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쉬운 성경 이사야 39장 1 - 4절
1 그 무렵에 빌라단의 아들인 바빌로니아의 므로닥발라단 왕이 히스기야가 병들었다가 나았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게 편지와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2 히스기야는 므로닥발라단이 보낸 사신들을 보고 매우 기뻤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들에게 자기 보물 창고에 있는 것을 다 보여 주었습니다. 은과 금과 향료와 값진 향유를 보여 주고 무기고에 있는 칼과 방패들도 보여 주었습니다. 히스기야는 자기가 가진 귀한 것들을 다 보여 주었습니다. 왕궁과 나라 안에 있는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보여 주었습니다.
3 예언자 이사야가 히스기야 왕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무슨 말을 했습니까? 이 사람들은 어디에서 온 사람들입니까?" 히스기야가 대답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멀리 떨어진 바빌로니아에서 나를 찾아왔소."
4 이사야가 왕에게 물었습니다. "그들이 왕궁에서 무엇을 보았습니까?" 히스기야가 대답했습니다. "내 집에 있는 것은 다 보았소. 내 보물 창고에 있는 것은 하나도 빠짐없이 다 보여 주었소.:
<묵 상>
이사야 39장은 히스기야가 바빌로니아 사신들을 맞이하면서, 그들에게 자신의 모든 재산과 나라의 보물들을 보여준 사건입니다. 이로 인해 이사야가 그에게 전한 하나님의 경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다 왕국이 하나님을 신뢰하기보다는 자신의 부와 군사력을 과시하려 한 결과로써, 미래에 바빌로니아의 침략을 불러일으킬 원인을 제공합니다. 당시 바빌로니아는 앗시리아 제국의 위세에 눌려 큰 힘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바빌로니아 왕 므로닥발라단이 앗시리아의 왕 산헤립을 피해 엘람 지방에 거하고 있는 동안 히스기야와 동맹을 맺고자 했습니다. 히스기야는 반앗시리아 정책을 택했던 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다와 동일한 처지에 놓여 있던 바빌로니아와 동반자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본문에서 히스기야가 바빌로니아와 동맹을 맺었다는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시 국제 정세나 역사가의 증언을 감안하면 히스기야가 므로닥발라단과 군사적 동맹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히스기야가 바빌로니아와 맺은 동맹은 정치 외교적으로 지혜롭게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신앙적 측면에서는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지 못한 어리석은 행위였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히스기야의 잘못된 행실을 지적하고 그에 대한 징계를 예언합니다.
1. 바빌로니아의 사신들 방문과 히스기야의 환대(1-2절)
"그 무렵에 빌라단의 아들인 바빌로니아의 므로닥발라단 왕이 히스기야가 병들었다가 나았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게 편지와 선물을 보내왔습니다."(1절) 히스기야가 병에서 기적적으로 회복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바빌로니아 왕 므로닥발라단은 왕의 병이 나은 것을 축하하는 사절단을 보냅니다. 병에서 회복된 왕에게 사절단을 통해 선물과 축하의 서한을 보내는 것은 고대의 관례에 속한 일입니다. 바빌로니아 왕 므로닥발라단이 사신들을 파송하면서 외교적으로 내세운 명분은 '히스기야가 병들었다가 나았다는 소식을 듣고' 그 사실을 축하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방문이라기보다 정치적 외교관계를 염두에 둔 접근입니다. 진정한 속셈은 유다의 도움을 입어 앗시리아에 대항하는 연합 세력을 구축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었습니다.
