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와트 혁명’으로 건물, 에너지 소비 주체에서 ‘스마트 에너지 허브’로 진화
기후 위기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가운데, 건물은 더 이상 단순한 에너지 소비 공간이 아니다. 건국대학교 정광우 초빙교수가 최근 발간한 저서에서 ‘네가와트 혁명(Negawatt Revolution)’을 통해 건물이 기후 변화 대응의 핵심 축이자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으로 변모할 수 있는 혁신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후 위기의 핵심, 건물 에너지 문제
정광우 교수는 현재 건국대학교 공과대학 산업경영융합학부 신산업융합학과 초빙교수이자 ㈜파노텍의 회장으로 풍부한 현장 경험과 학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지속가능경영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한양대학교에서 전자통신공학 석사를 건국대학교에서 산업경영융합학부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공학과 경영학을 아우르는 융합적 관점에서 기후 위기 해법을 모색해왔다.
정 교수는 저서를 통해 건축물이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약 40%, 온실가스 배출량의 36%를 차지하며, 국내 건축물만으로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5%에 달하는 충격적인 현실을 지적한다. 이는 건물의 에너지 효율 개선이 단순히 환경 보호를 넘어, 인류의 생존과 미래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 과제임을 의미합니다. 그는 “건물 에너지 혁신은 환경 보호를 넘어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을 창출할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하며,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역설했다.
RE100의 한계와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
많은 기업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지만, 정 교수는 기존의 공급 중심적 사고가 지닌 근본적 한계를 짚어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 높은 설치 비용 등의 구조적 문제와 더불어, 에너지 사용량 자체를 근본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진정한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RE100만으로는 기후 위기 해결의 완전한 답이 될 수 없다”며, “에너지 생산량을 늘리기보다는 소비량 자체를 혁신적으로 줄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가와트 혁명’과 ‘RE100 Next’로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정 교수는 ‘네가와트 혁명’을 제시한다. 네가와트(Negawatt)는 ‘절약되거나 소비되지 않은 전력’을 메가와트처럼 정량화하여 그 가치를 인정하는 혁신적 개념이다. 이는 단순히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을 넘어, 절약된 에너지를 ‘가상 발전(Virtual Power Generation)’으로 간주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 교수는 이 개념을 구체화한 ‘RE100 Next’ 전략을 선보였다. 이는 네가와트 기반의 제로 에너지 빌딩(ZEB)과 빌딩 에너지 관리 시스템(BEMS) 기술을 통합하여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에너지 솔루션이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연간 20~40%의 에너지 절감과 최대 30%의 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절감된 에너지를 가상의 발전량으로 환산하여 RE100 목표 달성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미래 에너지 관리의 핵심, 스마트 에너지 허브
정 교수는 “미래 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에너지 공급 전환과 함께 수요 관리를 통한 ‘가상 발전’ 기반 첨단 건물 관리 기술의 적극적 도입”이라고 강조한다. AI와 IoT 기술이 융합된 이 시스템은 건물을 단순한 소비 공간이 아닌, 에너지를 지능적으로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스마트 에너지 허브’로 진화한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에너지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필요에 따라 자동으로 에너지 소비를 조절하여 최적의 효율성을 달성한다.
정 교수는 이 같은 혁신적 접근법을 통해 건물 부문의 탄소중립을 가속화하고, 에너지 효율 시장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기업 경영 현장과 학계에서 쌓은 깊이 있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저술한 이번 책은 기후 위기 시대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