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을 걸었다 - 신원역에서 양수역까지
23, 04, 25
일기예보가 오락가락했다.
'비가 내린다.' '그냥 흐리기만 한다.'
이왕 작정한 일인데 걷기로 했다.
나이 든 남자 셋이 빗속을 걸었다.
경의중앙선 신원역에서 양수역까지,
양평 물소리길 1구간이다.
신원역에서 출발하는데 보슬비가 내린다.
우의를 챙기고 나가니
많은 비가 아니어서 그냥 걸을 만했다.
얼마 가지 않아서 몽양기념관이 보인다.
나라 독립 전후로 활동했던 정치인,
그의 생가가 있던 기념관에
'독립을 위해서라면 공산당도 좋다'는
내용의 글이 눈에 들어온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변한 것이 있다. 어디를 가나 꽃동네다.
산천에 자연스럽게 핀 것도 많지만
시골인데 동네마다 집마다
꽃을 얼마나 사랑하고 잘 가꾸었는지....
오래 전 중국 연변으로 하늘 심부름 다닐 때
서울을 처음 방문했던 조선족 아줌마가
'서울에 나무가 이렇게 많으냐...' 했다.
지금 어디를 가나 꽃천지다.
그만큼 우리의 형편이 좋아진 증거이겠지.
보슬비가 내려도 발걸음이 즐거웠다.
4월의 시
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 볼랍니다.
내일도 내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 이해인 시인 -
물소리길 1구간을 걷다가
신원3리 초당을 지나서는
옛 철길을 이용한 자전거도로를 걸었다.
한 번도 걷지 않았던 길,
짧은 구간에 터널이 5개로 많은 길이다.
비가 내린 탓에 자전거 타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우리처럼 걷는 사람들이 있었다.
부용 1, 2, 3, 4터널을 지나
용담 아트터널을 지나면 양수역이 나온다.
비가 와서 공기도 산천도 싱그러웠다.
1만 5천 보 걸었다.
아침에 갈 때는 전철이 비교적 한가했는데
돌아올 때는 만원이어서 시종 서서 왔다.
산나물을 검정비닐 주머니에 든 사람이 많았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용문 오일장이다.
산나물 향취가 마음을 기쁘게 해줬다.
향기나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 되면 좋겠다.
첫댓글 좋은꽃 자연의
풍경 아름다습니다,,
5월달, 용문산
간 기억이 나네요
옆계곡 흐르는 물,철쭉과
연산옥 조화가 너무나 기억에 남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이해인 수녀 시인의 글처럼
가슴이 터지도록
발이 부르트도록
꽃길을 걸으며 이 봄을 즐기려 합니다.
감사해요^*^
세상에나... 여기 저기 꽃밭이네요
아름다운 색깔들이 주 하나님 지으신 최고의 작품들입니다 ㅎㅎ
꽃천지 꽃동네를 걷다 보니까
길가에 천사의 집이라는 입간판이 보였어요.
그런데 비가 내리는데 들어가
마음의 여유가 없어 그냥 지나쳐 왔네요.
비구름, 비 맞은 꽃들, 풀잎들....
모두가 찬양하고 있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