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에 위치한 뮤지엄산(Museum SAN)을 다녀왔다.
'뮤지엄산'은 뫼 산(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Space Art Nature의 첫 글자를 따서 SAN이란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러한 뮤지엄산은 원주시 외곽 산간지역에 위치한 종합 휴양지 한 켠에 들어선 미술관이다. 산 속에 감춰진 뮤지엄산은 노출 콘크리트와 미니멀한 건축물의 대가 일본인 '안도 타다오(1941~)'의 설계로 공사를 시작하여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마지막으로 2013. 5월 개관한 곳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안도 타다오의 대표적 작품으로는 제주의 본테박물관을 비롯해 서울 강서구에 있는 LG아트센터 등 10여 개의 건축 예술이 있다.
뮤지엄산은 잔디주차장을 시작으로 웰컴센터, 플라워가든, 워터가든, 본관, 스톤가든 그리고 제임스 터렐관으로 이어져 있다. 사계절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품에서 건축과 예술이 하모니를 이루는 문화 공간인 Museum SAN은 '소통을 위한 단절'이라는 슬로건 아래 종이와 아날로그를 통해 그동안 잊고 지낸 삶의 여유와 자연과 예술 속에서의 휴식을 가지라고 권하고 있다. 팜플렛에 있는 인사글이 인상에 남는다. 【느린 걸음으로 마음을 따라 산책하십시오. 이 만남이, 당신에게 잊혀지지 않는 '기분 좋은 만남'이 되길 바랍니다. 소중한 발걸음, 웃음소리, 빛나는 얼굴 모두 간직하겠습니다.】
웰컴센터(Welcome Center)
웰컴센터에는 매표소, 화장실, 연회장 그 외 간단한 휴게장소와 아트샾 & 카페가 있다.
작품명 : For Gerard Manley Hopkins(제라드 먼리 홉킨스를 위하여) - 마크 디 수베로 작품
'마크 디 수베로'(Mark di Suvero)는 크레인을 조각 작업에 사용한 최초의 예술가이며, 1950년대 후반 추상표현주의를 대표하는 조각가다. 수베로는 산업사회에서 발생하는 건축 폐기물 특히, H-빔을 이용해 구조적인 작품을 한다. 「For Gerard Manley Hopkins」 는 시인 제랄드 맨리 홉킨스의 '황조롱이 새'라는 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이 조각은 바람에 의해 상부가 움직이는 키네틱아트의 일종으로 '새'가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플라워가든
'순수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80만 주의 패랭이꽃과 붉게 핀 영산홍 그리고 약 180그루의 하얀 자작나무 길이 있는 향기로운 플라워가든은 자연과 예술 조각이 한데 어우러져 드넓은 공간에서 아름다운 자연과의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워터가든
워터가든은 뮤지엄 본관이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고요하고 눈부신 물의 정원이다. 물 속의 해미석(자연흑자갈)과 본관으로 관람객을 맞이하는 Archway는 워터가든을 더욱 돋보이는 분위기로 연출한다.
워터가든의 아치형 입구(Archway)을 지나 본관쪽을 향한다.
뮤지엄 본관
워터가든을 지나 본관에 다다른다. 파주석으로 둘러싸인 뮤지엄 본관에는 문화와 문명의 창조자이자 전달자 역할을 해 온 종이의 소중함을 발견할 수 있는 페이퍼갤러리와 매년 두 번의 기획전과 상설전이 열리는 청조갤러리가 있다. 각 갤러리를 연결하는 복도에는 자연이 주는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품명 : 청춘(Youth) - 본관 입구에 있는 안도 타다오 작품
'청춘은 인생의 시기가 아닌 어떠한 마음가짐'이라는 미국 시인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에서 영감을 받은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대규모 야외조각으로, 청사과처럼 푸르고 무르익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가득찬 인간과 사회를 꿈꾸는 그의 소망을 담고 있다. 뮤지엄 SAN에 전시된 위 사진의 작품은 2023년 미술관에서 개최된 '안도 타다오'의 개인전 【청춘】을 기념하여 제작하였다.
본관에 부속된 야외 카페테라스
사계절의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Cafe Terrace 에서는 달콤한 케이크를 비롯해 갓 로스팅한 커피, 유기농차 등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본관 건물 내에서 밖을 내다 본 모습
본관이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설계 및 건축하였기에 가능한 외부 풍경
백남준 홀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관이다. 백남준은 「로봇가족」 (1896)을 시작으로 1980년 중반부터 비디오조각이라 불리는 로봇 연작을 제작했다. 그는 주로 과거의 인물이나 영웅을 TV나 라디오 케이스로 시각화했으며, 시대를 정주하고 개척하는 인간상을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두 벤치 위의 연인(Couple on Two Benches) - 조지 시걸(George Segal) 작품
미국의 팝 아티스트 조지 시걸은 "해프닝"의 연극적 형식으로 실제 인간을 캐스팅해 표현한 예술가다. 무엇보다 그의 조각은 대도시의 대중을 작품으로 제작해 광장과 같은 공공장소에 설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두 벤치 위의 연인은 벤치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순백색의 커플로 연출되었다. 그 사이에 감상자는 자유롭게 개입하여 유쾌한 스토리텔링과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스톤가든
경주 신라고분의 아름다운 선을 모티브로 만든 스톤가든은 플라워가든, 워터가든을 잇는 뮤지엄의 마지막 가든이다. 건축가 '안도 타다오'는 원주시 귀래면 석산에서 채석한 귀래석을 재료로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한국적 선의 아름다움을 9개의 스톤마운드로 구현해 내었다. 곡선으로 이어지는 스톤마운드의 사이 산책길을 따라 세계적인 해외 조각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대지의 평온함과 돌, 바람, 햇빛을 만끽할 수 있다.
스톤가든 산책을 마치고 본관 건물을 향하여 되돌아 온다.
명상관 내부(입장이 불가하여 사진은 안내도를 촬영한 것이다.)
빛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는 뮤지엄 SAN 개관 5주년을 기념하며 '명상관'을 완성하였다. 돔 형태의 공간은 인접한 스톤가든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했다. 내부는 노출콘크리트로 되어 있고 천정 중앙을 가르는 아치형의 천창을 통해 숲 속의 고요함과 시기각각 달라지는 빛의 풍경을 만나볼 수 있도록 건축하였다.
건물 외벽을 따라 걸으며,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마지막 코스로 제임스 터렐관을 향하였으나 '별도 예약에 의한 입장'을 한다하여 발걸음을 돌렸다.
뮤지엄 산에서 느린 걸음으로 마음을 따라 산책하며 자연과 문화의 어울림을 느끼고, 문명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인간의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휴식과 자유 그리고 새로운 창조의 계기를 경험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