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주 시인의 힐링 명상시집 《갈림길 짠한 시간들》은 독특하다. 시인은 시를 통해 스스로를 구원한다. 그것은 ‘삶’이라는 각자의 실험의 기록이며, 동시에 한 인간이 고통과 실패, 사랑과 명상을 거쳐 ‘치유’에 이르는 여정을 담은 서사다. 이 시집은 시와 명상이 서로를 감싸 안으며 호흡하고, 그 호흡이 곧 음악으로 피어나는 신비로운 구조를 지녔다. 독자는 한 편의 시를 읽는 동안 ‘명상’을 체험하고, 한 줄의 시어 속에서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된다.
시인은 서문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시를 쓴다는 것은 숨결과 같이 세상을 살기 위한 들숨이며, 내 안의 감정을 통해 자신을 죽이는 날숨입니다.” 이 문장은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그의 시는 들숨과 날숨처럼, 삶과 죽음, 고통과 구원의 순환을 오간다. “한 줄의 시를 들이마시고, 한 구절의 노래를 토해내며” 쓰인 시들은, 살아있는 호흡이자 인간 존재의 증거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시는 ‘명상시’로 변모한다. 언어가 점차 간결해지고, 시는 노래와 호흡의 리듬을 닮는다. 이는 단순한 시의 낭송이 아니라, 읽는 이의 내면을 진동시키는 명상의 파동이다. 시 「찐사랑이라면 다 좋아」에서는 “주는 사랑, 하늘 무게도 버텨주는 날개”라며 사랑의 본질을 자비로 확장하고, 시 「난 시 쫓는 스토커다」에서는 창작의 고통을 수행의 과정으로 승화시킨다. 그리고 시 「다시 태어나는 꿈속이었으면」에 이르러, 실패를 거름으로 삼아 다시 피어나는 인간의 생명력을 노래한다. (스마트폰용 헤드셋 VR기기로 영상과 음향을 함께 즐기세요. 시집 구매 시 특판가로 제공합니다.)
<작가소개>
시인 강병주
[본명] 강두환
[출신] 충청북도 옥천군 이원면 강청리
[학력]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 캐나다 Vancouver BCIT Univ. 졸업
[경력] 삼성전자 가전 공조팀, 삼성자동차 HVAC팀, 현) VR카버㈜ 대표이사
[문단] 문예춘추 시 부문 신인상 등단, 시낭송 금상 수상, 문예춘추 소설 부문 신인상 등단
[시집] 『갈림길 짠한 시간들』
[소설] 『호흡의 만다라 파도』
<이 책의 목차>
제1장. 자기 회복
한 눈 파는 날의 명상
시가정에 울리는 빗물 소리
훈훈한 시니어 리필 커피
잠적해서 멍때리기
회고록 (1)
제2장. 희망 회복
발 없는 맘이 걷는 꽃길
무관심이 관심보다 나은 까닭
숨 내려놓고 사는 삶
집시 춤추며 함께 서다
별바라기 춤사위
제3장. 감사 회복
별바라기 감사 기도
내 밖에 너로 보내니
시 한 수 영겁에 닿는다
다 제 탓입니다
찰나보다 빠른 구원
제4장. 외로움 치유
풍선껌 요지경 세상
눈에 담는 밤비
바람맞은 꿈과 시
욕망의 벼랑에 서다
소리 없는 몸짓, 발광
제5장. 슬픔 치유
동무야 잘 가게나
비, 넌 내 눈물이야
손거울에 떨군 눈물
갈림길 찐한 시간
솔향 풍기 밤 손님맞이
- 막장 생이별 실루엣
제6장. 그리움 치유
빗소린 흐느끼는 몸부림
짝꿍 인연과 거래 파기
봄 떠난 시어들
새하얀 그림자 선서
시인은 사라지기 위해 쓴다
제7장. 스트레스 해소
찐사랑은 다 좋아
떼창 칼무 - 광분기 (1)
달콤 새롬 그리고 낯섦
나그네 술맛 풍기는 삶
시와 씨름하며 쓴다
제8장. 감정 순화
사랑의 쌈박질
AI 꽃, 신혼의 꿈 품으리
난 시 쫓는 스토커다
다시 태어나는 꿈속이었으면
울림에 떠는 침묵
제9장. 초대 작가전(초연 김은자 시인)
하루치 그리움
연모의 살갗
어둠의 물살
양수 같은 온천수
묵어도 새순처럼
제10장. 작고 작가전
참회록(윤동주 시인)
거울(이상 시인)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김영랑 시인)
