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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왼쪽 앞은 귀목봉, 그 뒤는 금주산, 그 뒤는 금학산
재 넘어 해가 숨고
풀 끝에 이슬 맺혀,
바람이 겨드랑에
선들선들 스쳐가면,
구태라 쫓지 않건만
더위 절로 가더라.
―― 최남선, 『백팔번뇌』 시조집의 ‘동산(東山)에서’
▶ 산행일시 : 2022년 7월 23일(토), 흐림, 안개, 비
▶ 산행인원 : 2명
▶ 산행시간 : 8시간 41분
▶ 산행거리 : 오룩스 맵 17.1km
▶ 갈 때 : 상봉역에서 전철 타고 가평역에 가서, 택시 타고 강씨봉자연휴양림 입구 버스승강장까지 잘못
감(그전의 ‘논남’ 승강장까지만 갔어야 했다)
▶ 올 때 : ‘강씨봉휴양림’ 버스승강장에서 군내버스 타고 가평에 와서, 저녁 먹고 택시 타고 가평역에 와
서, 전철 타고 상봉역에 옴
▶ 구간별 시간
06 : 25 - 상봉역
07 : 24 - 가평역
08 : 14 - ‘강씨봉휴양림’ 버스승강장
08 : 29 - ‘논남’ 버스승강장, ┣자 갈림길, 오른쪽이 귀목고개 가는 경기둘레길
09 : 20 - 계곡 벗어나 명지산 북서릉 자락에 오름
09 : 32 - 묵은 임도
11 : 45 ~ 12 : 06 - 명지산(明智山, 1,252.3m), 점심
12 : 47 - 명지2봉(△1,250.1m)
13 : 15 - 명지3봉(1,211.9m)
14 : 08 - △789.0m봉
14 : 12 - 귀목고개(725m)
14 : 49 - 귀목봉(1,032.9m)
16 : 04 - 깊이봉(891.6m), 이정표(강씨봉휴양림 2.2km)
16 : 28 - 임도, 이정표(깊이봉 1.5km, 휴양림관리사무소 2.0km)
16 : 55 - ‘강씨봉휴양림’ 버스승강장, 산행종료
17 : 58 - 가평 가는 군내버스 출발
18 : 43 - 가평, 저녁
20 : 20 - 가평역, 상봉 가는 전철 출발
21 : 12 - 상봉역
2. 산행지도(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 일동 1/25,000)
▶ 명지산(明智山, 1,252.3m)
욕심이 지나쳤던 걸까. 오늘 산행의 이벤트로 다음의 다섯 가지를 생각했다.
첫째, 임산폭포를 보는 것이다. 임산폭포(지도에 따라서는 ‘선녀폭포’라고 한다)가 명지산 제일폭포라고 해도 전
혀 이상할 게 없다. 명지폭포나 소락개폭포에 비해 규모가 월등히 크다고 한다. 수 주전에 임산폭포를 다녀온
하늘재 님이 교통편과 위치 등을 자세히 알려 주었다.
둘째, 조망이다. 사방무제로 트인 명지산과 명지2봉, 3봉 등지에서의 조망이다. 오늘 아침에 가평 가는 전철에
서 바라보는 창밖의 광경-뭇 산들을 휘감는 운무는 장관이었다-은 어서 가서 보자 하고 가슴 설레게 했다.
셋째, 풀꽃과 눈맞춤이다. 명지산 연봉의 고도가 1,000m를 훨씬 넘는 만큼 고산지대의 풀꽃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기화이초가 아닐까 하는 기대가 컸다.
넷째, 덕순이와 만남이다. 손맛 본 지 오래 되었다.
다섯째, 알탕이다. 무더운 한여름 산행의 묘미는 무엇보다 산행 마칠 즈음의 옥계반석 알탕에 있다. 알탕은 마
약과도 같다. 그에 중독된 사람들을 내 여럿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상의 다섯 가지 이벤트 중 성사된 것은 ‘셋째, 풀꽃과의 눈맞춤’뿐이다. 나머지는 처참하
게 실패하고 말았다.
