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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강할미꽃(Pulsatilla tongkangensis Y.N.Lee & T.C.Lee)
동강할미꽃은 석회암 암극(岩隙)에서 사는 여러해살이로 할미꽃 종류(국가생물종지식정보
시스템에는 6개 종류가 등재되어 있다) 가운데 가장 진화한 종으로 볼 수 있다. 다른 할미꽃
종류가 가진 생태형질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장 척박한 입지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특기
가 있기 때문이다. 꽃이 피고 새잎이 다 자랄 때까지 지난해 잎줄기가 갈잎 상태로 떨기진다.
이것은 토양의 유실과 건조를 줄이고, 척박한 영양 환경에 유기물을 보충하며, 토양의 작은
동물을 보호한다. 좁은 츠렁모바위 암극의 열악한 환경조건을 극복하는 스트레스 인내자
(stress-tolerator)의 생존전략이다. 그런데 꽃 사진을 찍으려고 갈잎다발을 제거한 개체를
종종 만난다. 자연 사랑이 묻어나는 참다운 생태사진은 갈잎 다발이 붙어 있는 채로 그 삶을
드러낸 것이라 하겠다.(김종원, 『한국식물생태보감 2』)
▶ 산행일시 : 2023년 3월 18일(토), 맑음
▶ 산행인원 : 2명(킬문, 악수)
▶ 산행코스 : 문희마을,급경사,칠족령 갈림길,백운산,칠족령 갈림길,백운산,824.1m봉,백운
산,칠족령 갈림길,688.6m봉,613.2m봉,칠족령,524.7m봉,칠족령 전망대,문희마을 주차장,
동강할미꽃 서식지,문희마을 주차장
▶ 산행거리 : 도상거리 8.98km
▶ 산행시간 : 5시간 57분
▶ 교 통 편 : 신사산악회(45명) 버스로 가고 옴
▶ 구간별 시간
07 : 00 - 신사역 1번 출구
07 : 26 - 죽전정류장
08 : 27 - 문막휴게소( ~ 08 : 47)
10 : 30 - 문희마을 주차장, 산행시작
10 : 46 - ┣ 갈림길, 급경사 완경사 갈림길
11 : 29 - 능선, 백운산 정상 0.4km
11 : 32 - ┳자 칠족령(2.2km) 갈림길, 백운산 정상 0.2km
11 : 37 - 백운산(白雲山, △883.5m) 휴식( ~ 11 : 47)
11 : 52 - 칠족령 갈림길, 점심( ~ 12 : 30)
12 : 35 - 다시 백운산
12 : 46 - 824.1m봉
12 : 58 - 다시 백운산
13 : 37 - 688.6m봉
14 : 03 - 613.2m봉
14 : 41 - ┣자 갈림길 안부, 칠족령, 칠족령 전망대 0.2km, 휴식( ~ 15 : 10)
15 : 13 - 칠족령 전망대
15 : 59 - 동강할미꽃 서식지
16 : 27 - 문희마을 주차장, 산행종료, 버스 출발
18 : 10 - 문막휴게소( ~ 18 : 30)
19 : 40 - 신사역
2-1. 멀리는 계족산과 응봉산, 그 앞은 완택산, 고고산 연릉
2-2. 백운산 지형도(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 정선 1/25,000)
모처럼 정선 백운산을 가는 신사산악회 대형버스가 만차다. 산행공지에 동강할미꽃과 노루
귀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아마 그 때문에 가는 이가 여럿일 것. 나 또한 그중 한 명이다. 지난
주에 변산바람꽃을 본다고 변산에 갔다가 바람맞고(꽃이 이미 졌다), 풍도바람꽃 본다고
풍도 가던 중 대부도에서 바람맞았던(바람 불어 배가 가지 못했다) 터라, 오늘은 또 무슨
핑계로 바람맞지 않을까 불안하다.
백운산 들머리인 문희마을(동강할미꽃을 보러 가는 동강의 관문이기도 했다)을 가는 버스 안
에서 오늘 산행을 안내하는 비룡 진행대장님이 백운산을 가장 짧게 원점회귀하면 6.6km에
불과하니, 공지한 산행시간 6시간을 조금 당겼으면 어떻겠느냐 하고 의견을 물었으나 일부
가 동의하지 않기에 공지대로 시간을 주기로 한다. 10시 30분에 산행을 시작할 것이라 16시
25분까지 산행을 마치고 16시 30분에 버스가 출발할 수 있도록 시간을 꼭 지켜달라고 신신
당부한다.
