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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문> 쉬운 성경 이사야 37장 1 - 13절
1 히스기야 왕도 그 말을 듣고 자기 옷을 찢었습니다. 그는 너무나 슬퍼서 베옷을 입고 여호와의 성전으로 갔습니다.
2 히스기야는 왕궁 관리인 엘리아김과 서기관 셉나와 나이든 제사장들을 이사야에게 보냈습니다. 그들은 모두 베옷을 입고 이사야에게 갔습니다. 이사야는 아모스의 아들로서 예언자였습니다.
3 그 사람들이 이사야에게 말했습니다. "히스기야 왕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은 슬픔과 심판과 부끄러움의 날이오. 마치 아이를 낳을 때가 되었는데도 아이를 낳을 힘이 없는 임신한 여인과도 같소.
4 앗시리아의 왕이 랍사게를 보내어 살아계신 하나님을 조롱했소.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도 그 말을 들으셨을 것이오.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들으신 말에 대하여 심판을 내리시기를 원하오. 그러니 살아남은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기도드려 주시오.'"
5 히스기야 왕의 신하들이 이사야에게 오자
6 이사야가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들의 주인에게 이렇게 전하시오.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네가 들은 말 때문에 두려워하지 마라. 앗시리아 왕의 신하들이 나를 모독한 말 때문에 놀라지 마라.
7 보아라, 내가 앗시리아의 왕에게 한 영을 넣겠다. 그는 어떤 소문을 듣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내가 그를 그의 땅에서 칼에 맞아 죽게 하겠다.'"
8 그때, 랍사게는 앗시리아의 왕이 라기스를 떠났다는 말을 듣고 후퇴하였습니다. 그리고 립나 성을 공격하고 있는 앗시리아 왕에게 갔습니다.
9 앗시리아 왕은 에티오피아의 디르하가 왕이 자기를 치기 위해 오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 히스기야에게 사자들을 보내어 말했습니다.
10 "유다의 히스기야 왕에게 이렇게 전하여라. 네가 의지하는 하나님께 속지 마라. 앗시리아 왕이 예루살렘을 정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네 하나님의 말을 믿지 마라.
11 보아라, 너는 앗시리아의 왕들이 지금까지 한 일을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앗시리아의 왕들은 모든 나라를 완전히 멸망시켰다. 너만은 구원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12 그 백성들의 신들도 그들을 구원하지 못했다. 내 조상들이 그들을 멸망시켰다. 내 조상들은 고산과 하란과 레셉을 멸망시켰고, 들라살에 사는 에덴 백성을 멸망시켰다.
13 하맛과 아르밧의 왕들이 어디에 있느냐? 스발와임 성의 왕이 어디에 있느냐? 헤나와 이와의 왕들이 어디에 있느냐?"
<묵 상>
이사야 37장은 앗시리아 왕 산헤립의 위협에 직면한 유다 왕 히스기야가 하나님께 기도하고, 이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으로 예루살렘이 구원받는 기적적인 사건을 담고 있습니다. 믿음과 신뢰, 그리고 하나님의 개입을 통한 구원에 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 의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 히스기야의 반응과 하나님께 도움을 구함(1-4절)
"히스기야 왕도 그 말을 듣고 자기 옷을 찢었습니다. 그는 너무나 슬퍼서 베옷을 입고 여호와의 성전으로 갔습니다. 히스기야는 왕궁 관리인 엘리아김과 서기관 셉나와 나이든 제사장들을 이사야에게 보냈습니다. 그들은 모두 베옷을 입고 이사야에게 갔습니다. 이사야는 아모스의 아들로서 예언자였습니다."(1-2절) 내용상 앞장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사신들이 비통한 보고를 접한 히스기야 왕의 반응은 4가지로 나타납니다. 앗시리아의 협박에 절망한 히스기야는 첫째, 사신들이 그랬던 것처럼 옷을 찢었습니다. 이는 극심한 슬픔과 분노를 표시하는 관습적인 행위입니다. 둘째, 베옷을 입었습니다. 재난 때 입는 옷이며, 참회의 때 입는 옷이기도 합니다. 셋째, 그는 여호와의 성전으로 들어가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솔로몬의 성전 봉헌 이후, 그곳은 공적인 중보 기도를 드리는 장소로, 하나님이 그 백성의 기도를 들으시는 장소로 인정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엘리아김과 셉나, 그리고 제사장들 중에 어른들을 이사야게로 보냈습니다. 이는 선지자의 입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과 그 위로하심을 듣기 위한 것입니다. 당시에 선지자는 하나님의 뜻을 해석해 주고, 전달하는 자로 존중을 받고 있었습니다. 왕으로부터도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정반대가 되는 사례도 있습니다(왕상 22:9). 하지만 여기서 재난의 때를 당하여 히스기야 왕이 보여준 이러한 자세는 성도가 이 세상에서 원통한 일을 당할 때 본받아 마땅한 아름다운 신앙의 본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이사야에게 말했습니다. "히스기야 왕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은 슬픔과 심판과 부끄러움의 날이오. 마치 아이를 낳을 때가 되었는데도 아이를 낳을 힘이 없는 임신한 여인과도 같소. 앗시리아의 왕이 랍사게를 보내어 살아계신 하나님을 조롱했소.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도 그 말을 들으셨을 것이오.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 들으신 말에 대하여 심판을 내리시기를 원하오. 