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들린 그 목소리(Una voce poco fa)
소프라노 민은홍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로지나의 아리아
KBS FM 라디오 이영진 음악평론가의 오후의 클래식<이야기가 있는 클래식 >
소프라노 민은홍 편 .. 2021년 2월 22일 방송, 세 번째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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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클래식> 2월 22일 이야기가 있는 클래식
(Signal)
MC : 이야기가 있는 클래식...
(Up & Down)
MC : 오늘은 춘천 출신의 소프라노 민은홍 씨와 함께 음악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민은홍 : (인사~)
MC : 아까, 유학 3학년 때 목소리를 잃었다. 되찾았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민은홍 : (네, 그런 시련을 겪게 된 것은 저의 욕심이었던 것 같아요. 빨리 완성해서 부모님의 짐도 덜어드리고 효도하고 싶은 맘이 컸죠...
그리고 노래에 대한 자부심도 너무나 넘칠 때라..ㅎㅎ 그런데 유학비는 한정돼 있잖아요..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도 아껴가며, 레슨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아침에 로마에서 기차 타고 1시간 거리를 이동해 좋은 발성 선생님께 레슨 받고.. 다시 로마로 돌아와 학교 수업 받고..
오후쯤 또 이동해서 좋은 음악코치 선생님 찾아 레슨 받고.. 집에 돌아와선 또 연습하고..
그때는 재밌어서 제 몸이 어떤 지도 살피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음악회 전날 일어났는데.. 아무 소리가 안 나는 거예요...
처음에는 그냥 일시적인 현상이겠거니.. 걱정을 안했는데... 아침을 먹어도 차도가 없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심해지는 거예요..
그래도 공연이니 풀릴 거라 생각하고 드레스를 챙겨 공연장으로 갔죠.. 그런데 제 생각과는 달리... 소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어요..)
MC : 성악 하는 사람이 목소리가 안 나온다는 건... 그야말로 최대의 시련이죠~
민은홍 : (그때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짐을 싸서 다시 자취방에 와서 일주일 동안 생각을 해 봤죠..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은 부모님이었어요..
이 소식을 들으시면 얼마나 실망하실까... 그래서 유학 끝날 때까지 비밀로 했어요. ㅎㅎ
그 다음 생각한 것이 내가 노래를 안 하고, 한국에서 생활할 때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였죠..
그런데.. 없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노래만 한지라.. 다른 것엔 관심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결심했죠.. 일단 선생님을 찾아가자...
가자마자 선생님께 말씀드렸죠.. 저 좀 도와달라고.. 한참을 고심하시더니, 그래 그럼 내가 도와줄테니
인내를 가지고 해 보라고, 치유의 기르침을 허락해 주셨어요.
그래서 그 날부터 1년 동안 3학년 내내 저의 몸 구석구석을 소리로 느끼며 진정한 소리의 길을 찾아갔어요..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소리를요..
벨칸토(bel canto)창법의 스승인 레베카 베르그 (Rebecca Berg)교수의 1년간의 지극하신 근원적인 가르침을 통한 치유로 더 좋은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후 4학년으로 올라가는 실기시험에서 10점 만점에 9.75로 통과했어요.. 1년 동안 다른 학생 레슨하는 것만 보고 노래를 전혀 안했기에..
회복 후 처음으로 노래를 들어 본 클래스 반주자선생님이 놀라시면서 목소리 안 나던 베로니카 맞냐며 엄청 좋아하시고...
교수님은 이제 나의 가르침이 필요 없으니, 네가 하고 싶은 데로 해 보렴... 이러시는 거예요.
정말 지금도 생생합니다..ㅎㅎ)
MC : 지금의 깊고 풍부한 목소리가 시련을 극복하고 만들어진 귀한 목소리였군요~
그럼 여기서, 음악을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곡을 준비하셨습니까?
민은홍 : (네~ 이번에 소개해드릴 곡이 바로 그 시험 때 불렀던 곡인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 이발사 중 una voce poco fa
(방금 들은 목소리)입니다.
오늘은 공연 실황을 들려드릴게요)
<3. 음악 듣고 ->(6:10)