그러면서도 동강할미꽃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다. 동강할미꽃은 산행 중 어디에서 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산에 가면 볼 수 있겠지요. 저는 꽃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어서
…… ”하고 얼버무린다. 노루귀라고 백운산 6.6km 아무 데나 있지 않을 것이고, 동강할미꽃
이라고 동강 65km 어느 유역에나 있지 않을 것이다. 그 꽃들의 개화시기도 궁금하지만 물어
볼 데가 없다.
동강 강변길을 한참 조심스럽게 서행하여 문희마을이다. 이 마을을 지키던 개 이름이 문희여
서 그대로 마을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문희마을 너른 주차장이 많은 사람들과 차들로 북적
인다. 산악회 대형버스만 예닐곱 대다. 줄잡아 200명이 넘게 왔다는 계산이다. 등산로 입구
에 있는 백운산 등산안내도부터 들여다본다. “…정선군의 조양강과 평창군의 오대천이 만나
남한강의 지류인 동강(東江)이 이 산을 휘돌아 간다. 이 산은 깎아지른 듯한 암벽을 오르기
도 하고, 순한 평탄지를 오르기도 하는 등 산의 생김새가 가는 곳마다 상이하다. 백운산은
또한 천연기념물 제260호인 백룡동굴(白龍洞窟)을 간직하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 신사역에서 신사산악회 버스를 기다리던 중 킬문 님을 만났다. 킬문 님도 동강할
미꽃을 보려고 백운산을 간다고 한다. 무척 반가웠다. 모처럼 즐거운 산행이다. 함께 걷는다.
길게 줄서서 가는 사람들 틈에 끼어 간다. 우선 킬문 님이 방장인 홀로산방이 왜 갑자기 썰렁
한지 궁금하다고 했다. 한 주는 허리가 아파서 산행을 결근했고, 지난주는 월출산을 갔는데
카메라 오작동으로 사진이 알아볼 수 없게 하얗게 나와서 산행기를 올리지 못했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계곡 길을 0.8km 가면 ┣자 갈림길과 만난다. 이정표에 직진은 백운산 정상까지
완경사 3.2km, 오른쪽은 급경사 1.1km다. 오른쪽으로 간다. 백운산 정상이 가까워서가
아니라 급경사이니 바위절벽 같은 데도 오를 테고, 아울러 조망이 썩 좋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에서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 길로 간다. 그런데 미리 말하자면 대단히 잘못된 판단
이었다. 길을 메운 수많은 사람들의 뒤를 따라 느릿느릿 오르는 것이 답답할뿐더러 그렇다고
등로를 벗어나 추월하기도 쉽지 않다.
급경사라고 하지만 등로가 갈지자 대자를 연속해서 그리며 오르니 완만하거니와 내내 하늘
가린 숲속이라 조망할 곳은 한 군데도 나오지 않는다. 이럴 바에는 완경사로 가는 편이 훨씬
나았다. 우선 한갓져서 좋겠고, 덕순이 만날 기회가 없지는 않을 것이고(연장도 가져왔다),
여기에 조금만 더 거리를 보태면 한 자리 수 산행거리를 두 자리로 늘릴 수도 있다.
급경사라지만 완경사로 간다. 여러 눈으로 가니 노루귀를 찾아낸다. 길게 줄선 사람들이
교대로 엎드려 눈 맞춤하고 간다. 한 피치 올라 가파름이 약간이라도 수그러들 때면 오르던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기 마련이라 우리는 그 틈을 타서 앞질러 가곤 한다. 그러는 중에
도 주변 풀숲에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한 노루귀나 동강할미꽃이 혹시 있는지 살피고 또 살핀다.
3. (급경사) 등로 바로 옆에서 본 노루귀
4. 백운산 정상에서 조망, 앞은 신병산, 고고산 연릉, 그 뒤는 계족산, 멀리는 망경대산
5. 가운데는 계봉, 오른쪽은 곰봉
6. 왼쪽은 기우산(?)
7. 계봉과 곰봉(오른쪽)
8. 백운산 정상에 인증사진 찍으려고 줄선 사람들
9. 두위봉(?)
10. 앞은 완택산, 고고산 연릉, 멀리 가운데는 응봉산
11. 오른쪽 뒤쪽은 계족산
정상을 0.4km 남겨둔 지능선에 올라선다. 평탄한 등로가 이어진다. 그 많던 사람들도 흩어
졌다. 내쳐 정상을 향한다. 많은 사람들이 밀착하여 길게 줄섰다. 대체 무슨 일인가 알아보니
정상 표지석과 함께 인증사진을 찍는 줄이다. 나는 그 줄을 벗어나서 배낭 벗어놓고 여기저
기 조망처를 찾는다. 발돋움하면 동강 건너로 완택산과 고고산, 신병산, 계족산 연릉 연봉을
바라볼 수 있고, 정상에서 북쪽으로 몇 걸음 더 가면 계봉과 곰봉, 두위봉(?)도 바라볼 수 있다.
