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이 지나면 닷새 연휴가 되는 민족 명절의 황금 시즌이 시작됩니다. 이미 명절 귀성 때면 통행이 힘들기 때문에 성묘는 미리미리 해버리는 분들도 적지 않은 듯합니다. 저도 이미 서둘렀습니다만. 아마도 오늘 내일에 앞당겨 귀성하시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되면 정작 연휴기간에는 귀성 인파가 다소 완화될 수도 있겠습니다.
수목 소설 "전설3 [일루전ILLUSION]제3부 건국과 단정반대"는 매리가 영수학원의 국어과 강사로 취업이 결정되어 겨울방학을 마감했습니다. 다시 개학이 되고 신학기가 시작될 이른봄을 맞아 새학기에 맞춰 강의교재를 선택하려고 서점에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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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고요 최지훈 작
왜옥동네의 전설•3
일루전ILLUSION
제3부 건국과 단정 반대 (제6회)
1. 심문모와 전매리-6
그 참고서를 채택하기 위해서 시내 서점가를 돌면서 참고서들을 살피는데 중앙통으로 라우드 스피커로 “서◯◯ 선생을 제헌국회에 보냅시다. 기호는 삼번 작대기 세 개. 작대기 세 개의 서◯◯ 선생을 국회로! 애국지사 서◯◯ 선생은 기호가 삼번. 작대기 세 개입니다.”하고 외치면서 스리쿼터 트럭이 도로 한 가운데로 천천히 지나가면서 전단지를 뿌리고 있었습니다. 어디서 몰려나나왔는지 조무래기 아이들이 그 비라를 주우려고 트럭 뒤를 쫓아가면서 엎어지고 밀고 하면서 땅바닥에 흩어진 선거 홍보 비라를 주웠습니다. 그 아이들을 뒤따르듯이 그 선거 운동차량 뒤를 일단의 남자 중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따라가면서 맞장구치듯이 외쳐대는 소리는 “단정을 반대한다! 총선을 반대한다! 단정을 위한 총선은 나라를 쪼개는 짓이다. 나라는 인민의 나라로! 친일반동 분자들의 세상을 분쇄하자! 독립 조선은 인민의 나라로!”하고 외치며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책을 고르다가 말고 그러한 일단의 기이한 행렬을 내다보면서 저 학생들은 누가 조직해서 내보냈을까 생각했습니다. 도당에서 저렇게 조직했나 하고 짐작해보았지만 그 전날 만난 곽 선생도 그런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총선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어떻게든지 이 총선이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적극적인 방해 공작이 필요한데 대책이 서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하던 것을 기억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서점 문턱에 서서 바깥을 내다보고 있는데
“전 선생님 아니십니꺼?”
하고 내 앞에 웬 남자가 막아서듯이 다가섰습니다. 심문모 목사였습니다.
“아니, 심 목사님? 여기 책 사러오셨어요?”
“예, 성경 주석서가 우리말로 번역된 것이 새로 발간되었다고 해서요.”
“아아, 그러시구나. 들어가보세요. 저도 책을 막 둘러보던 참이었거든요.”
“그러면 나가시던 길이었군요.”
“아 예, 그렇습니다. 들어가보세요. 목사님.”
제가 문 앞을 막고 서 있었기 때문에 그가 들어설 수 있도록 몸을 비키면서 문밖으로 발을 내디뎠습니다.
“아, 괜찮습니다. 책이야 나중에 봐도 되니까 시간이 되시면 잠시 어디 차라도 한 잔씩 나누실 수 있겠습니까?”
“저는 지금 가야할 곳이 있어서예.”
“잠깐이면 될 텐데. 제가 좀 여쭈어볼 말씀이 있어서요.”
“다음에 약속을 정하면 안 될까예? 제가 요즘 직장을 새로 정해서 시간 맞춰 들어가봐야 하거든예.”
“하아, 그러십니까? 어떤 직장이신데요?”
“학원입니더. 지금 하교하고 있는 중학생들이 바로 학원으로 등원하는 때가 돼서요.”
“그렇겠군요. 무슨 학원입니까? 수학? 영어?”
-----9월 16일(목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