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존경해 마지않는 김선생님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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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산을 무척 좋아하셔서 국내 뿐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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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의 산도 자주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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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이 네팔 쪽 설산을 오르던 때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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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시겠지만, 히말라야 산맥은 짐을 옮겨주는 셀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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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없이는 등반하기가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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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생님과 함께 동반한 분은 조박사라는 친구분으로 신경외과 전문의이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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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도 거의 산에 미치신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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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등반대는 다섯명 정도가 더 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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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4000미터 정도까지 이틀에 걸쳐 오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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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생님은 셀파들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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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의 제법 나이 든 셀파가 10대 후반의 젊은 셀파의 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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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거들더니 나중에는 아예 젊은 셀파의 짐 대부분을 나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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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파가 지고 가는 형국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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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생님은 화가 나서 그 청년 셀파에게 가 야단을 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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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젊은 사람인데, 어떻게 나이 든 사람에게 짐을 지울 수가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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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령이 없으면 배우든지, 아니면 내려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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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이 나이든 셀파가 김선생님께 머리를 조아리며 내쫓지 말아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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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었습니다. 알고보니 이 나이든 셀파는 젊은 셀파의 아버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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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을 들어보니, 이들 부자는 오랫동안 셀파 일을 통해 가족의 생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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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왔는데, 최근 아들의 다리가 조금 아파 보여 아비가 거들어준 것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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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는 아들에게 집에서 쉬라고 했지만, 아들이 부득불 따라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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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몫이라도 더 벌기 위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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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생님은 해발 4000미터 고지에 베이스캠프를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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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아프다는 젊은 셀파를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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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의사인 친구 조박사에게 다리상태를 살펴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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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셀파의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올리고 상태를 보던 조박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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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 놀란 얼굴이 되었다가 곧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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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생님을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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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셀파의 아들의 무릎에서는 누런 고름이 흐르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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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이미 시커멓게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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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염이었습니다. 조박사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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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어떻게 이런 다리로 40킬로에 가까운 짐을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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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까지 올라올 수 있었는지....사람으로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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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시라도 빨리 다리를....절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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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김선생님과 조박사,다른 등반대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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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안에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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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텐트에서 젊은 아들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밤새 소리를 죽여 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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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비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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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하루 일당은 우리나라 돈으로 80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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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생님은 다음 날 날이 밝자마자 하산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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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박사는 젊은 셀파의 다리를 잘라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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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비는 아들의 다리를 설산에 묻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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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 설산의 높이를 짐작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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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쓰디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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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어젯밤 술자리에서 제가 존경하는 김운경 선생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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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신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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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언제부턴가 식구들이 아니면 집에 손님들이 오시는게 너무 싫었습니다.. 아버지는 술을 많이 드실테고 엄마는 앉지도 못하고 일을 해야하니까요.. 워낙에 집에 손님들이 많이 오셔서.. 그때마다 엄마는 힘들어 하시고 저도 거들면서 짜증을 많이 냈었거든여.. 오늘도 손님이 오신다네요..
그래서 아빠한테는 왜 집으로 부르냐고 밖에서 드시면 얼마나 좋으냐고.. 오늘 손님들때문에 엄마가 이틀전부터 새김치 하고 반찬만들고 여기저기 청소하고.. 저는 나이 들면서 직장일 힘들다고 점점 집안일을 안도와 드리고... 어제는 엄마한테 내일 손님들 오시니까 나도 내일 늦게 들어올꺼라고.. 나름대로
손님들 오시는거 싫다는 표현으로.. 그러면 아빠가 손님들 부르지 않으실 테니까.. 라고 표현한거였는데... 그래도..평소엔.......부모님께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리 적고 보니 부끄러울정도로 나쁜 딸이네요.. 아..................눈물나라....ㅠ.ㅠ
글 중간에 아비가 아들의 짐을 모두 지어 들어도 따라만 오더라는 아들이야기를 보면서, 정작 나는 잘하지도 못하면서 '불효막심하다' 괘씸해하고 있었는데.........다리가 그렇게 될때까지 일을해야 했던 아들과 그런아들을 말릴수 없는 아비의 형편에 한숨이 나고...아들을 위하는 아비의 마음에 눈물이 지어집니다.
요즘은 말뿐인 가족이 많은데.........다시한번 '가족'이란걸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네요.........아들의 다리를 묻은 그 설산에 생계를 위해 아비는 앞으로도 수십번 .아니 더 많이 그길을 지나야 할텐데......그때마다 떠오를 아들의 아픔을 잘 견뎌낼수 있기를 ....
