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일기- 8, 비양도가 보이는 협재해변
22, 02, 15
바람이 분다.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세차게 불어대는
협재해변에서는 모든 것이
춤을 추는 듯 전후좌우로 흔들렸다.
거친 숨소리를 내는 소나무숲이나
길게 도열하고 서 있는 키다리 나무나
춤을 추지 않을 수 없는 듯 했다.
해변에 저녁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은
바닷바람에 떠밀려 달리고 있었다.
밀려오는 파도도 따라서 춤을 춘다.
제주가 좋아서 여행 왔다는 아가씨들도
겨울 옷차림에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해서 새까만 눈만 보였다.
건너편 비양도는 손에 닿을 듯 가까운데
일렁이는 파도는 성난 듯이 소리친다.
비양도 위로 떨어지는 노을이 그리도
아름답다는데 하늘도 한껏 찌푸렸다.
제주도의 날씨는 심술궂은 사람처럼
여행자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았다.
파도로 인해 건너편 비양도에 가보지 못하고
아름답다는 낙조도 보여주지 않으니
다음에 다시 오라는 말인가 보다.
그래도 먼 바다는 쪽빛,
얕은 바다는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는 제주의 바다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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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굴라의 이야기
제주 일기- 8, 비양도가 보이는 협재해변
아굴라
추천 3
조회 109
22.03.10 21:3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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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짙푸른 수평선 앞에 나를드러내기보단
꼭꼭 감싸주는 산을 더 좋아했습니다
어머나 !! 바다도 정말 좋구나~~~
생각하게 해준곳이 제주 바다였고 둘레길이었습니다
오늘 제주도로 떠나는 지인이 부러웠는데
여기서 협재 해변을 만나네요 ㅎㅎ
고맙습니다.
우리 강산 , 어디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고
갈 때마다 즐겁지 않은 곳이 있을까요 만...
특히 제주도는
사시사철 언제나 좋은 곳이잖아요?
바람 불어 좋고, 바다가 잔잔해서 좋고,
올레길이 있어 걷기 좋고...
잠시 머물다가 왔지만 또 가고 싶은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