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 그 아찔한 이야기 4,
공항에 나왔는데 여권이 없다네!
2010년 어느 여름날, 중국 연변으로 비전트립 출발하는 날이다.
인천공항에서 일행이 모여 준비물을 체크하는데 일행 중 지방에서 온 친구가 여권을 갖고 오지 않았단다. 비전트립 간다고 여권과 환전한 위안화를 미리 챙겨두었는데 어제 퇴근하면서 사무실 서랍에 두고 왔다는 것이다.
기가 막혔다.
우리 일행이 모두 나서서 여권을 재발급받기 위해 공항에 나와 있는 관계기관을 찾아다니며 뛰었다. 신분을 증명할 근거라고는 지문밖에 없었다. 경찰에 지문 조회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참 고마운 건 공항에 파견 나온 관계기관 공무원들이 퇴근 시간을 넘기면서도 모두 자기 일처럼 성의껏 처리해 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애를 태우며 급행으로 여권을 재발급 받고 출국수속을 하는데 항공사에서는 탑승 시간이 지났다고 우리 이름을 부르며 빨리 탑승하라고 방송으로 재촉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인가,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단체여권을 신청할 당시의 여권번호와 재발급 받은 여권번호가 일치하지 않으니 중국에 입국할 수 없다고 출입국 담당 직원이 설명해 주었다. 부득이 그 친구는 공항에서 지방으로 되돌아가고 우리만 비행기를 향해 달려 들어갔다.
단체팀이 비행기 출발을 지연시켰으니 다른 승객들이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얼마나 불만스러웠을까. 비행기 출발을 지연시킨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다른 승객들의 눈총을 받는 것이 불편했고 사소한 실수로 혼자 지방으로 내려가는 친구에게 미안했다. 비록 몇 시간이지만 신경을 곤두세워서 그런지 전신의 기운이 다 빠진 듯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래도 이렇게 탑승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