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을 걸은 장태산과 계족산
23, 09, 16
하늘에서 금방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
서울에서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대전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추석을 앞두고 벌초하러 가는 차들로 인해
고속도로가 많이 정체되었다.
오후에 다시 비가 내린다는 예보로 인해
계족산 황톳길부터 먼저 걷고
오후에 장태산 메타스콰이어 숲길을 걷기로 했다.
비가 그치기는 했지만, 아침까지 비가 내리다가
잠시 한숨 돌리고 있는 터라
계족산 황톳길은 말 그대로 완전히 진창이었다.
신발을 벗어들고 걷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입구 발 씻는 수도가에
비닐주머니에 싸서 두고 맨발로 올라갔다.
체험 삼아 한 번쯤 걸어보는 것이지만
만약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입은 옷이 엉망진창될 지경이라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걸었다.
그러나 재미도 있었다
진흙을 밟으며 걸었던 게 언제 적이었던가.
발가락 사이로 밀려오는 진흙의 촉감은
어릴 적 소년 시절로 돌아가 듯
즐거운 마음을 느끼게 했다.
대전 중앙시장에서 늦은 점심 식사 후
오후 3시쯤 다시 출발해
장태산 입구에 도착하니 장대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썼지만, 바짓가랑이는 급방 빗물에 젖어
신발 속 양말까지 축축해졌다.
그런데도 모두 열심히 산길을 걷는다.
하나 같이 부지런한 일행을 따라
젖은 옷을 입은 채로 걸었다.
좋은 이들과 같이 걷는 즐거움이
굵은 장대비보다 더 컸다.
그 빗속 풍경을 담으려고 셔터를 눌렀지만,
촛점은 흐리고 사진은 낙제감이다.
그래도 즐거운 것은 왜일까?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전혀 예상 밖의 사람들을 만났다.
참 좋은 사람 우리 교회 권사들이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일생을 보내다가 최근 퇴직 후
교장선교회 정기 모임에 나가더니
지난 오월에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도 다녀왔다.
정기 모임의 하나로 국내 트래킹을 하고 있는데
우연히 같은 코스를 걷게 된 것이다.
계족산 황톳길이나 굵은 장댓비가 쏟아지는
장태산 메타스콰이어 숲길을 같이 걸었다
전직 교장님들이라 그런지
한 눈에 선생님이구나 싶게
일생을 모범생으로 살아온 인증마크가
이마에 선명하게 찍혀있는 듯 보였다.
황톳길, 장대비 그리고 좋은 사람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날이었다.
첫댓글 비 오는 가을 아침입니다
제가 사는 이곳의 들녘은 거의 추수를 끝내고 있습니다
김장 채소에는 단비이나 쓰러진 벼이삭이 걱정되는 가을비입니다
철따라 꽃을 보여주시는 아굴라님의 수고로 주님의 아름다운 세상
기쁜 마음으로 보고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벌써 들판의 추수가 거의 끝나고 있다니요?
지난 주말 대전 지방을 다녀왔는데
아직도 벼 이삭이 파랬습니다.....
오늘도 가을비가 산천을 적시고 있네요.
나라도 교회도 어수선한 요즘이지만
곳곳에서 기도하는 소리도 많이 들립니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애국가처럼 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구합니다
평안하시기를....
@아굴라 구월 초순부터 벼베기를 시작한답니다
햅쌀도 벌써 나왔구요
추석 지나고 10월에는 두분 장로님과 권사님 뵈올수있기를 기대하고 있답니다.
@다다 감사합니다.
올해는 10월 초순에 고석정 꽃길을 걷고 싶습니다.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