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은 1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아들의 50억 퇴직금 수령 비리 의혹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국민의 힘 곽상도 의원의 국회의원직 제명과 즉각적인 수사착수를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은 1일 오후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직 제명과 즉각적인 수사착수를 촉구했다.
그리고 곽상도 의원에게는 지금이라도 강기훈 씨에게 사죄하고 국민들에게도 사죄할 것, 그리고 평생을 자신의 죄업을 속죄하며 살아가라고 경고했다.
직접적으로는 최근 아들인 곽 아무개(31)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50억원 퇴직금을 받은 것을 문제삼았지만, 30년 전인 1991년 소위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의 수사검사인 곽상도가 마땅히 졌어야 할 책임을 뒤늦게 묻는 자리였다.
기자회견장에는 김상근 목사, 함세웅 신부,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이부영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신계륜 전 국회의원, 정병문 서울대민주동문회 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1991년 4월 명지대 학생 강경대 씨가 경찰의 집단구타로 숨지면서 정권 퇴진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전남대 학생 박승희 씨를 비롯해 분신이 잇따르던 중 5월 8일 오전 서강대학교 본관 5층에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인 김기설씨가 노태우 정권퇴진 유서를 남기고 분신 후 투신하는 일이 벌어졌다.
연이은 분신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노태우 정권의 검찰은 김기설 씨의 유서를 전민련에서 함께 일하던 총무부장 강기훈 씨가 대신 썼다며 전대미문의 '유서대필' 혐의를 씌워 강 씨를 구속했다.
사건발생 18년만에 재심결정이 받아들여졌고 25년이 지난 2015년이 되어서야 강 씨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무죄선고를 받았다.
강씨는 '유서대필'과 '자살방조'라는 씻을 수 없는 누명과 억울한 옥살이로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사건을 담당했던 곽상도 검사는 지난 2016년과 2020년 국민의 힘 전신인 새누리당과 미래통합당 공천으로 대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으로 승승장구했다.
왼쪽부터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김상근 목사, 함세웅 신부, 이부영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시민모임은 기자회견문에서 "우리는 지난 시기 곽상도가 정의의 심판을 받지 않고, 출세가도를 달리며 국회의원에 공천, 당선되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여러 차례 호소한 바있다. 그 호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제 심판의 칼끝은 곽상도를 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곽상도는 한 인간의 소중한 삶을 무참히 짓밟고도 자신은 그 공으로 출세가도를 달렸으며, 강기훈 씨의 무죄판결에도 불구하고 사죄는 커녕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것을 강변했고, 이번 퇴직금 논란에도 자신과 자신의 아들이 정당한 댓가를 수령한 것이라고 범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모임은 "더 이상 이런 파렴치한을 국회의원으로 앉혀 놓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할 수는 없다"며 "곽상도를 공천한 국민의힘을 비롯한 국회는 당장 곽상도를 의원직에서 제명, 사퇴시켜야 한다. 공수처, 검찰, 경찰 등은 곽상도를 엄정 수사하여 범죄행위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부영 이사장은 "한 젊은이의 인생을 파멸시킨 악덕검사 곽상도는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르고도 지금까지 떵떵거리며 출세가도를 달렸다. 이번에 반드시 천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단죄의지를 다졌다.
김상근 목사는 "그에 대한 심판의 칼끝이란 뉘우치고 사죄하며 새 삶을 살기 위한 영성을 갖지 않은 것에 대한 심판"이라며, "우리 사회를 바로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는 "1990년대 강기훈 씨 유서대필사건을 지켜보면서 슬펐던 것은 과거 70~80년대에 중앙정보부나 경찰에서 사건을 조작하면 마지못해 기소나 하며 뒤치닥거리를 하던 검찰이 조작과 기소를 주도적으로 하는 모습이었다"고 하면서 "이런 건 망하는 길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검찰 내부에서도 살아있는 검찰을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