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4년 6월 14일 목요일
'현'이는 표정에 변화가 없습니다. 항상 뭔가 불안한 눈빛에 한숨을 자주 쉬고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말도 또박또박하게 해주면 좋을련만 가끔 흘려 지나는 말 소리를 잡지 못하기도 합니다
첫 만남에서부터 무서웠습니다. 발표를 하기 싫다고 개기기도 하고, 친구들의 글을 평가하지 않겠다고, 내가 왜 해야 하냐고 반항도 했습니다. 글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대충 어디서 배껴쓰고 절반 밖에 채우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신경이 쓰여 자그만한 변화가 있다면 엄청난 칭찬과 글쓰기 방법을 슬쩍 슬쩍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더니 어느 날부터 한 장 가득 글을 쓰고 자신의 생각을 세심하게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변화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아이들이 퇴소하는 '현'이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무뚝뚝한 모습과 다르게 새로 입소한 아이들을 누구보다 잘 챙기고 친구가 되어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들 '현'이의 퇴소를 아쉬워했습니다. 원래 이런 아이였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저에게 '현'이가 편지를 써주었습니다. 글 너무 쓰기 싫고, 책도 읽기 싫었는데 계속하니 나름 할 만하고 재밌었다고 합니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나가서 좋은 일만 가득해서 미소를 다시 찾기를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