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쉬운 성경 이사야 22장 1 - 8절
1 이것은 '이상 골짜기'에 관한 경고의 말씀입니다. 너희 백성에게 무슨 일이 있기에 모두 지붕에 올라가 있느냐?
2 이 성은 소란스러웠던 성, 떠들썩하고 요란했던 성이다. 너희 백성은 칼에 죽은 것도 아니고 전쟁으로 죽은 것도 아니다.
3 너희 지도자들은 다 달아났고, 모두 멀리 도망쳤으나, 활 한번 쏘아보지 못하고 모두 사로잡혔다. 너희 가운데 남아 있는 자들도 결국 모두 사로잡히고 말았다.
4 그러므로 내가 말한다. '모두 물러나라. 혼자 울게 나를 내버려 두어라. 나의 가련한 백성이 멸망했다고 나를 위로하려 들지 마라.'
5 주, 곧 만군의 여호와께서 특별한 날을 정하셨다. 그때에 소동과 혼란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이상 골짜기'에서 서로를 짓밟을 것이다. 성벽은 무너지고 백성의 울부짖는 소리가 산까지 퍼질 것이다.
6 엘람 군대는 화살통을 메고 전차와 기병대가 함께 공격할 것이다. 기르 군대는 방패를 준비할 것이다.
7 너의 아름다운 골짜기에는 전차들로 가득 차고 성문에는 기병대가 진을 칠 것이며,
8 유다를 지키는 방어선이 무너질 것이다. 그날이 오면, 예루살렘 백성은 '무기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무기에 의존할 것이다.
<묵 상>
이사야 22장은 예루살렘에 대한 심판 예언을 담고 있습니다. 먼저 1-14절까지는 예루살렘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교만하고 타락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럼으로써 멸망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본문에서는 예루살렘을 '이상 골짜기'로 묘사합니다. 그들의 교만과 회개의 부족이 어떻게 하나님의 심판을 가져오는지를 상세히 묘사합니다.
1. 예루살렘에 관한 경고(1-8절)
"이것은 '이상 골짜기'에 관한 경고의 말씀입니다. 너희 백성에게 무슨 일이 있기에 모두 지붕에 올라가 있느냐?"(1절) ‘이상 골짜기’는 ‘예루살렘’을 가리키는 상징적인 이름입니다. 예루살렘은 영광과 예언의 도시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이사야는 이를 '이상 골짜기'로 표현하여 그들의 교만과 영적 어두움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골짜기'는 다윗 성이 있는 산기슭에 만들어진 힌놈 골짜기, 기드론 골짜기에서 시작된 듯합니다. '이상'은 그곳에 선지자의 거주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도성 예루살렘은 '시온 산'이라 불렸습니다. 이는 '산'과 '골짜기'의 대조를 통해서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예루살렘은 '시온 산'이라 불렸음을 생각할 때 '이상 골짜기'라는 이름은 경멸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산은 높은 곳에서 먼 데까지도 전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어두운 골짜기에서는 아무것도 내다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상'에 관한 한, 예루살렘은 골짜기와 같다는 의미입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그 이름을 통해 풍자하는 것은, 미래를 예측하는 시력을 상실한 예루살렘은 임박한 재난 앞에서도 회개하기는커녕, 기쁨으로 소동하며 서로 어지럽게 뒤얽혀 있는 모습만을 연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루살렘은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경솔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한 예루살렘에 대한 경고의 말씀인 것입니다.
여기서 '너희 백성에게 무슨 일이 있기에 모두 지붕에 올라가 있느냐?'는 물음은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조롱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예루살렘 백성들이 떼를 지어 지붕에 올라감은 아마도 적군의 모습을 지켜보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본문의 가장 일반적인 역사적 배경은 B.C 701년에 있었던 앗시리아 군대의 예루살렘 포위와 유사합니다. 당시 산헤립은 히스기야로부터 상당한 양의 공물을 받고, 그의 군대를 철수시켰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이 성은 소란스러웠던 성, 떠들썩하고 요란했던 성이다. 너희 백성은 칼에 죽은 것도 아니고 전쟁으로 죽은 것도 아니다."(2절) 예루살렘 백성들은 적의 위협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승리를 축하하듯이 잔치를 벌이며 즐거워했습니다. 이사야는 이들이 위기를 외면하고 자신의 힘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경솔하게 행동하고 있음을 비판합니다. 여기서 '이 성은 소란스럽고, 떠들썩하고, 요란했다'고 묘사합니다. 이것은 예루살렘 성읍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 소동은 기쁨과 안도감에서 촉발된 것입니다. 백성들은 퇴각하는 적군을 바라보면서 모든 위협이 사라진 양, 자만하여 허랑방탕한 환락에 도취되었습니다. 그들은 마땅히 하나님께 돌아왔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반응은 전혀 실망스러웠습니다. '요란하다'는 말은 헛된 자만에서 분출되는 득의양양한 기쁨을 나타내는 모습을 의미합니다.