* * *
임산폭포를 보려고 그 들머리인 논남을 가려면 가평역에서 08시 45분 군내버스를 타고 목동터미널로 간 다음
거기서 09시 20분발 버스를 타야 한다. 논남까지 40분 정도 걸릴 테고, 산행은 10시가 되어야 하는데 너무 늦
다. 그래서 우리는 가평역에서 택시를 탄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피서 철이라 가평천 물놀이 가는 차들로 도
로는 아침부터 붐빈다. 시작부터 일이 꼬인다. 나는 ‘논남’을 버스승강장의 지명이 아닌 이 산골의 통칭으로 알
았다.
논남을 지나쳐 논남의 종점인 ‘강씨봉휴양림’ 버스승강장까지 가서 택시에 내린다. 계곡을 건너는 임도 또는 도
로가 있을 턱이 없다. 택시는 이미 보냈다. 온 길 뒤돌아 걸어간다. 1km. 논남(論南), 논남기(論南岐)의 의미가
도대체 무엇일까? 퍽 궁금했다. 국토정보플랫폼 지명사전의 설명이다.
“옛날에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가기 위해 한양이 있는 남쪽으로 길이 두 갈래 있어 어느 길로 갈까 의논 한 곳이
라 하여 논남기라 함.”
두 갈래 길이란 어디를 말할까? 하나는 노선버스가 다니는 길일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마 귀목고개를 넘어 상
판리로 가는 길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지금은 경기둘레길로 다듬었다. 도로 따라 임산계곡을 거슬러간다.
계곡주변의 이국양풍 건물들은 펜션이다. 0.7m를 들어가면 아스팔트 포장도로는 끝나고 임도가 이어진다.
하늘재 님이 특별히 지도에 표시해 준 ‘기도원’을 간과했다. 그 주변을 좀 더듬었어야 했다.
어째 폭포가 있을 것 같지 않아 주계곡을 거슬러 계속 간다. Y자 귀목고개 둘레길 갈림길이 나오고, 왼쪽의 골
동품 석물들이 전시된 건물을 지나(이 건물로 들어선 게 이상하기는 했다. 철문을 열고 들어왔으니) 계곡 너덜
을 간다. 계곡은 그간 잦은 비로 물이 많이 불었다. 호호탕탕 흐르는 포말 이는 와폭들이 볼만하다. 주계곡 지계
곡 좌우를 아무리 살펴도 임산폭포는 나오지 않는다. 오늘 설악산에 간 하늘재 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
는다.
3. 청평 지나면서 전철 창밖으로 바라본 뾰루봉
4. 임산골, 임산폭포를 찾으려고 인적 없는 계곡을 누볐으나 찾지 못했다
5. 노루발풀 꽃 진 다음
6. 곰취도 꽃이 피었다
7. 단풍취 평원
8. 털중나리
9. 산꿩의다리, 온 산중에 한창이다
메아리 님이 설악산 동행인 캐이 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되었다. 논남(?)에서 20분 정도 들어가 계곡을 가
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미 임산폭포를 지나쳤다. 암릉 타듯이 계곡의 아슬아슬
한 큰 바위와 슬랩을 오르내리며 주계곡을 더 올랐으나 개활지가 나오고 와폭도 그친 마당에 더 이상 폭포가
나올 가망은 없다. 부끄럽지만 실패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월간 산」(1998.8)이 개척코스라며 ‘천연에어컨 선녀폭포’를 소개한 내용이다.
“논남 종점. 여기서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임산계곡 들목으로는 서쪽 강씨봉에서 흘러내리는 계류를 건너야 하
는데, 다리가 없어 발을 적시는 것은 보통이다. 바닥이 낮은 승용차는 마음 놓고 건너기 힘든 곳이다. 개울을 건
너면 수렛길이 이어진다. 10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으로 임산계곡에서 한 집뿐인 민박집이 자리 잡고 있다. 계
속 거슬러 15분 가량 들어서면, 동쪽에서 흘러내리는 지류가 주계곡과 만나는 합수점에 닿는다.