그러니 살아남은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기도드려 주시오.'"(3-4절) 히스기야는 자신의 신하들을 선지자 이사에게 보내어 상황을 알리고 하나님의 구원을 간구합니다. 사신들이 전한 히스기야의 말을 통해 그가 현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슬픔'은 '누르다', '억압하다'는 뜻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외부적인 괴로움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복합적인 영적인 짓눌림까지도 포함하는 말입니다. '심판'은 앗시리아를 통해 유다에게 주어진 것이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볼 때, 그것은 하나님의 징계인 것입니다. '부끄러움'은 '능욕하다', '조롱하다', '멸시하다'는 뜻에서 파상된 단어입니다. 여기서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앗시리아인들이 '훼방한다'는 의미에서 쓰였습니다. 즉 신성 모독을 의미합니다. 그는 '아이를 낳을 힘이 없다'는 절망적인 표현을 사용합니다. 현재 유다의 상황이 극도로 아슬아슬한 상태임을 나타냅니다. 여기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조롱했다'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모독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에 대한 조롱은 그들이 하나님을 이방신들과 혼동한 데서 시작된 것입니다. 따라서 히스기야는 생명 없고, 무기력한 우상들과 대조, 구별하기 위해 이스라엘 하나님을 적절하게 '살아계신 하나님'이라고 부른 것입니다.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도 들으셨다'는 말 앞에 '혹시', '아마도'라는 말로 시작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랍사게의 말을 듣지 못하실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앞두고 한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고 있는 히스기야 자신의 겸허한 자세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의 경건함은 그가 나라의 생존보다도 하나님의 이름이 더럽힘 받지 않고, 그 이름에 합당한 영광이 주어지기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2. 이사야의 예언과 하나님의 약속(5-7절)
"히스기야 왕의 신하들이 이사야에게 오자 이사야가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들의 주인에게 이렇게 전하시오.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네가 들은 말 때문에 두려워하지 마라. 앗시리아 왕의 신하들이 나를 모독한 말 때문에 놀라지 마라. 보아라, 내가 앗시리아의 왕에게 한 영을 넣겠다. 그는 어떤 소문을 듣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내가 그를 그의 땅에서 칼에 맞아 죽게 하겠다.'"(5-7절) 이사야는 히스기야 왕의 전갈에 대해 '앗시리아 왕의 말에 두려워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응답을 전합니다. 하나님께서 산헤립이 전쟁에서 패배하고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하나님은 산헤립이 '어떤 소문'을 듣고 물러가게 할 것이라며, 그의 운명을 하나님께서 정하신다고 하십니다. 여기서 '보아라, 내가 앗시리아의 왕에게 한 영을 넣겠다'는 것은 앞으로 전개될 사태의 주도권을 쥐고 계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심을 나타냅니다. 그는 앗시리아인들의 마음 속에 두려움을 불러일으켜 그들로 하여금 예루살렘으로부터 철수하게 하실 것이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어떤 소문을 듣고'는 앗시리아 군대의 퇴각과 깊은 연관이 있는 소문입니다. 이것은 에티오피아 디르하가 왕이 앗시리아를 치기 위해 나아온다는 소문을 가리킵니다(9절).
3. 산헤립의 추가 협박(8-13절)
"그때, 랍사게는 앗시리아의 왕이 라기스를 떠났다는 말을 듣고 후퇴하였습니다. 그리고 립나 성을 공격하고 있는 앗시리아 왕에게 갔습니다. 앗시리아 왕은 에티오피아의 디르하가 왕이 자기를 치기 위해 오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 히스기야에게 사자들을 보내어 말했습니다."(8-9절) '라기스'는 예루살렘 남서쪽에 위치한 성읍입니다. 르호보암 왕이 세운 15개 성읍 중의 하나입니다. 훗날 바빌론의 느부갓네살 왕이 침략해 왔을 때, 끝까지 맞서 싸운 견고한 성읍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립나'는 라기스보다 북쪽에 위치해 있고, 레위인이 거하던 성읍으로 도피성 가운데 하나입니다. 왜 앗시리아 왕이 라기스를 떠나 이동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산헤립으로서는 에티오피아의 디르하가 왕이 군대를 대동하여 자신을 치러올 경우를 대비해서 립나를 먼저 장악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군사 전략상 보다 좋은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에티오피아의 디하르가 왕'이 앗시리아 군대를 치러 올라온다는 소식이 산헤립의 귀에 들린 것은 이때였습니다. 산헤립이 랍사게에게 다시 사자들을 유다에 보낸 까닭은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히스기야를 위협하고, 굴복시킴으로써 앞뒤로부터 적을 맞는 불행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군사적 전략 때문일 것입니다.
