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어울림포레 재건축아파트
-입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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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에 양(良)나라라는 조그만 나라가 있었습니다. 용감한 이 나라의 젊은 왕은 이웃나라와 전쟁을 벌여 영토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자원이 적은 나라가 살아갈 유일한 방법이지요. 그런데 이 왕에게도 고민거리는 있었습니다. 전쟁을 하기 위해서는 무기도 만들어야 하고, 군량미도 조달해야 하는데, 이것은 결국 자금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입니다. 자금이 적게들 때는 세금을 거두어 해결하면 됩니다. 하지만 자금이 많이 들어가게 되면 세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납니다. 이미 수확량의 30%를 세금으로 바치고 있는 농민들에게 세금을 더 거두었다가는 이웃나라와의 전쟁은커녕 농민 반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지지층인 귀족들에게 세금을 걷기는 편한데, 자칫 이들에게 반감을 사면, 이웃나라와의 전쟁이나 농민 반란이 일어날 때 이들이 등을 돌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누구든 세금에 대해서는 반발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젊은 왕을 실망시켰던 것은 일부 상인들의 행태입니다. 자신이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동안, 부족한 물품을 매점 매석하는 등의 방법으로 일부 상인들이 큰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들이 돈을 쌓아만 두고 쓰지 않기에 시중에 돈이 더 돌지 않아서 경기는 점점 나빠만 지고 있습니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왕에 대한 원성도 높아지고 있지요. 하지만 이들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 방법이 없으므로 전체 상인에 대해 세금을 올린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왕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에는 ‘적완화’라는 현명한 재상이 있었습니다. 당나라 때의 정치가 적인걸(狄仁杰)의 직계 조상이지요. 왕의 고민을 아는 이 재상은 왕에게 획기적인 방법을 알려줍니다. 돈이 있는 사람들의 주머니에서 정확하게 돈의 절반을 훔쳐내는 방법입니다. 돈이 열 냥 밖에 없는 사람에게는 다섯 냥만을 훔쳐내지만, 돈이 10만냥이나 있는 사람에게는 오만 냥을 훔쳐내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더구나 이 방법의 장점은 돈을 잃어버린 사람 조차도 돈을 누가 훔쳐갔다는 것도 모르는 기묘한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백성들의 직접적인 반발도 없이 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어떤 방법일까요? 그 당시 양나라에는 천만 냥의 돈이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라에서 돈을 천만 냥을 더 발행해서, 이천만 냥으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해서 생긴 천만 냥으로 군비를 쉽게 조달할 수 있을 뿐 더러, 전쟁으로 남편이나 부모를 잃은 유족들을 도와주기도 하니 모든 백성이 왕의 선정을 칭송하게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이런 묘안을 낸 재상 ‘적완화’의 명성은 높아져갔습니다. 이를 두고 후손들은 ‘양’나라의 ‘적완화’라는 재상이 낸 묘안이라 하여, ‘양적완화’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실제가 아닙니다. 아기곰이 꾸며낸 우화입니다.
그러면 이 ‘양’나라 경제는 나중에 어찌 되었을까요? 돈을 추가로 발행하여 요긴하게 쓰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극심한 후유증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통화량이라는 것은 그 나라의 경제 규모에 비례해서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한해 5백 대씩 팔려나가던 마차가 수요가 더 늘어 6백 대씩 팔려나간다고 하면, 통화량이 따라서 늘지 않으면 마차 값은 떨어져야 합니다. 결국 마차를 포함한 시중의 재화가 20%가 늘어나면, 그에 걸맞게 통화량 즉,시중에 돌아다니는 돈도 20% 정도 늘어야 물가는 비슷하게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나라의 경제가 급격하게 발전하면 통화량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과거의 고도 성장기에 이런 경험이 있지요.
그런데 ‘양’나라에서 있었던 양적완화의 경우는 다른 경우입니다. 시중의 재화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통화량을 증가시킨 경우가 되기 때문에, 시중의 재화의 값 다시 말해 물가가 급등하게 됩니다. 마차의 가격이 옛날에는 백 냥이었다고 하면, 슬그머니 이백 냥으로 오르게 된 것입니다.반대로 돈 가치는 비례해서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천 냥으로 예전에는 마차를 열 대를 살 수 있었다면, 나중에는 다섯 대 밖에 사지 못하게 되는 셈이지요. 물가가 올라서 그렇다고 생각을 하지만, 정확하게는 다섯 대 분의 마차 값을 왕이 훔쳐간 셈입니다.
이런 양적완화의 피해자는 누구일까요? 왕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피해자라 하겠지만, 그 중 상당수는 양적완화로 조성된 재원의 수혜자일 수도 있으니, 모든 사람이 피해자라고 까지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양적완화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특히 마늘 밭에 돈을 파묻어둔 사람들의 경우는 눈을 뜬 채로 절반의 돈을 잃어버린 결과가 된 것이지요. 쌀 백 가마니를 살 돈을 묻어놓았어도 나중에 그 돈으로는 쌀 오십 가마 밖에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런 일이 아기곰이 지어낸 우화에서만 존재할까요? 아닙니다. 현실 세계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는 합니다. 조선 시대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지요. 고종 3년에 발행한 당백전이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경복궁 중건과 국방 강화를 위해 막대한 돈이 필요했지만, 그 당시 화폐였던 상평통보를 만들기 위한 구리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돈을 맘대로 찍어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이 당시 권력자였던 흥선 대원군은 머리를 쓰게 됩니다. 구리를 조금만 쓰고 액면 가치를 높게 만드는 것입니다. 상평통보보다 5~6배 정도 무겁지만 액면 가치를 백배로 만든 거죠. 같은 구리로 과거 보다 16~20배나 많은 돈을 찍어내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되자 그 당시 조선의 물가가 하늘을 치솟던 일이 있었습니다.