절정(이육사 시인)
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박인환 시인)
제11장. 소설
Khan’s Metta Song 탄생
제12장. ‘호흡의 만다라 파도’ 명상 수련법
<본문 詩 ‘시가정에 울리는 빗물 소리’ 전문>
밤하늘에 묻힌
암흑의 은하수
별빛은 시집에 덮인 채
님이 쏟은 눈물만 내리네
빗줄기 하나마다
한 음절씩 울려오는
가슴 때리는 장단, 그건
슬플 때 불렀던 그대의 단조
목 매인 침묵 거슬러
은빛 음률이 퍼지면
밤은 천상의 악보 펼치고
시인의 울음인가 빗방울인가
지상과 천상이 나누어 쓴
시에 노래 더듬어 얹은 게
그대의 손길에 따라
숨은 별님과 달님의 합창인가
<추천사>
총 12장으로 구성된 이 명상시집은 ‘자기 회복’에서 시작해 ‘사랑의 해탈’로 나아가며, 마침내 ‘Metta(자비) 명상’으로 완성된다. 제1장은 상처받은 내면의 아이와 마주하며 자존감을 회복하는 이야기다. 시(詩) 「한 눈 파는 날의 명상」에서는 “한쪽 눈 감고 세속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별빛과 달빛의 노랫가락이 다가온다”고 말하며, 세상의 번잡함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 법을 보여준다.
제2장 ‘희망 회복’에서는 시 「발 없는 맘이 걷는 꽃길」을 통해 “삶의 길이 가시밭일지라도 그 끝은 마음속 꽃길임을” 깨닫게 한다. 절망을 넘어서려는 인간의 끈질긴 의지를 시로 형상화한 것이다.
제3장 ‘감사 회복’의 시 「다 제 탓입니다」에서는 가난한 시대를 견딘 어머니를 향한 참회의 눈물이 흐른다. “내리사랑에 엎드려 웁니다/ 제 탓입니다/ 다 제 탓입니다”라는 구절에서, 인간의 죄책과 감사, 그리고 회한의 정서가 절묘하게 교차한다. 이처럼 시인의 언어는 회개와 구원의 순환 안에서 인간의 근원적 감정을 드러낸다.
이후의 장들에서 시인은 외로움과 슬픔, 그리움이라는 감정의 깊은 골짜기를 통과한다. 그러나 그는 그 어둠에 머물지 않는다. “넘어짐은 비상이 되고, 잃음은 해방이 된다”고 노래하며, 상처 속에서 피어나는 회복의 길을 제시한다. 시 「풍선껌 요지경 세상」에서는 일상의 허무함을, 시 「비, 넌 내 눈물이야」에서는 눈물 속의 웃음을, 시 「시인은 사라지기 위해 쓴다」에서는 예술가의 숙명을 이야기한다. 모든 시가 결국 ‘자기 성찰’이라는 동일한 지점을 향해 있다.
이 시집의 정점은 제11장 <Khan’s Metta Song 탄생>과 제12장 <‘호흡의 만다라 파도’ 명상 수련법>이다. 시인은 티베트와 인도를 떠돌며 깨달음을 구하고, 사랑과 명상의 합일을 통해 시를 ‘호흡의 예술’로 재탄생시킨다. 그는 말한다. “시는 종이 위의 문장이 아니라, 사람들을 업보의 굴레에서 잠시 풀어주는 소리의 길이다.” 이 문장은 문학이 표현의 영역을 넘어 ‘치유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강병주의 시는 종교적 색채를 넘어 인간 존재의 근원적 고독과 구원을 탐색하며, 언어와 음악, 명상이 하나 되는 새로운 예술의 형식을 보여준다.
이 책 《갈림길 짠한 시간들》은 한 시인이 자신의 상처를 꺼내 타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메타 힐링 시집’이다. 삶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희망의 불씨를 품고 살아온 이들에게, 이 시집은 따뜻한 자비의 손길이 될 것이다. 읽는 동안 독자는 문장 사이로 들리는 북소리와 허밍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것은 시인의 숨결이자, 우리 모두의 숨이다.
(강병주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300쪽 / 변형판형(135*210mm) / 값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