"유다의 히스기야 왕에게 이렇게 전하여라. 네가 의지하는 하나님께 속지 마라. 앗시리아 왕이 예루살렘을 정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네 하나님의 말을 믿지 마라. 보아라, 너는 앗시리아의 왕들이 지금까지 한 일을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앗시리아의 왕들은 모든 나라를 완전히 멸망시켰다. 너만은 구원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 백성들의 신들도 그들을 구원하지 못했다. 내 조상들이 그들을 멸망시켰다. 내 조상들은 고산과 하란과 레셉을 멸망시켰고, 들라살에 사는 에덴 백성을 멸망시켰다. 하맛과 아르밧의 왕들이 어디에 있느냐? 스발와임 성의 왕이 어디에 있느냐? 헤나와 이와의 왕들이 어디에 있느냐?"(10-13절) 산헤립은 히스기야가 하나님을 신뢰하고 예루살렘을 지키려 한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사자를 보내어 유다 백성을 협박하고 하나님의 구원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다른 민족들의 신들이 자신을 막지 못했듯이, 유다의 하나님도 예루살렘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합니다. 그러면서 히스기야 왕에게도 자신이 의지하는 하나님께 속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랍사게가 현재 앗시리아의 왕인 산헤립의 업적으로 돌려 말한 모든 일들을 산헤립은 그의 선조들인 앗시리아의 왕들의 행한 모든 업적으로 돌려 말합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모든 일들에 대해서 히스기야 왕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조상들이 멸망시킨 성읍들, 즉 히스기야 왕도 알고 있을 만한 지명들을 골라 자신의 말을 뒷받침합니다. 여기서 '고산'은 티그리스 강의 왼쪽 지류인 하불 강 동쪽입니다. 북왕국 이스라엘이 앗시리아에게 망한 뒤 그 포로들이 이주한 곳이기도 합니다. '하란'은 메소포다미아 지역으로 아브라함이 그의 부친과 더불어 고향 갈대아 우르를 떠나 가나안 땅을 향하여 가다가 머물러 살던 곳입니다. '레셉'역시 메소포타미아에 있는 성읍인데 유프라테스 강 서쪽에 있습니다. '들라살'은 갈그미스 너머 북쪽에 있습니다. '에덴 백성'은 스바와 거래하던 상인들을 가리킵니다. '하맛'은 오론테스 강변에 위치해 있고, 다마스쿠스에서 동북쪽으로 약 190킬로미터 떨여 있습니다. '아르밧'은 남쪽으로 하맛과 다마스쿠스까지 연결되는 도로상에 위치해 있던 도시로서 앗시리아의 군사작전 기지 역할을 했습니다. '스발와임'은 앗시리아가 점령한 지역 중 하나로 수리아 북부 하맛과 다마스쿠스 사이에 위치한 성읍으로서 정확한 위치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헤나'와 '이와'의 위치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지금 상황으로만 보면, 예루살렘은 산헤립의 군대에 삼키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히스기야는 이러한 초긴장 상태, 극도로 절망적인 상황에서 하나님을 찾고 기도합니다. 이는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향한 신뢰를 버리지 않는 신앙의 본을 보여줍니다. 히스기야의 기도는 단지 예루살렘의 군사적 승리를 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의 뜻과 영광을 위한 간구여야 함을 상기시켜 줍니다.
<오늘의 기도>
영광의 아버지 하나님! 극도로 절망적인 상황과 국난의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의 뜻을 구했던 히스기야 왕처럼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게 하옵소서. 그러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책임을 다하게 하옵소서. 위기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까지 남에게 전가하려 들지 않게 하시고, 하나님께 돌리려 하지 않게 하옵소서. 항복하라는 통고문을 받고서도 다른 나라로부터 원조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지 아니하고, 그 글을 하나님 앞에 펼쳐놓고 기도했던 것처럼 어떤 상황과 어떤 일에서든 먼저 하나님을 찾는 믿음의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나의 믿음과 삶을 공격해 오는 수많은 산헤립들을 바라보기보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의지하며, 신뢰하게 하옵소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앗시리아 군대보다 영원한 대장이신 만군의 하나님께만 나의 시선을 고정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매일 매일 다가오는 세상의 산헤립과 앗시리아와 같은 큰 군대가 몰려와도 함몰되지 아니하고,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않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고, 행하는 강한 믿음의 군사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