"히스기야는 므로닥발라단이 보낸 사신들을 보고 매우 기뻤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들에게 자기 보물 창고에 있는 것을 다 보여 주었습니다. 은과 금과 향료와 값진 향유를 보여 주고 무기고에 있는 칼과 방패들도 보여 주었습니다. 히스기야는 자기가 가진 귀한 것들을 다 보여 주었습니다. 왕궁과 나라 안에 있는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보여 주었습니다."(2절) 히스기야는 바빌로니아 사절단을 크게 환영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자신의 보물 창고와 왕궁의 모든 것들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다 보여 주었다'는 것은 자부심에 대한 외적 표현이며, 유다의 국력을 널리 과시하기 위한 것입니다. 히스기야는 세상에 맞서 자신의 보물과 국력을 자랑하는 데 급급했습니다. 이를 통해 동맹을 맺고자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국가 기밀을 유출하는 엄청난 실수입니다. 또한 하나님께 대한 신뢰보다 물질적 힘에 의지하려는 행동이 영적인 측면에서 보면 더 위험한 실수였습니다. 한 국가의 통치자가 언제 적으로 변할지 모르는 나라에 자신의 경제 규모와 군사력을 속속들이 다 알려준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2. 이사야의 책망과 경고(3-4절)
"예언자 이사야가 히스기야 왕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무슨 말을 했습니까? 이 사람들은 어디에서 온 사람들입니까?" 히스기야가 대답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멀리 떨어진 바빌로니아에서 나를 찾아왔소." 이사야가 왕에게 물었습니다. "그들이 왕궁에서 무엇을 보았습니까?" 히스기야가 대답했습니다. "내 집에 있는 것은 다 보았소. 내 보물 창고에 있는 것은 하나도 빠짐없이 다 보여 주었소.'"(3-4절) 하나님보다 이방민족을 의지하려는 히스기야의 인본적인 통치 방법과 그의 과시욕은 결국 징계를 선포받습니다. 이사야는 히스기야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보다, 자신의 재물을 과시한 행위를 지적하며 하나님의 경고를 전달합니다. 이는 히스기야의 행동이 불신앙적인 태도로 해석될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여기서 이사야라는 이름 앞에 '예언자'라는 직함이 언급됩니다. 이것은 그가 하나님으로부터 보냄 받는 사람으로서 공적인 임무를 수행 중이라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이사야는 히스기야 왕에게 세 가지 물음을 던집니다. 첫째, '이 사람들이 무슨 말을 했습니까?' 이 물음에 대해 왕은 대답하지 않습니다. 이방 나라와의 동맹에 대한 예언자의 부정적인 입장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왕으로서 이 문제를 가급적이면 회피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둘째, '이 사람들은 어디에서 온 사람들입니까?' 이 질문에 대해서 히스기야는 그들이 '멀리 떨어진 바빌로니아'에서 왔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1) 왕의 개인적인 명성과 정치적인 중요성이 먼 거리에 있는 바빌로니아까지 퍼졌음을 은근히 자랑하기 위한 것입니다. (2) 친선과 우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먼 나라에서 온 사신들을 환대한다는 것은 마땅한 도리라는 점을 내세워 자신의 잘못을 변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3) 이사야의 의심과 염려를 불식시기키 위해 바빌로니아라는 나라가 먼 거리에 떨어져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한 것입니다. 세 번째 물음은 '그들이 왕궁에서 무엇을 보았습니까?' 이 물음에 대해 왕의 대답은 하나도 빠짐 없이 다 보여 주었다고 매우 솔직하게 답합니다. 그러나 왕의 대답 속에 솔직함이 그 자신의 행동에 대한 참회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속단하기 어렵습니다. 히스기야는 이사야의 질문을 받지만 그 질문의 의도를 알아채지 못하고 사절단에게 궁전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였다고 답변합니다. 히스기야는 여전히 자신의 행동이 정당했음을 강조하는 말투로 답변했을 뿐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는 히스기야의 실수를 봅니다. 히스기야는 하나님을 신뢰하기보다는 군사력과 물질적 자산에 의지하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그의 행동은 유다 왕국이 하나님께로부터 멀어질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합니다. 히스기야는 자신의 병을 회복시켜 주신 하나님께 대한 겸손과 감사의 마음보다는 인간적인 자랑과 과시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는 지도자의 교만과 무분별함이 어떻게 국가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말고, 오직 겸손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을 사십시다.
<오늘의 기도>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원하시는 아버지 하나님! 한때는 기도의 사람이었고, 말씀의 사람이었습니다. 전에는 은혜를 입은 사람이었고, 겸손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나의 모습은 어떠한 사람인지 말씀으로 일깨워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하나님보다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을 의지하고, 세상과 동맹하며 살아가는 나의 연약한 모습을 불쌍히 여겨주옵소서. 나를 믿고 맡겨주신 새날을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하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오늘의 삶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며,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살아내는 그리스도인 되게 하옵소서. 온 땅의 주인 되시는 주님께서 나를 통하여 주님의 선하신 뜻이 온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