 많이 하신 분들 중에서,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생각이 새롭게 되지 않았던 것을 경험하셨을 겁니다. 아니면 일 년에 성경을 10독했다는데도 너무나 고집이 센 장로님, 권사님들, 혹은 목사님들, 얼마나 많습니까? 하루에 무조건 몇 장을 읽고 어느 정도 시간 동안 무조건 기도를 한다고 생각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묵상이라는 과정이 필요하고 내 생각을 내려놓는 겸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묵상이 바로 생각을 새롭게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읽어 놓은 게 있어야 묵상을 하지요. 그러니 성경을 읽는 것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도 역시 바른 기도를 해야겠습니다.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면 당분간 방언으로 기도하시길 권해드리고 우리말로 하는 기도는 뭘 해 달라는 것보단 하나님께서 이미 이루어 주신 것에 대해 찬양하는 기도가 좋겠습니다.
"구원"이나 "기도" 같은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질문이 있으시거나 더 정리를 하기 원하신다면 아래 소개한 책들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이 책들은 아주 기본적인 책 들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새 신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들입니다.
1. 영혼몸
2. 은혜와 믿음의 균형 안에 사는 삶
3. 더 좋은 기도 방법 한 가지
이 책들은 말씀으로 가득하고 성령님의 지혜로 가득한 책들입니다. 모두 제가 번역했는데 번역을 하는 동안에도 생각이 엄청나게 많이 새롭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일독을 권합니다. 이미 읽으신 분들은 또 읽으셔도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