정상에서 킬문 님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진작 정상에 올랐다가 칠족령 갈림
길로 내려왔다고 한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판이라 서로를 놓치고 말았다. 칠족령 갈
림길로 내려가 함께 휴식한다. 탁주 나누며 점심밥 먹는다. 킬문 님은 정상에서 별다른 조망
을 보지 못하고 내려왔다. 이대로 하산하기는 너무 이르다. 문희마을 4.6km다. 내리막이라
아무리 늘려 잡아도 2시간이면 충분할 것. 노루귀나 동강할미꽃을 만난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니 정상에서 북쪽으로 약간 더 간 경점을 들르고, 덕순이 안부도 살필 겸 아예 그 길로
824.1m봉을 다녀오자고 하자 좋다고 한다. 0.2km 떨어진 백운산 정상을 다시 오른다. 처음
에는 두위봉(?)을 가리왕산으로 잘못 알았고, 계봉과 곰봉도 고고산과 신병산으로 잘못 알았
다. 824.1m봉을 향한다. 호젓한 능선길이다. 문희마을에서 백운산 정상을 오르는 완경사 주
등로인데 오가는 사람이 드물다. 예전에 왔던 길이 다. 그때도 오늘처럼 생강나무꽃이 피었
다.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동백꽃이다.
생강나무꽃은 말려서 꽃차로 애용하는 이도 많다. 김유정의 「동백꽃」에 나오는 한 대목이
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는 점순이 분내가 섞였겠지만 향기가 진하다. “(점순이는)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
서 쓰러지면서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푹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
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백운산 정상에서 824.1m봉에 이르는 동쪽 사면은 절벽으로 가파르지만 서쪽 사면은 펑퍼짐
하여 덕순이가 살기에 그만이다 싶어 오가며 이리저리 누볐으나 찾지 못했다. 다시 백운산을
오른다. 세 번째다. 그 많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칠족령 가는 길은 바윗길 섞인
급경사다. 굵은 밧줄이 달려 있고 동쪽 사면은 밧줄로 가드레일을 둘렀다. 백운산 정상에서
못 본 조망을 본다. 휘도는 동강과 그 주변의 뾰쪽뾰쪽한 군봉(群峰)들은 걸음마다 가경이다.
동강에서 하늘벽으로 솟은 688.6m봉은 오른쪽 사면으로 길게 돌아 넘는다. 그 다음613.2m
봉도 돌아 넘지만 그 정상에 한 등산객이 휴식하고 있기에 거기에 경치가 좋으냐고 물었더니
사방에 숲이 가려 볼 것이 없다고 한다. 발품 덜어주어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간다. 613.2m
봉 데크계단 내리막에서다. 앞서가던 몇몇 사람들이 난간 밖에 나가 몰려 있다. 동강할미꽃
을 사진 찍고 있는 중이다. 절벽 틈 군데군데 피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니. 말문이 막힌다. 그간 사진으로만 보던 동강할미꽃과는 전혀 다른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이다. 경이롭다. 이런 척박한 바위절벽 틈에서 이토록 고운 꽃을 피우
다니 …. 내가 하도 오래 꽃을 들여다보자 곁에 선 킬문 님이 꽃이 닳아지겠다며 그만 보라고
한다. 사진 찍던 다른 등산객과 얘기 나눈다. 작년 이맘때도 여기에 이렇게 피었더란다. 여기
말고 다른 데서도 동강할미꽃을 볼 수 있냐고 물었다. 문희마을 주차장에서 가까운 동강
강변 바위지대에 가면 볼 수 있다고 한다.
욕심이 생긴다. 어서 가서 또 보자 하고 688.6m봉을 내린다. 지형도의 칠목령(‘칠족령’의
다른 이름이다)은 그냥 안부일 뿐이다. 624.7m봉을 내린 ┣자 갈림길 안부가 칠족령이다.
그 주변은 노루귀 군락지다. 청노루귀다. 노루귀나 동강할미꽃을 찾으려고 굳이 애쓸 필요가
없다. 사람들이 땅바닥에 엎드려 있는 데만 보면 된다. 응달지고 비탈진 사면이다. 우리도
합세한다. 얼추 다 찍고 가려다가 찍은 사진들을 훑어보았다. 알아볼 수 없게 까맣게 나왔다.
12. 멀리 가운데는 계족산
13. 멀리는 두위봉
14. 오른쪽 뒤가 계족산, 왼쪽 멀리는 망경대산
15. 멀리는 가운데는 접산(?)
