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1모래만 닿으면 울어요
다른 아이들은 모래놀이터에 가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데 현준이(생후 29개월)는 기겁을 해요. 발바닥에 모래가 조금이라도 묻으면 발버둥을 치면서 울음을 터트려요. 차근차근 촉각 놀이를 해보려고 밀가루 반죽을 활용해봤는데 살짝 손대본 뒤 싫다면서거들떠보지도 않더라고요.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또 억지로라도촉각 놀이를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현준 엄마 박미진)
모래나 밀가루 반죽, 점토를 거부한다고 해서 무조건 촉각이예민하다고 할 수는 없다. 꼭 촉각 자극이 아니더라도 낯선것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아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싫어하더라도 ‘아, 저건 만져도 위험하지 않아’라고 깨닫게되면 자연스럽게 모래나 점토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이 많다.한편으로는 어디까지가 자기 몸인지 아직 확실한 이미지가자리 잡히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모래가 발바닥에 조금 묻으면 곧 떨어져 나갈 것이 아니라 마치 자기 몸에 이상한 것이 붙어버린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어떤 경우든 아이는 순간적으로 공포를 느끼고 그 자극을 피하려고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공포심을 안전하고 즐겁다는느낌으로 바꿔나가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바로 놀이. 재미있는 활동 속에서 아이가 편안해하는 것부터 차근차근 강도를 높여가며 촉각 경험의 폭을 넓혀준다
tip 도움 되는 놀이
볼풀 수영 놀이 볼풀은 촉각이 예민한 아이도 비교적 친근하게 놀이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이가 볼풀에 들어가면 수영하듯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게 한다. 아이가누워 있을 때 엄마가 볼풀공으로 아이 몸을 마사지하듯 부드럽게 압박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놀아본다.
콩 트럭 운전사 모래보다는 쌀, 쌀보다는 콩처럼 아이의 거부가 덜한 것부터 시도해본다. 먼저 넓은 볼이나 쟁반에 콩을 담고 장난감 트럭을 올려 둔다. 아이가 트럭운전사가 되어 손으로 콩을 짐칸에 싣게 하며 격려해준다. 콩이나 쌀로 요리하거나 사고파는 소꿉놀이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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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2 스킨십을 지나치게 싫어해요
서진(생후 33개월)이는 아기 때부터 안아주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편안히 안기지 않았고, 꽉 안아주면 버둥거리면서 벗어나려고 했습니다. 지금은 어린이집 친구들과 살갗이 닿는 것이 싫어서인지 친구들이 모여 있으면 찡그리며 멀리 피해요.자꾸 혼자서만 노니 사회성도 걱정이 됩니다. (서진 엄마 김민주)
아기 때부터 스킨십을 싫어했다면 촉각이 예민한 아이일 수있다. 피부는 나와 다른 사람을 구분하는 경계이자, 다른 사람과 따뜻한 관계를 느끼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그래서 스킨십은 애착, 사회성과 관련이 깊고 애착에 문제가 있는 아이는 스킨십을 불편해한다. 한편으로는 친구들이 모여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몸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느낌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일 수도 있다. 즉 뇌에서 촉각과 청각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균형 감각을 찾는 과정이 미숙할 가능성이 있다. 어떤 경우든 ‘혼자놀이’가 계속되면 사회성 발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이럴 때는 억지로 친구들 사이에 밀어 넣기보다 한 명의 친구와 조금 거리를 두고 놀게 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또 친구와 놀게 하더라도 엄마 아빠와 같이 노는 방법을 연습해야 한다. 그래도 혼자놀이가 계속된다면 발달 검사를 통해 사회성을 점검해보거나 감각 통합 평가를 통해 아이에게감각 문제가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tip 도움 되는 놀이
김밥 말기 놀이 직접 안아주기보다 김밥을 말듯 아이를 이불로 싸고 꾹꾹 눌러 적당한 압박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때 누르는 강도는 아이의 반응을 보고 조절한다 .
이불 배 태워주기 부드러운 이불 위에 아이를 눕히고 엄마 아빠가 양쪽에서 이불을 흔들어준다. 이렇게 하면 이불로 자연스럽게 아이를 압박할 수도 있고, 편안하게 몸이 흔들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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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3손놀림이 야무지지 못해요
지우(생후 40개월)는 말끝마다 “엄마가, 엄마가 해줘”를달고 살아요. 쑥 잡아당겨 벗기만 하면 되는데 바지도 안 벗으려고하고, 포크질도 거부해요. 신발이나 양말 신기는 시도도 못 했고요.그런데 아이를 잘 살펴보니 손힘도 약하고, 또래 아이에 비해 손끝이 야무지지 못하더라고요. 연습은 시켜야겠고 스스로 하게 하면 짜증만 내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지우 엄마 이선민)
손끝이 야무지려면 손힘뿐 아니라 눈을 손에 고정시키는 능력, 촉각, 문제 해결력 등이 필요하다. 손끝을 야무지게 하려면 이런 능력들이 좋아지도록 두루 신경 써야 한다. 소근육을 발달시키려면 무엇보다 몸통과 대근육 발달이 필요하다.대근육이 잘 발달되어야 손끝으로 세밀한 동작을 하기가 수월해진다. 또 눈이 손의 움직임을 잘 따라가도록 하기 위해아이가 다른 사람이나 물건의 움직임을 집중해서 지켜보도록 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밤에 불을 끈 채, 천장에 손전등을 비추며 간단한 그림을 그려본 뒤 아이에게 맞혀보게 하는 놀이를 함께 한다.손놀림이 미숙한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엄마에게 의존하게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 스스로 해낼 때까지 기다리고, 처음시작할 때는 엄마가 도와주더라도 마무리는 아이 혼자 하게하며 자립심을 키워준다. 아이가 혼자 해냈을 때 조금은 호들갑스럽더라도 충분히 격려해주는 게 중요하다.