"너희 지도자들은 다 달아났고, 모두 멀리 도망쳤으나, 활 한번 쏘아보지 못하고 모두 사로잡혔다. 너희 가운데 남아 있는 자들도 결국 모두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러므로 내가 말한다. '모두 물러나라. 혼자 울게 나를 내버려 두어라. 나의 가련한 백성이 멸망했다고 나를 위로하려 들지 마라.'"(3-4절) 여기서 '너희 지도자들은 다 도망쳤고... 결국 모두 사로잡혔다'는 것은 백성들을 지켜야 할 지도자들이 오히려 제 몸을 보전하기 위해 모든 활동을 내팽개쳤습니다. 그리고 도망치다가 잡혀서 포로가 되어 결박을 당했다는 의미입니다. '활 한번 쏴보지도 못했다'는 것은 아예 저항을 포기했다는 의미입니다. 예루살렘의 미래가 이러하므로 이사야는 환락에 도취되어 있는 백성들 한가운데서 눈물을 흘립니다. 그는 어떠한 위로도 거부한 채 실컷 울기만을 소원합니다. 이상을 결여한 시대에 이사야는 얼마나 특이하고 외로운 존재인지! 그는 모두가 잠든 밤 홀로 깨어 어둠을 응시하며 모두가 기쁨에 들떠서 떠들썩할 때 홀로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이사야는 백성을 향해 선포하는 자이며, 동시에 백성과 그 운명을 함께 맞이해야 하는 자입니다. 이사야의 눈물은 백성의 고난에 참여하려는 그의 애끊는 가슴에서 흘러내리는 것입니다.
"주, 곧 만군의 여호와께서 특별한 날을 정하셨다. 그때에 소동과 혼란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이상 골짜기'에서 서로를 짓밟을 것이다. 성벽은 무너지고 백성의 울부짖는 소리가 산까지 퍼질 것이다."(5절) 그때에 소동과 혼란이 일어나면서 두 소리가 들립니다. 먼저 들리는 소리는 적군의 공격을 받아 성벽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요. 다른 하나는 그때 짓밟힘으로 인해 살려달라는 백성들의 비명 소리입니다. 그 소리가 예루살렘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에서 메아리쳐 울립니다. '울부짖는 소리'는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도움을 구하는 간절한 부르짖음입니다.
"엘람 군대는 화살통을 메고 전차와 기병대가 함께 공격할 것이다. 기르 군대는 방패를 준비할 것이다. 너의 아름다운 골짜기에는 전차들로 가득 차고 성문에는 기병대가 진을 칠 것이며, 유다를 지키는 방어선이 무너질 것이다. 그날이 오면, 예루살렘 백성은 '무기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무기에 의존할 것이다."(6-8절) 예루살렘 성을 포위하여 공격하는 앗시리아 군대 중에 주도적인 두 나라가 진술됩니다. '엘람'과 '기르'는 산헤립 당시 이미 거대한 앗시리아 제국의 속국으로 편입되었습니다. '엘람'은 바빌론 북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활을 잘 쏘기로 유명했습니다. '기르'는 코카서스에서 발원하여 카스피해로 유입되는 큐로스 강에 근접한 지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은 '아람 사람의 기원지', '아람 사람이 포로로 잡혀온 곳'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엘람'과 '기르'는 각각 페르시아와 메대 대신 사용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두 나라로 대표되는 앗시리아 군대의 위용은 곧 궁사들과 전차 부대와 기병대와 보병대로 구성됩니다. 예루살렘을 둘러싸고 있는 골짜기마다 적들의 병거가 가득하고, 성문 앞에는 마병들이 정렬해 있는 일촉 즉발의 상황에서 예루살렘의 운명은 풍전등화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유다를 지키는 방어선이 무너질 것이다'는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도무지 깨닫지 못하는 유다 백성들의 무지를 하나님께서 깨우쳐 주시는 것을 의미합니다. 백성들은 그제야 자기들이 얼마나 위급한 상황 속에 놓여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깨달음이 그들을 하나님 앞으로 이끌어 회개하도록 하는데 까지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무기를 의존할 것이다'는 그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이 무기 창고에 보관해 두었던 병기를 꺼내 들었다는 의미입니다.
<오늘의 기도>
만군의 여호와 아버지 하나님! 하나님의 말씀이 이상과 환상 중에 특별하게 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영혼이 어두워져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함을 용서하옵소서. 어둠에 사로잡혀 있어 하나님의 말씀이 희귀해지는 이 시대에 하늘이 열리며 하나님의 말씀이 나에게 특별히 임하고, 여호와의 권능이 내 위에 머물러 주옵소서. 예루살렘과 하나님의 백성에게 닥친 비극적인 상황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임을 알게 하옵소서. 이제라도 속히 회개하고 신앙을 회복하도록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게 하옵소서. 다시금 하나님의 은혜를 회복하고, 모든 일에서 하나님을 먼저 찾고, 하나님만 의지하며, 하나님께만 의뢰하는 자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