16. 백운산 남쪽 능선
17. 백운산 남쪽 능선 688.6m봉, 동강 쪽은 직벽이다.
18. 멀리 가운데는 계봉, 앞은 백운산 동쪽 사면
19. 동강할미꽃
21. 신병산과 고고산 연릉
아까의 수동 모드를 조정하지 않았다. 큰 일 날 뻔했다. 수동 모드를 조정하여 다시 찍는다.
득의만만하여 칠족령 전망대(0.2km)를 향한다. 가파른 내리막 한 피치 길게 내린다. 칠족령
전망대가 과연 한 경치한다. 동강과 그 주변의 절벽이 멋진 경치다. 이제 산행거리에 욕심을
낸다. 하늘벽 구름다리 1.0km를 갔다 오자 하고 간다. 킬문 님은 가지 않겠다고 한다. 배낭
을 벗어놓고 줄달음한다. 그런데 150m쯤 갔을까, 이렇게 내려가다가는 이따 뒤돌아올 때가
걱정이 된다.
동강할미꽃을 보러 동강 강변 바위지대에 들를 시간 여유가 없을 것 같다. 아쉽지만 뒤돌아
간다. 문희마을 2.0km 가는 길도 멀다. 오르내리막이 없이 산자락을 굽이굽이 돌아간다.
도중에 노루귀가 발목을 붙든다. 모른 채 할 수는 없고 일일이 엎드려 눈 맞춤하고 간다.
문희마을. 만나는 사람마다에게 동강할미꽃 보러 가는 길을 묻었다. 300m쯤 가면 동강할미
꽃 서식지 안내판이 나오고 그 뒤 바위지대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데로 가면 된다고 한다.
그랬다. 큰 바위 너널지대를 지나고 더 갈 수 없는 절벽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환호한다.
바위절벽 오르고 내리며 동강할미꽃을 들여다본다. 아무리 보아도 곱디곱다. 이때는 세상을
잊는다. 동강할미꽃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1977년 봄 식물사
진가 김정명이 동강을 거슬러 오르면서 생태사진을 찍던 중 우연히 귤암리 석회암 뼝대에서
발견한 꽃이다. 그는 1998년도 ‘한국의 야생화’라는 그의 꽃 달력에 처음 발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1998년 김정명의 꽃 달력에 발표한 할미꽃을 본 한국식물연구원 원장 이영노 박사와 한택식
물원 원장 이택주 씨가 연구실에서 이 꽃들을 2000년도에 ‘동강’이라는 우리 이름으로 명명
하고, 세계 유일종이며 이곳 석회암 암벽 틈에서만 자생하는 한국 특산종으로 확인하면서
‘동강할미꽃(Pulsatilla tongkangensis Y.N.Lee & T.C.Lee)’이라는 학명으로 등재했다.
속명 풀사틸라(Pulsatilla)는 종(bell)을 친다는 라틴어 풀사티오(pulsatio)에서 유래한다.
이숨 시인은 ‘동강할미꽃’을 나처럼 흥분하지 않고 담담하게 보았다. 그의 시다.
절벽은 누대로 이어온 터
비스듬히는 일상이라
저기,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꽃망울 터뜨리기까지 결심은 물의 힘이다
수몰되려는 위기에도 맑게 자리를 지킨
여유가 꽃을 피웠다
꽃의 차별화
할미꽃 앞에 동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내게로 온 시 같은 네가
나에게 하나뿐이듯이
화장실 앞 장의자에 앉아 남은 탁주를 마저 마시고, 시간에 맞춰 버스에 오른다. 우리가 맨
나중이다. 좀 더 일찍 서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모두 미리 버스에 올랐던 것 같다. 미안
하다. 서울 가는 길이 즐겁다. 버스 안에서 오늘 찍은 사진들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북송
시인 왕령(王令, 1032~1059)은 그의 시 「춘유(春遊)」에서 ‘봄날 수심을 풀어주는 이 아무도
없다’고 했는데, 나처럼 노루귀와 동강할미꽃을 보지 못한 모양이다.
春城兒女縱春遊 성안 아녀자들 봄을 맘껏 즐기고
醉倚層臺笑上樓 취하니 난간에 의지하여 누각에 올라 웃노라
滿眼落花多少意 눈에 가득한 낙화에 마음 졸이는 이 많지만
若何無个解春愁 봄날 수심을 풀어주는 이 아무도 없다
22. 613.2m봉 남쪽 절벽 틈에 핀 동강할미꽃
24. 칠족령 주변에서 본 노루귀
27. 칠족령 전망대에서
29. 동강 강변 바위지대가 서식지인 동강할미꽃
첫댓글 이숨 시인은 ‘동강할미꽃’ 시가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