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그 아찔한 이야기 2, 백두산의 소 사파리
2009년 9월 어느 날,
일행을 안내해서 백두산 남파南坡를 다녀왔다.
당시만 해도 북파나 서파는 많이 올라가지만
남파를 찾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도백하에
비행장을 건설하고 남파로 가는 도로를 정비할 때였다.
조선족 가이드가 안내하는 중형버스를 타고
남파를 향해 가는데 숲속에서 차가 멈춰 섰다.
도로를 아스팔트로 포장하는 작업 중이었다.
한국이라면 당연히 우회도로를 만들어서
교통에 지장이 없도록 해놓고 공사할 텐데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가이드가 공사 책임자를 만나고 오더니
공사를 잠시 중단하고 길을 열어주어 통과했다.
맨입으로 되지 않는 중국의 실정을 보는 현장이었다.
남파에서 바라본 천지
(사진 출처 - 솔뫼구름, 창문너머 보는 세상)
남파 풍경구 입구에서 천지 주변까지는
다시 미니버스를 갈아타고 올라갔다.
북파처럼 커브가 심하지 않고 비교적 완만한 도로였다.
천지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 가려면
일부는 북한 땅이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정부가 북한에 사용료를 지불하고
일부 임차 서용하고 있다고 가이드가 설명했다.
천지를 조망할 수 있는 인근에 경계석이 서 있고
관광객들이 북한 땅으로 월경하지 못하도록
중국 군인들이 경비하고 있었다.
북파나 서파에서 보는 천지와 다른 풍경,
그리고 산 아래 펼쳐진 보이는
백두산의 우거진 숲은 정말 장관이었다.
남파에서 바라본 장군봉 아래 천지
(사진 출처 - 솔뫼구름, 창문너머 보는 세상)
멋진 풍경에 취한 채 하산하여 이도백하로 돌아오는데
버스 운전기사가 들어올 때 공사 때문에
길이 많이 지연되었으니 다른 길로 가겠다고 했다.
당연히 도로를 개설하고 포장 작업하는 중이니까
거리나 방향 표시가 전혀 없는 산속을
그저 감각만으로 운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가도 가도 끝이 없어 이상하다 싶었는데
길을 잘못 들은 것 같다고 차를 되돌린다.
그러기를 두어 차례, 어느새 날이 저물어 어두워지니
라이트를 켜고 길이 아닌 길을 달렸다.
그렇게 가다가 보니까 소들이 길을 막고 서 있었다.
백두산에 방목하는 소들이었다.
버스가 라이트를 비추고 경적 소리를 울리니
어둠 속에 있던 소들이 놀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인술자인 나는 애가 타는데
다른 이들은 기대하지도 못했던 소 사파리 한다고,
일생 다시 보지 못할 구경한다고 손벽치며 좋아했다.
그렇게 가다가 또 길이 막혀 되돌려 돌아오는데
소 주인이 버스 경적소리를 듣고 길에 내려와 있었다.
아마도 소를 싣고 가는 것은 아닐까 싶었을 게다.
소 주인에게 물어서 길을 확인하고서야
한밤 중에 이도백하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난 애가 타는 백두산 남파길이었는데 다른 일행은
남파 구경과 소 사파리로 아주 좋았다고 즐거워했다.
첫댓글 백두산의 정말 멋진 사진이네요.
완전 거실 액자용이여요
ps: 중국땅, 백두산 한 번도 못가봤어요. ^~^
언론기관에 종사하는 분이 백두산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그것 참....우리 내외가 그 땅에 심부름 다닐 때
우리 교회 식구들이 두어 차례 다녀갔습니다.
그때가 눈에 선하네요. 그 땅에 사는 사람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