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요정을 중수하면서 후손(後孫) 봉신(鳳信)이...
물이 산을 안고 빙 돌아나가는 별천지에
누정은 맑은 기운 머금고 비 갠 시내에 잠겼네.
깎아지른 바위는 쌓이고 쌓여 천 자에 달하고,
오래된 나무는 창창하니 몇 년이나 자랐을까.
동량(棟樑)은 옛 모습대로 수리하였는데,
지팡이에 나막신 신고 산책하니 나는 신선 같네.
우리 집안 기업(基業)은 정자에 있으니,
정히 대대로 계승하여 후손에 전해야하리.
水抱山回別有天 亭含淑氣蘸晴川 危巖磊磊餘千尺 古木蒼蒼護幾年
修葺棟樑因舊制 逍遙杖屐挾飛仙 吾家基業留於此 正合承垂世世傳
♠ 논어의 옹야편(雍也篇)에서
공자(孔子)가 말하였다[子曰].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智者樂水],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仁者樂山].
지혜로운 자는 움직이고[智者動],
어진 자는 고요하다[仁者靜].
지혜로운 자는 즐기고[智者樂],
어진 자는 오래산다[仁者壽].
※ <樂>은 음악이라는 명사일 때는 <악>으로 읽고,
즐겁다는 형용사일 때에는 <낙>이라 읽고,
좋아한다는 동사일 때에는 <요>라 읽는다. / daum
♠ 사라진 흔적 가슴에 새기며 _ 봄향 김춘자
국사봉 아래 운암강 흘러 흘러 이룬 터전
하늘아래 구름과 땅위의 바위가 어우러진 雲巖(운암)
산자락에 실한 열매 가득하고
조상님들 얼과 혼이 서린 골짝마다
오순도순 들어앉은 마을들
수천 년을 살았던 땅 수만 년을 이어갈 땅
몸 붙여 살던 집 마음 바쳐 짓던 문전옥답
속수무책 차오르는 물속에 잠기는데
희로애락 함께하던 이웃들과 뿔뿔이 흩어지는데
설움은 삼켜도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멈출 수 없었다.
삶의 터를 잃고 떠나야만 했던 애달픈 운암 사람들
안타깝고 눈물겹던 그날들은 시간 속에 흘러간다.
그림 같던 고향! 꿈결 같은 추억!
그리움 담아 잃은 듯 새로이 태어나 여기 있다.
운암강 그러안아 옥정호 탄생하고
외앗날 물안개 피어올라 선경을 이루었다.
나래산 줄기 따라 오색구름 날아드는데
지난날의 서러움은 푸른 물에 묻어두자
불현 듯 찾아와 속마음 풀어 놓을 수 있는 고향
실향의 아픔도 망향의 애틋함도 고이 접어가면서
한 세월과 함께 우리들의 이야기는
온 산천에 새겨져 유구한 세월 이어가리라. / 옥정호 시비에서
붕어섬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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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봉 아래 옥정호!
수몰 전 마을 '외안날'이 지금은 '붕어섬'이란다.
양요정은 임진왜란 중 선조의 피난 시 호종했던
양요당 최응숙(崔應淑)이 낙향하여 지었단다.
정자 이름은 공자의
"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智者樂水)"
에서 <樂>자 둘에서 따왔단다.
1965년 옥정호 공사 때 후손들이 옮겨 왔다네.
해발 475m의 국사봉 정상에서 눈을 밟았다.
다시 산 위 눈을 밟을 수 있을지 ...
그 곱디고운 눈을...
/ 전북 임실군 운암면 입석리 712번지
출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원문보기 글쓴이: 자연산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