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AiP09xSPuWg
영주댐.
그 뒤로 보이는 산속의 건물이"진월사".
안동에서 제일 높은 위치에 있는 절이라는데,
직곡마을에서 진월사까지 2킬로.
업힐 거리는 지루하지만,
학가산의 "애련사"가 훨씬 높은 것 같더군요.
용혈리.
마을 이름이 이뻐서...
이곳의 물이 얼마나 맑으면
그림자도 비치는 영강정이라 했는지
뒤에서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보이는
평은면 방향의 납들고개는
보기와 같이 야트막하지만
반대편인 문수면 쪽에서는
만만찮은 업힐을 해야 하지요.
왼쪽은 진월사 방향이고요.
나는
용혈리를 지나는
환상의 내성천을 향해
앞의 납들고개를 오른쪽으로 우회합니다.
여기서부터 약 1.5킬로 구간은
사진 설명을 안해도 되겠지만
자꾸 벌어지는 입을 닫기란
더욱 힘든일이군요.
그림자가 비치는 강,
이 아름다움을 혼자 독차지한
저 집에 사시는 분들은 복 받으신 거지요.
이 아름다움을
자다가도 볼 수 있으니까요.
여기서 직진하면
눈 앞에 펼쳐질 아름다움이 기다리는 곳이지요.
그 다음,
이 곳으로 다시 나와서
좌측의 임도 약 3킬로를 지나면서
발 아래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감상하는
최고의 코스입니다.
이곳을 어찌 알았을고?
잘 갖추어진 장비와
이 추운 겨울에
이곳을 찾았다는 건,
멋을 아는 캠핑 매니아가 틀림없을 겁니다.
어떤 분인지 궁굼하기도 하여
내려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내 갈길이 바빠 그냥 지나칩니다.
아!
자갈 밭에 넘어져
무릎에 피가 나도,
가슴에
돌맹이 하나 쯤 콱 박혀도
아프지 않겠구나.
매연 묻은 내 입은
왜, 자꾸 벌어지는거냐
저 맑은 물에 절레절레 헹구어
빨래집게라도 물려야겠구나.
해 보지도 않은
뼈아픈 이별이 생각나는 건 무슨 이유일까
이럴 줄 알았으면
지독한 짝사랑이라도 해 보는 건데...
지금이라도
타고 남은 촛농 같은 청춘에
마직막 불을 당길 수만 있다면
이마가 깨져도
부싯돌은 못 받으랴
그래,
나를 앗아간
도둑 같은 세월을 찾아가
욕이라도 실컷 퍼붓고,
한 십 년 세월만 찾아오자.
누군가를 기다리다 돌아간
여인의 흔적이라도 있을 것 같은
양지쪽 돌 모퉁이
두고간 체념만 홀로 남아
시린 물에 빠져 떨고 있구나
첨벙첨벙 건너가서
내 양말이라도 벗어 신겨 줄까,
구멍난
속옷이라도 벗어
새파랗게 질린 발을 감싸 줄까,
아니면
그냥
데려다가
자전거에 싣고 갈까...
속을 다 보이면서도
부끄럼없이 생글 거리는 물결...
사글사글한 여인의 미소가
이렇듯 애잔하랴
이 앞에서는
절제도 자존심도 다 필요없다
구차한 허울 벗어던지고,
태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 물속에
입은 채로 푹 고꾸라져
뻣뻣한 동태가 된다한들
그까짓 거
또 한 번은 못 죽으랴!...
(*살면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기에*)
오늘은
잔차도 덩달아 행복할 겁니다.
무뚝뚝하여 말은 없어도
주인 잘 만난 것에 감사하고,
저희들끼리 만나면
산골 오지의 일급수만 찾아 다닌다고
자랑도 할 겁니다.
나 또한
거칠고 후미진 곳으로만 데리고 다니어
타이어가 뚫어지고,
이곳저곳 덜렁 거려도
불평 없이 안장을 내어주는
잔차가 무쟈게 고맙습니다.
모래밭을 싸작이고 간 물결의 흔적이
어쩌면 저리도 고우냐
물속 멀리
신발이라도 벗어 던져 버리면
좀 더 머물 수 있으려나
오늘 하루
이 맑은 서정에 걸려 든
하찮은 하루살이라 해도 감사하고,
평생을 이런 감옥에 갇혀 살 수있다면
나는 행복한 무.기.수이다.
이렇듯
속이 빤히 보이니
거짓이 뭐 필요하랴,
반가운사람이 찾아와도
와락 달려들 줄도 모르고
미운 이가 찾아와도
삐질 줄도 모르고
못된 놈이 찾아와도
노여움도 모르고
간다고 등을 돌려도
잡을 줄도 모르고
생글 거리기만 하는
이 철모르는 물결을
주머니에 넣을 수도 없고, 어쩌면 좋으냐?
그래,
한 모금 꿀꺽 마셔 버릴까,
배가 터질 때까지 마셔버릴까
아냐,
여기다 텐트를 치고
같이 사는거야
그래서
장맛비에 같이 떠내려 가다가 보면
어느 무인도에 정착하겠지
그러면
죽는 날까지
거기서 함께 사는거지 뭐...
시커먼 손으로 휘저어도
생글 거릴 물결,
욕을욕을 해도
뽀얀 미소만 흘릴
이 잔잔한 모래밭,
보기도 아깝고
만지기도 아깝다
수절한 내 인생이 아깝지 않을 만큼
증말
드럽게도 곱구나
가기싫은데,
잔차는 가자고 눈치를 주고...
옷핀이라도 찾아서
타이어를 찔러버릴까 보다.
아름다움을 본 것 뿐인데,
꿀 핥은 입 같이 끈끈하고,
배 터지게 보았건만
쪼르륵 소리는 왜 나는 거냐?
살다살다,
아름다움에 얻어맞고,
두 눈에
시퍼런 멍이 들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첫댓글
옛날
이야기를 듣고
있는건가
읽다보니
글에 푹쉬고 갑니다
늘 두손으로. 꼭잡고
뭔사랑이. 그리긴지
작년에도. 올해도
똑같은 거
내년에는. 그마 확
바꾸시기요
질리지도 않는감네 ㅎ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지나고 보면
그때의 맴이
젊고 행복해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