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483)/ 러시아 / 카잔 크렘린 역사 건축물(Historic and Architectural Complex of the Kazan Kremlin; 2000)

[김철인(김국진)]

세계문화유산(483)/ 러시아

카잔 크렘린 역사 건축물

(Historic and Architectural Complex of the Kazan Kremlin; 2000)

   타타르스탄 공화국[Republic of Tatarstan], 카잔 시[City of Kazan]에 위치한 고대 도시에 세운 카잔 크렘린(Kazan Kremlin)의 기원은 이슬람의 킵차크 한국[Kipchak汗國; 황금군단(Golden horde)]과 카잔 한국[Kazan汗國]이 지배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은 이반 뇌제[Ivan the Terrible]가 1552년에 카잔을 정복하면서 볼가(Volga) 지역의 기독교 관구가 되었다. 러시아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타타르(Tatar) 요새이자 중요한 순례지인 카잔 크렘린은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뛰어난 역사 건축물들이다. 이 건축물들은 10세기와 16세기 사이에 건립된 건축물 중 남아 있는 유산을 통합한 것이다.

  카잔 크렘린과 주요 기념물들은 서로 다른 문화의 가치를 교환한 결과로 생겨난 오랜 역사적 지속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이례적으로 훌륭하게 증명하고 있다. 역사에 남을 이 성채는 한국(汗國; khanate)을 말해 주는 특별한 유산이며, 당시 최초의 도시 계획의 원형을 간직한 채 유일하게 남아 있는 타타르 요새이다. 게다가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영향을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들[불가리아, 킵차크 한국, 타타르, 이탈리아 그리고 러시아]을 통합된 건축물에 타타르와 러시아의 영향까지 융합되어 있는 탁월한 사례이다. 크렘린 구릉[Kremlin hill]은 해자, 제방, 방책으로 둘러싸여 요새화된 교역지였다. 석조 요새는 12세기에 지어졌고, 도시는 볼가 불가리아(Volga Bulgaria) 북쪽 국경의 전초 기지로서 발전해 나갔다. 성채는 몽골군에 의해 파괴되었다가 카잔 칸(汗; Khan)의 거처로 개축되었다. 15세기까지 도시는 불가리아 이슬람 공국의 행정, 군사, 교역의 기능을 하던 수도였다. 크렘린 안쪽 공간은 중세시대 요새이며, 16세기부터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건축물들을 포함한다. 돌과 벽돌로 된 요새는 여러 단계를 거쳐 건설되었다. 1556년과 1562년 사이에 포스트니크 야코블레프(Postnik Yakovlev)와 이반 시랴이(Ivan Shiryai)를 필두로 하여 프스코프(Pskov)에서 온 장인들이 초기 타타르 요새를 본떠서 지었다. 원래 13개의 탑이 있었으나 19세기에 그 중 몇 개가 허물어졌다. 1845년과 1848년 사이에 카잔 칸의 궁전이 있던 자리에 세운 총독의 궁전 복합 건물은 모스크바에 있던 구세주 교회[Church of Christ the Saviour]와 크렘린 대궁전[Grand Kremlin Palace]의 건축 설계 양식을 따랐다. 복합 건물은 벽돌로 된 2층 구조의 본관 건물과 낮은 반원형의 바깥채로 구성되어 있다. 대칭을 이루는 건물 정면은 러시아 신고전주의를 모티프로 하고 있으며, 내부 장식에서도 이를 찾아볼 수 있다. 17세기 궁전 교회[Palace Church]는 새로 단장하여 1852년에 성령 강림 교회[Descent of the Holy Spirit]에 재차 헌정되었다. 카잔 한국의 마지막 두 칸의 부인인 타타르 여황제의 이름을 따서 지은 슈윰베키 탑[Syuyumbeki's Tower]은 도시 건축을 상징한다. 수태고지 대성당[Annunciation Cathedral] 복합 건물은 16세기부터 러시아 정교회의 행정 중심지로 변화하였다. 1561년과 1562년 사이에 건설한 대성당은 5개의 돔과 6개의 기둥, 3개의 애프스(apse), 현관으로 연결된 2개의 예배당이 있는 교회 건물로서 크렘린에서 가장 큰 건축물이다. 그러나 1930년대에 종탑, 서쪽 현관과 돔이 허물어졌다. 주교 관사는 1829년에 건설되었다. 크렘린 남동쪽에 있는 3층 구조의 위병소[Guard house]를 비롯한 관공서 단지는 역사상 행정 중심지로서 발전해 나갔다. 1840년대에 개축한 건물 정면에는 장식이 드문드문 있으며, 큰 창문과 낮은 지붕이 있다. 1998년에 전반적인 보수 작업이 있었다. 스파스카야 탑[Spasskaya Tower] 옆에 있는 그리스도 변용 수도원[Saviour-Transfiguration Monastery] 단지는 1557년에 건축되기 시작하였다. 이곳은 선교 사업의 중심지였으며, 또한 카잔의 귀족들, 존경받는 시민들, 그리고 고위 성직자들의 묘지가 있다. 중앙에 있는 성당은 1595년과 1601년 사이에 세웠으나, 1920년대에 파괴되었다. 기적의 성 니콜라이 교회[Church of St. Nicholas the Thaumaturgist]와 식당은 1815년에 재건하였다. 1층에는 흰색 돌이 깔려 있다. 19세기에 모스크와 수도원이 있던 자리에 세운 사관학교[Cadets' school]는 2개의 학교와 옛 병영으로 구성되었다. 본래 2층 건물이었으나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 3층 건물이 되었다. 달반자[suspended ceiling]가 있는 승마 학교는 1880년대에 건립되었다. 야포 제작소[Artillery Cannon foundry]는 군수품 창고와 칸 경호원의 건물이 있던 곳에 들어섰다. 본관 건물은 1768년의 배치도에 따라 ‘대로(大路)’의 새로운 방향과 일치하도록 건설하였다. 이곳의 야포 제작소는 러시아에서 가장 큰 제작소였으며, 기술자 베탕쿠르(Betancourt)가 설계하였다. 1825년부터 1837년까지 예전 무기고와 제작소는 하나의 학교로서 새로운 모습을 갖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