어제 읽고 또 다시 읽었습니다. 뭐라고 꼬릿말을 달아야 할지.. 가슴이 뜨겁습니다. 저에게 산소같은 존재 바로 부모님인것 같습니다. 제가 무엇을 결정해도 믿어주시는 부모님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요즘, 진로문제로 고민하는데.. 저의 고민보다 들리지 않는 부모님의 고민이 더 큰것 같아 속상한 아침입니다.
첫댓글 가슴이 너무 찡합니다~요즘 천륜을 저버리는 일들이 많은데..가족이라는 관계가 흔들리고 있는 이때에~저런 얘길 보니..참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흐뭇하기도 합니다..다시 한번 저의 가족을 되돌아보게 되고요.오늘은 하루종일 가슴이 따뜻할것 같습니다.
아들의 다리를 설산에 묻은 그 아비의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가 있을까.. 그 아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아..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언제부턴가 식구들이 아니면 집에 손님들이 오시는게 너무 싫었습니다.. 아버지는 술을 많이 드실테고 엄마는 앉지도 못하고 일을 해야하니까요.. 워낙에 집에 손님들이 많이 오셔서.. 그때마다 엄마는 힘들어 하시고 저도 거들면서 짜증을 많이 냈었거든여.. 오늘도 손님이 오신다네요..
그래서 아빠한테는 왜 집으로 부르냐고 밖에서 드시면 얼마나 좋으냐고.. 오늘 손님들때문에 엄마가 이틀전부터 새김치 하고 반찬만들고 여기저기 청소하고.. 저는 나이 들면서 직장일 힘들다고 점점 집안일을 안도와 드리고... 어제는 엄마한테 내일 손님들 오시니까 나도 내일 늦게 들어올꺼라고.. 나름대로
손님들 오시는거 싫다는 표현으로.. 그러면 아빠가 손님들 부르지 않으실 테니까.. 라고 표현한거였는데... 그래도..평소엔.......부모님께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리 적고 보니 부끄러울정도로 나쁜 딸이네요.. 아..................눈물나라....ㅠ.ㅠ
아~ 이글을 보니 맘이 찡합니다. 이런가족에 사랑으로 나라가 운영된다면 경제도 풍요로울텐데요... 고맙습니다. 작가님 오랜만에 감동적인글 읽었어요
글 중간에 아비가 아들의 짐을 모두 지어 들어도 따라만 오더라는 아들이야기를 보면서, 정작 나는 잘하지도 못하면서 '불효막심하다' 괘씸해하고 있었는데.........다리가 그렇게 될때까지 일을해야 했던 아들과 그런아들을 말릴수 없는 아비의 형편에 한숨이 나고...아들을 위하는 아비의 마음에 눈물이 지어집니다.
요즘은 말뿐인 가족이 많은데.........다시한번 '가족'이란걸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네요.........아들의 다리를 묻은 그 설산에 생계를 위해 아비는 앞으로도 수십번 .아니 더 많이 그길을 지나야 할텐데......그때마다 떠오를 아들의 아픔을 잘 견뎌낼수 있기를 ....
그렇군요....세상엔....아직도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많군요....가슴 숙연해지는 이야기네요...아침부터 감동을 한아름 안고 갑니다...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그냥 사랑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습니다...우리가 부모가 되면 과연 헤아릴수 있을지.....감동스런 아침입니다....
어제 읽고 또 다시 읽었습니다. 뭐라고 꼬릿말을 달아야 할지.. 가슴이 뜨겁습니다. 저에게 산소같은 존재 바로 부모님인것 같습니다. 제가 무엇을 결정해도 믿어주시는 부모님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요즘, 진로문제로 고민하는데.. 저의 고민보다 들리지 않는 부모님의 고민이 더 큰것 같아 속상한 아침입니다.
음....저에게 '희생'이라는 단어를 가르쳐 주신 우리 시엄마가 생각나네요.... 공부열심히 해서 호강시켜드려야징..
마음이 아픕니다. 그 아비와 아들의 심정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한 것이... 단지 마음이 아프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흑흑.. 작가님 바쁘실텐데... 들르셔서 좋은 이야기 나누게 도와 주시고.. 느무 감사드립니다...(^ ^)(_ _)꾸벅
슬픕니다...금방 전까지 mp3 안사준다고 엄마랑 싸웠는데.....이런 찡항 이야기를 들으니..부끄럽습니다.........(아구...창피해.....>_<)
아 정말... 가슴이 찡해 오네요. 근데 그보다... 일당 8,000원이 더...ㅠㅠ
참 깊은 정이네요...요샌 정이 단순해지는 것 같아요.저 부터가....가벼워 진다는 느낌이랄까. 무심하게 대했던 엄마한테 죄송한 생각이 드네요...좋은 글은 깨달음을 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건강하세요~~
오랜만에 듣는 가슴 따뜻한 얘기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