기도 움막집도 한 채 있는 이곳에서 동쪽 지계곡으로 발길을 옮겨 20분쯤 들어가면, 이름도 그럴듯한 선녀폭포
가 반긴다. 해발 500m에 걸친 이 폭포에 닿으면 돌연히 나타나는 물줄기와 굉음, 그리고 앞길을 막고 선 바위
병풍과 그 사이로 떨어지는 물방울에 온 골짜구니가 축축해 시원함을 즐기기 전에 추위를 느낀다.”
명지산을 그 북서릉으로 오르기로 한다. 오버행 버금가는 산비탈을 애써 올라 넙데데한 잣나무 숲에 든다. 사면
이리저리 쓸어 엷은 능선을 잡는다. 희미한 선답의 흔적을 쫓는다. 산허리 도는 임도에 올라선다. 묵은 임도다.
금계국이 한창이다. 배낭 벗어놓고 거친 숨을 잠시 돌린 다음 임도 절개지를 오른다. 마루금 살짝 벗어난 왼쪽
가장자리 절개지가 느슨하다. 명지산 정상까지 줄곧 오르막이다. 2시간 30분 가까이가 순탄할 리가 없다.
잡석에 미끄러지다 잔 너덜을 기어오른다. 사족보행(四足步行)에 땀 뺀다. 암벽 암릉과 맞닥뜨리면 여기저기 더
듬어보다 별 수 없어 사면을 깊이 내렸다가 길게 돌아 오르곤 한다. 북서릉 오르는 길 내내 빈손 빈눈이다. 하늘
가린 밀림의 울창한 숲속이라 조망은 없고, 땅에 코 박듯이 엎드려 기며 곁눈질하는 사면에는 신기할 것도 없
는 단풍취와 산수국 뿐이다. 덕순이는 물론 기화이초도 보이지 않는다. 사면 누비는 발품을 덜기는 한다만 발걸
음이 여간 팍팍하지 않다.
선답의 흔적이 점점 뚜렷해지고 암벽 돌아내려 한 피치 오르면 명지산 근처다. 명지산 정상. 만천만지한 안개
다. 사방이 막막하다. 근경조차 가렸다. 점심 먹는 시간이면 혹시 연무가 벗길지도 몰라 정상에서 북쪽으로 약
간 비킨 너른 공터에 자리 잡는다. 입맛이 쓰디쓰다. 20분 남짓 지났지만 연무는 여전하다. 오히려 더 짙어진다.
국토정보플랫폼의 지명사전은 명지산(明智山)의 유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명지산은 맹주산(盟主山)이라 불리기도 하였는데 이는 산의 형세가 마치 주위 산들의 우두머리와 같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맹주산이라는 이름이 점차 변하여 지금의 명지산으로 불리는 것으로 짐작된다. (……) 산의 북
동쪽에는 가평산지의 최고봉인 화악산(1,468m)이 있다. 조선 후기에 제작된 고지도에서는 명지산의 기록이 드
물게 나타나는데 그 중 『해동지도』에는 화악산의 서쪽에 명지봉(明芝峯)이 있으며 영평현(永平縣)과 경계에 위
치한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10. 청계산과 귀목봉
11. 왼쪽 뒤 운무에 가린 산은 운악산, 앞은 귀목고개로 내리는 능선
12. 바위틈에 피어 있는 돌양지꽃
13. 털중나리
14. 산꿩의다리, 불꽃놀이 같다
15. 명지3봉에서 내려다본 상판리
16. 털중나리
17. 여로
▶ 귀목봉(1,032.9m)
명지2봉을 향한다. 그나마 데크계단을 내리기 바로 전 암반이 경점이다. 겨우 귀목봉과 그 주변의 산들을 본다.
