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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도 때론 음악이 된다
최두환
그녀가 내게 시집을 보내왔다
세렝게티에 내리는 비는 왜 음악이 되지 못할까*
아프리카 다녀온 시가 짠하다
음악이 되지 못하는 비에 대한
그 질문은 그냥 아프리카로만 본 탓
초가에 내린 낙숫물을 귀가 그 소리를 읽지 못하다가
양철지붕에 떨어지는 빗방울에
유난히도 귓전이 쫑긋해진다
막걸리 잔에 떨어지는 눈물로 안주를 대신하면서
내 젊은 고장난 벽시계를 읊으며 빗방울도 장단 맞춘 인생 타령
소나기라도 쏟아붓기를 빈다
음력 10월 3일 밤 12시쯤이 저조 때 광주양 해전 있었고
서쪽은 한없이 넓고 먼** 땅 백제 위덕왕 때에 보았던 일식 그곳도
보릿고개를 넘어보지 않았으면
가난의 음악 절대 알지 못한다
강물에 떨어지는 비마저 판소리 가락 묻어 외치는 음악
정읍사의 망부석 된 아낙네 눈물이다
빗방울도 때론 슬픈 음악이 된다
* 정이경, 『비는 왜 음악이 되지 못하는 걸까』 (걷는사람, 2020)에서
** 박지원, 『연암집』 課農小抄 ‘西爲曠遠’
파미르를 베고 누워*
최두환
전생에 다녀온 꿈을 꾸었다
몽유의 밤이라도 좋다
波奈留**Hanaru>Phanaru>Pamir<Pamaru蔥嶺의 뿌리는
곤륜崑崙과 만나는 세계의 지붕 하늘의 땅 그 하늘天이라
환인과 환웅과 단군의 나라
바로 그 터전에 누워
나비처럼 꿈속에 놀다
천산과 곤륜산이 사귀는 곳
함부로 흙모래바람만을 탓하며
모로 누운 등짝이 배긴다느니
낙타의 울음 슬프다 말라***
더딘 새벽에 사막처럼 쌓인 생각일수록
국조의 얼과 넋이 잠들었던 곳이니
되살려야 할 얼이라
* 김일태의 시집 이름
** 계연수, 『환단고기』 삼성기
최두환, 『위대한 한국사의 비밀 : 환단고기』 (한국문학방송, 2020)
*** 최두환, 『대동여지도에서 낙타 전쟁 – 그 비밀을 찾아서』 (집문당,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