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31일(토), 맑음, 약수봉 외
가평의 약수봉과 깃대봉, 매봉 산행 중에 만난 꽃들이다.
무척 더운 날이었으나 엎드려 이 꽃들과 눈 맞춤할 때는 더운 줄을 몰랐으며, 그들의 응원으로 버텼다.
1. 은꿩의다리(Thalictrum actaefolium var. brevistylum Nakai)
우리나라 국가생물종정보시스템에 등재된 꿩의다리속은 17종이나 된다. 이들을 구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다. 이중에서 꿩의다리(Thalictrum aquilegifolium var. sibiricum Regel & Tiling)가 가장 흔하고 널리 분포한다.
꿩의다리의 한글명은 처음에는 꿩의장다리 또는 꿩의졸가리로 기재되었고, 종소명을 참고해서 만들어진 이름으로
추정한다. 종소명은 끝잎조각을 비둘기나 독수리의 발바닥에 빗댄 유럽 꿩의다리(T. aquilegifolium var.
aquilegifolium)에 대한 라틴명이다. 일본명 만센가라마쓰(マンセンカラマツ, 滿鮮唐松)는 만주와 우리나라에 사는
가라마쓰(唐松)라는 뜻이다. 당송(唐松)은 상록성이 소나무와 달리 하록성인 낙엽송에 아름다운 당(唐) 무늬를 동경
하는 일본 사람들의 정서가 드러난 이름이다.(김종원, 『한국식물생태보감2』)
은꿩의다리는 한반도 특산종이다. 어둑한 풀숲에서 보면 마치 불꽃놀이 폭죽을 터뜨린 것 같다.
2. 도라지(Platycodon grandiflorus (Jacq.) A.DC.)
한글명 도라지는 ‘돌(石) 밭에서 나는 물건(것)’라는 뜻이다.
도라지는 세상에서 하나 뿐인 1속 1종이고, 유라시아 대륙 동단, 동북아 온대에만 분포하며,
한반도가 그 분포중심이라고 한다.
일본명 키쿄우(キキョウ, 桔梗)는 한자명을 일본식 발음으로 읽은 것이다.
영어명은 Balloon flower이다.
3. 으아리(Clematis terniflora var. mandshurica (Rupr.) Ohwi)
한글명 으아리는 『조선식물명휘(朝鮮植物名彙)』에서 한자로 威靈仙(위령선) 또는 大蓼(대료)라 하고, 참으아리
와 우렁선이라는 다른 이름도 있다고 기재했으며, 뿌리는 威靈仙(위령선)으로 기록했다. 으아리란 이름의 유래에 대
한 기록은 없다.
약재로서 한자명 威靈仙(위령선)은 ‘신령(靈)도 두려워(威) 할 만큼 독이 있으나, 그 약효는 금방 나타나는 어떤 신비
로움(仙)’에서 붙여진 명칭일 것이다. 일본명 코우라이센닌소우(コウライセンニンソウ, 高麗仙人草)도 같은 맥락인데,
우리나라 땅에서 나는 신비로운 약초란 의미다. 영어명은 Korean virgin’s bower이다.
(김종원, 『한국식물생태보감1』)
4. 누리장나무(Clerodendron trichotomum Thunb.)
잎과 줄기에서 누린내가 난다 하여 누리장나무라고 부른다. 한자어인 취오동(臭梧桐)도 냄새와 관련된 것이다.
나무 이름에 오동을 붙인 것은 잎이 오동나무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속명의 클레로덴드론(Clerodendron)은 ‘운명’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클레로스(Cleros)와 ‘나무’를 뜻하는 덴드론
(dendron)의 합성어다. 왜 나무 이름에 운명이라는 뜻을 넣었을까? 이는 셀론 섬에서 자라는 누리장나무 중 하나는
‘행운목(幸運木)’, 다른 하나를 ‘불운목(不運木)’으로 부른 데서 유래했기 때문이다.(강판권, 『나무사전』)
5. 누리장나무
6. 원추리(Hemerocallis fulva (L.) L.)
19세기 초 『물명고』는 훤초(萱草)는 곧 훤초(諼草)라고 했다. 중국 『시경』의 위(衛)나라(? ~ 기원전 209년) 풍속
「위풍(衛風)」을 읊은 백혜(伯兮)라는 시에 나오는 훤초(諼草)를 인용한 것이다. ‘그리운 님이여(伯兮)’ 라는 시는
춘추전국시대 전쟁터에서 남편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부인의 마음을 읊은 노래다. 다음은 백혜(伯兮) 4수 전문이다.
伯兮朅兮 씩씩하고 늠름한 님이여
邦之桀兮 이 나라의 호걸이로다
伯也執殳 창을 비껴들고 있는 님의 모습
爲王前驅 왕을 위해 앞장섰네
自伯之東 님이 동쪽으로 출정한 날부터
首如飛蓬 나의 머리칼은 바람에 날리는 쑥대와 같아라
豈無膏沐 머리에 바르는 기름이 어찌 없으리오마는
誰適爲容 내가 누구를 위하여 곱게 단장하리오
其雨其雨 비오기를 간절히 바랐건만
杲杲出日 햇볕만 밝게 비추네
願言思伯 한시도 잊지 못하는 님이시여
甘心首疾 머리가 아픈 것 누구를 탓하리오
焉得諼草 원추리를 얻어
言樹之背 뒤뜰에나 심어볼까?
願言思伯 한시도 잊지 못할 님이시여
使我心痗 내 마음 갈기갈기 찢어지네
7. 원추리
8. 원추리
9. 가는장구채(Silene seoulensis Nakai)
종소명 서울렌시스(seoulensis)는 ‘서울 산’이란 뜻이며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국내에만 자생한다.
10. 모시대(Adenophora remotiflora (Siebold & Zucc.) Miq.)
16세기 이전부터 ‘계로기’라는 나물로 통칭했으나 지금은 사라진 말이다. 오늘날에는 삶지 않은 나물을 생제레기라
따로 부른다. 모시대는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이름으로 중국명 지삼(地蔘), 제니(薺苨) 또는 일본명 소바나(ソバナ,
岨菜)에 잇닿았을 것이다.(김종원, 『한국식물생태보감2』)
11. 모시대
12. 노랑물봉선(Impatiens noli-tangere L.)
물봉선의 속명 임페티언스((Impatiens)는 ‘참지 못하다’라는 뜻이다. 바로 톡 터져 버리는 열매의 특징을 따서 붙여
진 이름인데, 그래서 꽃말도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이다. 봉선화의 원산지는 인도이다. 그런데 독특하게 물봉선은 우
리의 토종 꽃이다.(이유미, 『한국의 야생화』)
13. 물레나물(Hypericum ascyron L.)
꽃모양이 마치 물레를 연상하게 한다.
14. 붉은여로(Veratrum versicolor f. brunnea Nakai)
백합과 여러해살이풀이다. 독성이 있는 근경을 약용으로 한다.
15. 마타리(Patrinia scabiosifolia Fisch. ex Trevir.)
마타리는 맛타리(막타리)에서 전화했다. 막타리는 막과 타리의 합성어이고, ‘거친 알타리’라는 의미이다. 한방명 또
는 중국명은 패장(敗醬)이라고 하는데, 뿌리에서 나는 썩은 된장 냄새에서 비롯된다. 속명 파트리니아(Patrinia)는
프랑스 박물학자(E. L. M. Partrin, 1742~1815) 이름에서 따왔다. (김종원, 『한국식물생태보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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