암릉 왼쪽의 데크계단을 내리면 ┫자 갈림길이 나온다. 이정표가 고개 들면 오른쪽에 있는데 놓치기 쉽다. 왼쪽
의 데크계단 내리막은 익근리주차장으로 가는 길이다. 무심코 가다가 종종 그길로 빠지곤 한다. 풀숲 우거진 직
진의 소로로 가야 한다. 명지2봉 가는 길 1.2km가 조금도 심심하지 않다. 길섶에는 이질풀꽃과 털중나리가 걸
음걸음 반기고, 어두운 좌우 풀숲 사면에는 산꿩의다리가 불꽃놀이를 즐기고 있다.
그들과 눈맞춤하다 보면 어느새 명지2봉이다. 명지2봉은 데크전망대를 만들어 놓고 긴 등 벤치도 두 개나 설치
했다. 삼각점은 2등이다. 일동 22, 1983 재설. 이곳에서의 조망도 동서남북 무망이다. 명지3봉 가는 길 0.8km.
바윗길이다. 데크계단 한 차례 내렸다가 암릉 날등을 좌우로 비켜 오르내린다. 날이 맑으면 곳곳이 경점인데 오
늘은 무망이라 그저 줄달음하기 좋다. 다만, 털중나리가 숨찬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명지3봉의 정상은 결사돌파바위(명지3봉 정상 노릇한다) 가기 전 잡목을 헤치고 바윗길을 잠깐 오르는데 조망
이 없어 그냥 간다. 명지3봉 정상 노릇하는 결사돌파바위의 너른 암반은 빼어난 경점이다. 이곳에도 데크전망
대를 만들었다. 아재비고개 건너 연인산조차 보이지 않는다. 곧바로 귀목고개를 향한다. 명지3봉에서 귀목고개
가 생각보다 먼 거리다. 1.7km. ┳자 갈림길로 내려서고 1,2000m봉의 오른쪽 사면 잠깐 돌고는 급전직하 한다.
도중에 1,117.4m봉에서 일시 주춤했다가 다시 곤두박질치듯 냅다 쏟아진다. 예전에 대역사로 놓은 둥근 목재
계단은 망가져서 오히려 거치적거리는 장애물로 변해버렸다. 그 계단 비켜 새 길이 났다. 가파름이 수그러들고
△789.0m봉이라는 삼각점은 아무리 생각해도 멀쩡한 등로에 괜히 설치했다. 일동 417, 2002 재설. 한 피치 더
내리면 바닥 친 안부인 ╋자 갈림길 귀목고개다. 그렇지만 논남이나 상판에서 오를 때는 해발 775m의 준령이다.
귀목고개는 자연생 느티나무가 많았으며 느티나무를 규목이라고 하였는데 규목고개로 와전되었다 하고, 다른
일설에는 귀가 아홉 개가 달린 백여우가 고개 중턱에 자주 나타나 길가는 나그네의 보따리를 잡아당긴다는 이
야기가 전해 온다고 한다. 귀목봉 1.4km. 줄곧 가파른 오르막이다. 금방 숨넘어갈 듯 가쁘다가도 약간 느슨해지
곤 하는 오르막이다. 우리는 여기를 한 번도 쉬지 않고 단숨에 오른다. 고맙게도 시원한 바람이 등 떠밀어서다.
귀목봉. 단정한 오석의 정상표지석이 있다. 여기도 조망이 아주 좋은 경점인데 아쉽다. 눈 비벼 운악산과 금학
산, 광덕산, 회목봉을 환영(幻影)처럼 본다. 가랑비가 내린다. 오후 5시부터 내린다고 한 비의 예고다.