최근 양적완화에 대한 논의가 정부와 한국은행 사이에 오가고 있습니다. 현재 논의되는 양적완화는 전통적 의미의 양적완화와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양적완화를 통하여 막힌 경제 문제를 뚫어보자는 것보다는 일부 기업을 위한 구조 조정 재원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능한 일부 기업인들을 살리기 위해 공적 자금을 투하하는 것이 맞는가의 논의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대신 만약 양적완화가 진행되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이 끼칠 것인지를 보여주기 위한 글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은 구조조정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한국은행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요란하게 추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양적완화가 이처럼 요란하게 진행될 수도 있지만, 소리 없이 조용히 이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명분은 많고, 방법도 많습니다. 과거에도 이런 사례가 많습니다. IMF 외환 위기가 한창이었던 1998년에는 전해에 비해 통화량이 23.6%나 늘어났습니다. 2008년에도 15.8%까지 늘어났었던 적도 있었지요. 이에 반해 2011년 중반에는M2 증가율이 3.0%에 그쳤던 적도 있습니다. 정책적 필요에 따라 통화량이 적게(3.0%) 늘어날 수도 많이(23.6%) 늘어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정부에서 왜 이 시기에 양적완화라는 카드를 꺼냈을까요? 앞서 언급한대로 직접적으로는 구조조정 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사내유보금이 지나치게 많은 일부 대기업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도 있을 수 있습니다.
IMF 외환 위기는 우리 사회 전체에 대해 막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부가 가계에서 기업을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IMF 외환 위기 이전과 이후의 가계 저축률과 기업의 유보율 변화를 봐도 극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가계는 약해졌는데, 기업은 강해진 것이지요. 이에 대해 기업이 강해진 것은 그만큼 뼈를 깎는 고통이 있었다고 기업 측에서는 강변할 것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성과가 기업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수출 기업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고환율 정책, 가정용 전기보다 훨씬 싼 산업용 전기, IMF 외환 위기 이후의 낮은 임금 상승률 등 가계의 희생을 딛고, 얻은 열매인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3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이 743조에 이르고, 지난1년 사이 44조원이 늘었다고 합니다. 물론 사내유보금이 전액 현금은 아닙니다. 하지만 양적완화가 진행되면 이들이 가장 타격을 많이 받게 될 것입니다. 이들이 막대한 자금을 묵혀두는 사이 낙수효과를 기대했던 정부가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하 경제도 직접적인 피해를 받게 될 것입니다.지하 경제에서 축적된 부는 현금으로 보관되고 있습니다. 자금 출처가 구리기 때문에 부동산을 취득할 수도 없고, 은행에 넣어둘 수도 없습니다. 이런 돈들은 금고에 보관되기도 하고, 마늘 밭에도 보관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돈 가치가 폭락하면 그만큼 돈이 썩어간 것과 같습니다.
실물 자산 없이 예금 형태로만 자산을 가지고 있거나 전세금이 자산의 전부인 사람도 피해자입니다.눈에 보이지 않게 야금야금 현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전세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만기가 되면 전세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2년전 그 돈의 가치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도 생기게 됩니다. 대출을 받은 사람이지요. 어떤 사람이 천 냥을 대출 받았다고 가정해 보지요. 대출을 처음 받았을 때는 그 정도 돈이면 쌀 천 가마니를 살 수 있는 돈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천 냥의 빚을 갚을 때는 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쌀 오백 가마니 정도 가치 밖에 안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돈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던 과거 고도 성장기에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 자체가 대단한 특혜였던 것입니다.
그러면 양나라 때의 백성이나 현재에 사는 우리나 정부의 일방적인 양적완화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현금의 반대, 현물을 보유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물이라도 차이가 많습니다. 라면 같은 것은 오래 보관할 수도 없지만, 누군가가 계속 만들어 내기 때문에 돈 가치 떨어지는 만큼 오르지는 않습니다. 결국 라면 같은 소비재는 매점매석했다가는 손해만 나게 됩니다.
그러면 금은 어떨까요? 금은 마음대로 생산되지도 않고, 누구나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금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금 전체로 보면 매장량이나 채굴량을 급격하게 늘릴 방법이 없으므로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는 좋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이야기고, 양나라나 우리나라만 한정해서 보면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해외에서 싼 값에 금이 계속 수입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추가적으로 생산될 수도 수입될 수도 없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부동산이 바로 그것입니다.정확하게 말하자면 땅이지요. 땅의 경우는 전혀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돈 가치가 반으로 떨어지면,땅값은 두 배 오르게 됩니다. 새만금처럼 간척 사업으로 땅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 국토에 비하자면 0.00001%도 되지 않지요. 대세에 영향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땅에 투자하는 것이 정답일까요? 아닙니다.뒷동산에 있는 바위도 추가 생산되거나 수입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바위가 투자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바위 자체로는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해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부동산에 투자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우리는 ‘입지가 좋은 부동산’이라 부릅니다. 그것이 문자 그대로 땅이든, 아니면 땅을 깔고 있는 주택이든 아파트이든 상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건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깔고 있는 땅, 다시 말해 ‘입지의 가치’는 추가 생산될 수도 수입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과 같이 요란한 방식이든 아니면 조용한 방식이든 양적완화는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적완화가 진행되면 피해를 보는 사람도 있고, 상대적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도 생기게 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부분의 개인에게는 어느 쪽에 서게 될지는 본인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는 것이지요.
구미텐인텐(대구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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