tip 도움 되는 놀이
철봉 매달리기 아이 키에 맞는 철봉에 매달려 약속한 숫자를 세거나 짧은 노래를부르는 동안 매달려 있게 한다. 매달리기는 팔 전체의 근육과 몸통의 힘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
풍선 치기 풍선을 주고받거나 혼자서 양팔로 풍선을 쳐올리는 놀이는 손과 눈의협응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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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4 점프와 제자리 돌기,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아요
준영(생후 36개월)이는 잠시도 가만있지를 않아요. 아직 어려서 그렇겠지 싶지만, 보는 사람들마다 활동량이 너무 많아서쓰러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할 정도예요. 특히 높은 데서 뛰어내리고점프하고 빙글빙글 돌기도 하는데 다치지는 않을지, 혹시 ADHD는아닌지 걱정입니다. (준영 엄마 신혜영)
아이가 유독 활동량이 많다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아닌지 의심해볼 수는 있다. 그러나 생후 36개월이라면 한창 활동량이 많아 아직 진단을 내릴 수 있는 나이는 아니다. ADHD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활동량은적으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고 실수가 잦은 타입도 있고,두 가지 모습이 같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이가 유난히 과잉행동을 하더라도 나이가 들수록 잦아들기 마련이다. 아이가충분히 에너지를 쏟아내도록 집 밖에서는 신체 놀이 비중을늘리고, 집에 돌아오면 역할 놀이를 하거나 간식을 먹으며에너지 조절 연습을 한다.간혹 전정 감각(평형감각과 중력이나 가속도에 반응하는 감각) 문제로 아이가 점프하거나 빙글빙글 돌면서 자신에게 자극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행동이 심하다면 발달 검사를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을 필요가 있다.
tip 도움 되는 놀이
그네 타기 그네는 전정 감각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인 놀이. 무조건 높이 오르는 것보다 강도를 높이거나 줄여가면서 아이가 감각을 조절하도록 돕는다. 엄마나 아빠가 아이와 함께 타면 속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트램펄린에서 점프하기 에너지를 발산하기 좋은 놀이. 안전하게 몸이 떠올랐다가내려올 때의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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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매일 똑같은 것만 먹는 편식이 심해요
민서(생후 30개월)는 편식이 심해요. 흰살 생선과 달걀프라이, 김만 먹어요. 다른 음식을 잘게 갈아 조금 섞어 먹이면 입속에 닿자마자 뱉어내요. 먹는 양도 적어 또래보다 키도 작아요.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걸까요? (민서 엄마 김진영)
아이가 편식하는 이유는 무척 다양하다. 엄마의 걱정처럼 애착 문제 등 심리적인 원인 때문일 수도 있다. 엄마와 갈등이있으면 엄마가 해 주는 음식을 거부하기도 한다. 그러나 생후 30개월이라면 먼저 위나 장 건강 또는 촉각 문제를 점검해봐야 한다. 촉각이 예민한 아이는 입 주변에 자극이 있을때 거부반응이 심하다. 심하면 음식을 입에 넣는 것도 불편해하거나 특정한 음식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마다거부하는 음식은 다르지만 보통 딱딱하고 질겨서 오래 씹어야 하는 음식을 싫어한다. 이런 아이들은 씹지 않고도 넘길수 있는 국수나 부드러운 두부, 죽 종류만 먹으려는 경우가많다.반면 촉각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특정한 맛이나 냄새를 싫어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최대한 음식의 맛과 향을 달리 해가며 편식 습관을 고쳐나간다.
tip 도움 되는 놀이
입술 꾹! 손도장
아이와 마주 보고 노래를 부르면서 특정 단어가 나올 때 입 주변이나 입속을 손가락으로 꾹 누른다.
얼굴 마사지 입 주변 촉각이 예민하다면 다른 부분의 촉각도 예민한 경우가 대부분. 팔다리도 함께 마사지하면 더 효과적이다
프로젝트 [호제] 2016년 앙쥬 10월호
글 김이경(관악아동발달심리센터 소장)
[출처:앙쥬]
http://www.ange.co.kr/story/content/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