18. 연인산 자락
19. 귀목봉, 비가 살짝 뿌렸다
20. 귀목봉에서 바라본 운악산
21. 맨 오른쪽은 청계산, 멀리는 운악산
22. 연인산
23. 한북정맥 청계산
24. 귀목봉 정상에서, 메아리 님
▶ 깊이봉(891.6m)
귀목봉에서 그 북릉을 타고 깊이봉을 가기는 처음이다. 귀목봉도 그렇지만 깊이봉(‘귀목북봉’이라고도 한다)도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에는 노브랜드인 산이다. 깊이봉 가는 능선, 그리고 거기서 강씨봉휴양림으로 가는 하
산길이 지능선 치고는 장쾌하다. 등로는 반질반질하게 잘났다. 강씨봉휴양림의 위수지역이어서다. 여태와는 다
른 산세다. 부드러운 육산이다. 완만하게 한 피치 내렸다가 잠깐 오르면 972.6m봉이고, 이어 긴 내리막이다.
덕순이가 산다는 업계의 보고가 있어 풀숲 사면을 살폈으나 찾을 수 없고, 잔뜩 우거진 덤불숲 헤치는 중에 독
충에 물렸는지 팔뚝이며 가슴팍과 등짝이 따갑고 가려워 (이날 밤은 긁느라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 더운 날
더 덥다. 깊이봉까지 외길이다. 안부에 내려서도 좌우로 갈림길이 없다. 새로이 산을 가듯 길게 오른다. 깊이봉.
사방 키 큰 나무숲이 울창하여 아무런 조망도 할 수 없다. 널찍한 공터에 벤치가 네 개나 놓여 있다. 배낭 벗고
잠시 가쁜 숨 돌린다.
이정표에 강씨봉자연휴양림까지 2.2km다. 이런 부드러운 산길의 내리막이니 30분이면 넉넉할 것. 느긋이 잣나
무 숲길을 내린다. 임도가 가까워지고 등로는 능선 마루금을 목책으로 막고 오른쪽으로 비킨 사면의 데크계단
을 내린다. 임도. 이정표에 깊이봉 1.5km, 휴양림관리사무소 2.0km다. 능선을 곧장 간다면 0.7km일 거리를 임
도로 돌고 돌아 2.0km로 간다. 가평이나 목동 가는 막차가 17시 30분이라면(우리가 버스시간을 잘못 알았다)
빠듯하다. 알탕은 어려울 수도 있다. 줄달음한다. 휴가 중이라는 자연 님과 여성동지의 동행이 없어 안 오신
하운 님이 안 오시기 조금은 다행이라고 하며 막 내닫는다.
임도는 계곡을 가운데 두고 건너갔다 건너오기를 반복한다. 휴양림사무소를 지나고 오른쪽으로 방향 틀어 휴
양림 입구 바리게이트를 통과한다. ‘강씨봉휴양림’ 버스승강장이다. 논남 버스종점이기도 하다. 16시 55분. 엄청
내달렸다. 버스는 17시 30분이 아닌 18시에 있다. 이곳의 산을 수시로 찾는다는 남자 등산객 한 분이 버스를 기
다리고 있다. 버스 막차가 18시에 있다는 그분 말씀이 맞다. 마지막 이벤트인 알탕이 남았다.
버스시간이 충분하니 오늘은 알탕을 오래 하자 하고 계곡 철조망 문을 열고 내려갔더니만 일단의 학생으로 보
이는 어린(?) 아가씨들이 선점하고 있다. 비는 일기예보대로 제법 모양 갖춰 내리는데. 이렇게 그날의 기대했던
일들이 차근차근 철저하게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시작부터 삐끗하더니 마지막도 꼬인다. 버스는 곧장 가평으
로 가는 게 아니라 한참 위쪽의 용수목을 들렀다 간다. 비는 주룩주룩 내린다. 우리는 우산을 가평역의 광고판
뒤에 두고 왔다. 가평터미널에서 그 비를 흠뻑 맞으며 가평역 구 역사 앞에 있는 삼겹살집을 찾아간다.
25. 오른쪽 멀리는 강씨봉
26. 멀리 가운데는 금학산
27. 멀리 하늘금은 광덕산, 회목봉, 복주산 연릉
28. 오른쪽이 명지산, 우리가 저 능선을 올랐다
29. 짚신나물
30. 이질풀
31. 동자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